This aim of this phenomenological study was to describe and understand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hospice nurses by identifying the meanings and structures of the experience. Participants were 12 nurses working for one year or more at hospice units of general hospitals in a metropolitan city and experiencing of spiritual conflict as hospice nurses. Over six months data were collected using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with the method suggested by Colaizzi.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participants was organized into three categories, six theme-clusters, and 13 themes. The participants felt existential anxiety on death and a fear of death which is out of human control and skepticism for real facts of human beings facing death. They also experienced agitation of fundamental beliefs about life with agitation of the philosophy of life guiding themselves and mental distress due to fundamental questions that are difficult to answer. Also they had distress about poor spiritual care with guilty feelings from neglecting patients' spiritual needs and difficulties in spiritual care due to lack of practical competencies. Findings indicate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hospice nurses is mainly associated with frequent experience of death in hospice patients.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consisted of existential anxiety, agitation of fundamental beliefs and distress over poor spiritual care. So, programs to help relieve anxiety, agitation and distress are necessary to prevent spiritual conflict and then spiritual burnout in hospice nurses.
This aim of this phenomenological study was to describe and understand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hospice nurses by identifying the meanings and structures of the experience.
Participants were 12 nurses working for one year or more at hospice units of general hospitals in a metropolitan city and experiencing of spiritual conflict as hospice nurses. Over six months data were collected using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with the method suggested by Colaizzi.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participants was organized into three categories, six theme-clusters, and 13 themes. The participants felt existential anxiety on death and a fear of death which is out of human control and skepticism for real facts of human beings facing death. They also experienced agitation of fundamental beliefs about life with agitation of the philosophy of life guiding themselves and mental distress due to fundamental questions that are difficult to answer. Also they had distress about poor spiritual care with guilty feelings from neglecting patients' spiritual needs and difficulties in spiritual care due to lack of practical competencies.
Findings indicate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in hospice nurses is mainly associated with frequent experience of death in hospice patients. The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consisted of existential anxiety, agitation of fundamental beliefs and distress over poor spiritual care. So, programs to help relieve anxiety, agitation and distress are necessary to prevent spiritual conflict and then spiritual burnout in hospice nurses.
한국에서 말기암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이용률은 2009년 9.1%에서 2011년 11.9%, 2013년 12.7%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1], 최근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됨에 따라 그 이용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스피스·완화의료에 있어서 간호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호스피스간호사는 신체적 증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말기환자에게 전인적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2]. 영성은 전인적 돌봄의 한 영역인 영적간호를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인간의 측면이다. 영성은 인간의 내적 자원의 총체이며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삶의 중심이 되는 철학으로서 인간의 신체, 정신 사회적 영역을 통합하는 힘이다. 영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와 가치와 목적을 찾도록 하고, 현실을 초월하여 절대자, 자신, 그리고 이웃 및 환경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연결시키는 능력이다[3].
영적간호는 이상과 같은 다차원적 관계성 속에서 유발되는 영적고통과 영적갈등을 해소함으로써 영적안녕을 획득하려는 전인적 간호활동이다. 이러한 영적간호가 특히 필요한 상황으로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 임종 등에 노출된 상황이나 인간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 다양한 형태의 부조화, 그리고 딜레마를 야기하는 상황이 있다[4]. 따라서 참기 어려운 신체적 고통과 코앞에 다가온 죽음의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호스피스 대상자에게 영적간호는 간과되어서는 안 될,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5].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주 대상인 말기암 환자들의 총체적 고통에 관한 연구에서도 영적고뇌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호스피스 대상자에 대한 영적간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6, 7]. 간호사는 영적간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도구로 사용하게 되는데[4], 이 때 간호사의 영적안녕이 영적간호 수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8]. 간호사의 영성과 영적안녕이 암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인 상태가 말기암 환자에 대한 영적간호 수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9].
갈등은 충동, 욕구, 정력과 같은 정서적으로 강한 힘이나 양립할 수 없는 목표, 관념, 생각이 동시에 존재함으로써 초래되는 의식적 또는 불수의적인 정신적 투쟁 상태, 또는 반대되는 강한 힘과 그것을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아는데서 발생하는 의식적인 고통 상태로 정의되고 있다[10]. 따라서 영적갈등은 영성의 주요 부분인 삶의 의미와 가치,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성, 그리고 이웃 및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실제적인 경험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충돌로 인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삶의 의미와 가치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생겨남으로 발생하는 영적고통의 상태이며 동시에 이러한 영적고통을 해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식적 고통상태라 할 수 있다. 영성이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근원적 철학인 점을 고려할 때[3], 호스피스간호사에 있어 영적갈등은 호스피스환자에 대한 간호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이들의 소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11].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소진을 다룬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간호사에 버금갈 정도로 높은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말기환자들의 총체적 고통이 간호요구를 증가시키고, 이것이 호스피스간호사의 소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12]. 호스피스간호사는 아니지만 암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소진도 일반 임상간호사나 다른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암환자들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영적요구의 증가가 간호사의 높은 에너지 소모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었다[13]. 또한 간호사들은 임종환자를 간호하면서 이들에 대한 타성적이고 무성의 했던 자신의 태도에 대해 죄책감, 분노, 무력감, 자존감 저하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고 있었다[14].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죽음 앞에서 간호사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절망하고, 마침내는 죽음 앞에서 사무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마저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15].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를 볼 때, 말기 암환자 및 임종환자를 간호하고 있는 호스피스간호사는 환자들의 총체적 고통과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로 인해 많은 영적갈등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스피스간호사는 영적간호 요구가 많은 말기암 환자를 돌보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적갈등이 다른 간호사들에 비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영적간호에 대한 교육이나 실무지침이 부족한 현실은 호스피스간호사에 있어 영적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의 제도화에 발맞추어 전인적 측면에 균형을 맞춘 양질의 호스피스간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영적간호를 제공해야 할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호스피스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여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연구로는 호스피스병동 간호사의 영적간호 경험에 관한 연구[7]와 호스피스간호사의 소진을 다룬 연구[13]를 찾을 수 있을 뿐, 이들의 영적갈등을 다룬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 모색을 위해서는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영적갈등을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기술하고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상학적 연구는 개인들의 생생한 경험으로부터 경험의 보편적 본질과 의미를 밝힘으로써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상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방법론이다. 이 연구방법은 개인들의 공통적인 경험 속에서 경험의 본질적 구조를 규명하여 제시함으로써 현상을 더욱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현상학적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가 경험하고 있는 영적갈등 현상을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이들의 관점으로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서 이들의 영적갈등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적합한 방법이라 하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호스피스간호사가 경험하고 있는 영적갈등의 의미와 경험의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이 경험의 본질을 기술하고 설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가 겪고 있는 영적갈등 경험의 본질을 이들의 관점에서 규명하고 기술함으로써, 추후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영적갈등 완화 및 호스피스환자를 위한 영적간호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전략 마련에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호스피스간호사가 경험하고 있는 영적갈등의 의미와 경험의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이 경험의 본질을 기술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가 가지고 있는 영적갈등 경험의 의미와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이 경험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술하기 위한 현상학적 연구이다.
연구 참여자로는 현재 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1년 이상 근무 중인 간호사로서 연구자들과 친분이 있는 호스피스간호사로부터 호스피스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영적갈등을 경험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 받은 간호사중, 본 연구에 참여하기를 동의하여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진술하기 원한다고 응답한 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영적갈등 경험 속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호스피스병동에서의 근무기간과 종교유무를 의도적 표출의 기준으로 삼아 선정하였으며, 이 기준은 다년간 호스피스 현장에서 체득한 본 연구자들의 경험을 참고로 하였다. 이에 호스피스병동에서의 근무경험은 1년에서 3년까지 5명, 3년에서 5년까지 4명, 5년 이상 3명으로 표출하였으며, 종교의 경우는 연구 참여자들의 종교 유무를 고려하여 다양한 관점의 경험을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참여자의 영적갈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호스피스병동 배치에 대한 본인의 희망여부는 참여자 선정이 이루어진 병원들의 경우, 병동 배치 시 참여자의 희망이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었으며, 선정기준에 적합하여 본 연구에 참여한 간호사들 모두가 본인 의사에 따라 호스피스병동에 배치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외하였다.
참여자 표출방법으로는 연구자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추천을 받거나, 본 연구에 참여한 간호사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방식의 눈덩이 표집법을 사용하였다. 연구에의 참여 의사를 밝힌 참여자에게는 본 연구의 목적과 자료수집 방법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은 후,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을 진행하였다. 참여자 선정은 자료가 포화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종료하였으며, 그 결과 면담에 참여한 간호사는 총 12명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호스피스병동 근무기간은 1년에서 3년까지 5명, 3년에서 5년까지 4명, 5년 이상 3명이었으며, 종교는 무교가 6명(50.0%), 기독교가 4명(33.0%), 천주교가 2명(17.0%)이었으며, 호스피스병동 배치 시 본인이 희망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참여자의 성별은 모두 여자였으며, 연령은 40대가 6명(50.0%), 결혼 상태에서는 기혼이 10명(83.0%), 최종학력은 대졸이 6명(50.0%)으로 가장 많았다. 참여자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은 종합병원이 8명(67.0%), 현재 직위는 일반간호사가 11명(92.0%)으로 가장 많았다. 참여자들의 총 임상경력은 1년에서 30년까지 분포하여 평균 12.10년이었으며, 호스피스병동 근무경력은 1년에서 22년까지 분포하여 평균 5.60년이었다.
본 연구자들은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수강하고 질적연구 세미나와 학술대회에 다수 참석하여 질적연구 수행을 위한 역량을 쌓았으며, 현상학 및 근거이론방법론을 적용하여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본 연구자들은 10년 이상의 호스피스 실무 및 교육에 종사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호스피스간호사가 가지고 있는 영적갈등의 구조와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준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료수집은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면담 시작 전, 진술녹음에 대한 허락을 받았으며 수집된 내용은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점, 그리고 참여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지 철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면담장소는 서로의 대화가 방해받지 않으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면담에 임할 수 있는 병원 세미나실이나 그 외의 참여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실시하였다. 1차면담은 50분~90분에 걸쳐 시행되었으며, 참여자 1인당 평균 약 60분이 소요되었다. 1차면담 내용 중 추가적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완과 새로운 자료의 수집을 위한 추가면담이 1인당 1~2회 시행되었으며, 추가면담은 참여자 1인당 평균 약 15분이 소요되었다.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을 위해 먼저 참여자들의 영적갈등이라는 현상에 대한 인식과 연구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영적갈등 현상의 일치성 확인하였다. 이에 일부 참여자들로부터 영적갈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 참여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호스피스간호사로서의 영적갈등은 호스피스환자들을 돌보면서 겪게 된 경험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가치관이 부딪쳐 일어나는 정신적 고통이며 동시에 호스피스 간호사로서 환자에게 필요한 영적간호를 하지 못함에서 오는 심적 고통이라는 진술을 얻어, 참여자들의 영적갈등 현상에 대한 인식과 본 연구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영적갈등에 대한 인식이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면담에 사용된 주 질문은 “호스피스간호사로서 경험한 영적갈등은 어떠하였습니까?”였으며 보조질문으로는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어떠한 상황 또는 이유로 영적갈등을 경험하였습니까?”, “영적갈등으로 경험한 고통이나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영적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였습니까?”,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영적갈등 경험은 귀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등이었다. 참여자 각각에 대한 면담은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는 포화 시점까지 이루어졌으며, 새로운 참여자에 대한 면담도 자료의 포화 시점까지 이루어져 총 12인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면담 시 참여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은 메모하여 분석에 참고하였다. 자료수집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약 6개월간 이루어졌다.
참여자의 개별 면담을 필사한 총 A4용지 35장 분량의 자료에 대한 분석은 Colaizzi가 제시한 절차에 따라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제 1단계에서는 면담 내용의 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음으로써 각 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얻었다.
제 2단계에서는 연구자들이 각자 면담 내용의 필사본을 읽으면서 참여자 경험의 본질적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되는 진술문이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진술문을 중심으로 주요 진술문을 추출하였다. 각자 추출한 진술문을 연구자들이 함께 확인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진술문을 하나로 통합하였다.
제 3단계에서는 연구자들이 각자 주요 진술문 속에 숨겨진 의미를 한 단계 더 추상적으로 진술함으로써 의미를 구성하였다. 각자 구성한 의미를 연구자들이 함께 확인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하나로 통합하였다.
제 4단계에서는 연구자들이 함께 의미들 중 유사한 것들을 통합하고 분류함으로써 주제를 조직하고, 주제를 묶어 주제모음으로, 주제모음을 묶어 범주로 조직하였다.
제 5단계에서는 주제모음들이 나타내는 현상을 주제를 중심으로 포괄적으로 기술하였다.
제 6단계에서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 경험을 범주, 주제모음, 주제를 통해 기술하였다.
제 7단계에는 참여자 5인으로부터 분석결과의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일개 대학교의 윤리위원회(IRB NO. 40525-201404-HR-35-03)로부터 승인을 받아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여 면담 전, 연구의 목적과 면담 방법, 비밀보장과 익명성, 자발적 연구 참여 및 중단 가능성, 연구 후 면담 자료의 폐기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면담 내용의 녹음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였으며, 컴퓨터에 필사할 때에는 이름대신 번호로 저장함으로써 면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하였다. 참여자들에 대해서는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Sandelowski [16]가 질적연구의 엄격성 확보를 위해 제시한 4가지 기준인 신뢰성(credibility), 적합성(fittingness), 감사가능성(auditability), 및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를 기준으로 연구의 타당성과 엄격성 제고를 위해 다음과 같이 노력하였다.
1) 연구결과의 진정성(truth value)을 나타내는 신뢰성은 참여자로부터 호스피스간호사로서의 영적갈등 경험을 연구자 개입 없이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확보하였다. 이를 위해 참여자 면담은 개방형 질문으로 실시하였고, 이들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연구자는 중립적이고도 무비판적인 태도로 선입견을 차단하면서 경청하였다. 녹음된 면담자료는 호스피스간호사가 진술한 영적갈등 경험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면담 당일 필사하였고, 이때 보완이 필요하거나 의미가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면담에서 추가 질문을 통해 확인하였다.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수시로 필사된 원자료와 비교함으로써 분석의 오류를 계속 수정하였으며, 연구자들이 따로 또는 함께 분석을 진행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2) 적합성 확보를 위해서는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영적갈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러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진술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참여자로 선정하였으며, 참여자의 진술이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참여자를 추가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3) 감사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현상학적 방법에서 제시하는 분석방법을 따라 자료를 분석하여 연구자의 분석 과정과 결과를 다른 사람들이 검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참여자 중 5인으로부터 타당성을 확인 받았다.
4) 확인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자의 해석이나 분석을 독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에 참여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12명의 연구 참여자로부터 얻은 원자료에서 추출한 주요 진술은 총 283개였다. 이들 주요 진술로 부터 구절과 문장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유사한 내용을 통합하여 내용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진술로 의미를 구성한 결과 103개의 의미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들 의미로부터는 일반적인 의미를 도출하여 참여자의 영적갈등 경험을 나타내는 13개 주제로 구성할 수 있었으며, 이들 주제는 더욱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로 도출된 여섯 개의 주제모음과 세 개의 범주로 구조화할 수 있었다(Table 1). 참여자들의 영적갈등 경험의 세 범주는 ‘죽음에 대한 실존적 불안’,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의 동요’, ‘영적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한 고뇌’였다. 참여자의 영적갈등 경험을 범주와 여기에 포함된 주제모음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Table 1
Experience of Spiritual Conflict as Hospice Nurses according to the Study Participants
이 범주에는 ‘인간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 앞에서 무력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회의’의 두 주제모음이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수많은 죽음을 대하면서, 죽음은 인간이 개입하여 어찌해 볼 수 없는,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나 거쳐 가야 하는 숙명적인 관문임을 깨닫고 자신에게도 예외일 수 없음을 절실히 자각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상실을 가져오는 죽음 앞에서 무력해지고 무너지는 환자들과 그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죽음 앞에 무력해 질 수 밖에 없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해 회의도 느끼게 되었다. 특히 참여자들은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나 간호사이기에 환자 앞에서 이러한 두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기도 하였다.
이 주제모음에는 ‘죽음에 대한 절대적 무지에 기인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죽음으로 인한 비가역적 상실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의 두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하였으며, 이로 인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강화된다고 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호스피스 환자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야 하는 모순적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로 인해 환자의 두려움에 적절히 접근할 수 없음을 토로하였다. 여기에 환자들의 죽음을 통해 죽음이 오는 시기는 예상할 수 없음을 절감하면서, 본인들도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죽음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순간순간 압도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였다.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을 제가 간호해야 되는데 죽으면 어떻게 되고 사후세계는 있고 없고 그러니 이러저러하다...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의 죽음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어요. 누가 속 시원히 알려주면 참 좋겠는데 그러는 사람이 없잖아요. 가끔 TV나 책에서 죽음직전까지 또는 잠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될 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지만 100% 믿겨 지지는 않죠. 그러니 내 대상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런 사례도 있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 솔직하게 나도 잘 모르겠으니 도움을 줄 수 없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 무조건 잘 될거다라고 무의미한 희망을 줄 수도 없고...현실이 이러니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은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럽기까지 하겠어요? 그런 대상자를 가까이서 바라보는 저 역시도 죽음이 두렵게 다가오죠. 그래서 애써 생각 안하려고 해요. 해결방법이 없으니까요.(참여자 7)
아침에 남편이랑 싸우거나 아이들을 혼내고 나오면 하루 종일 불안하고 걱정되고 그랬어요. 죽을 때는 헤어질 때는 서로 사랑했다하면서 헤어져야 할 텐데... 오늘 아침 좋은 말 못했는데 오늘 죽으면 어쩌지? 그런 말 못하고 헤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찝찝하다가 퇴근하자마자 내가 미안하다고 기분 풀라고 막 그랬어요.(참여자 2)
이 주제모음에는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살아온 모습과는 다른 죽을 때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인생의 허무감’의 두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내세를 믿는 유무와 상관없이 죽음이 이 세상에서의 삶의 끝이기에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환자들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또한 단 한번뿐인 삶의 종착역에서 죽음으로 인한 되돌릴 수 없는 상실을 두려워하는 대상자들을 보며 인생의 허무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참여자들은 타인들에게 편안한 죽음을 인도해 왔던 성직자들마저 자신의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애처롭게 느끼기도 하였다. 특히 참여자들은 죽음문제에 있어 초탈했다고 생각했던 종교지도자 조차 죽음 앞에서는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환자들이 이전에 살아온 모습과는 상관없이 나약하고 무력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서 열심히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인생에 대한 허무감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허무감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사는 동안 아등바등하지 않고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삶이 최고의 삶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나아가 삶의 방식에 대한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인간으로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잖아요. 죽음 앞에서는 아무 것도 의미가 없죠. 아무리 안 죽으려고 발버둥 쳐도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 되고요. 숨을 더 잘 쉬려고 눕지도 않고 밤새 보호자에게 지키라고 해서 보호자를 힘들게 하고 간호사를 어디 가지도 못하게 붙들어 놓고 해도 결국엔 돌아가시는데...그... 두려워하는 눈빛이, 얼굴 기색이 기억에 나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요. 같이 막 두려워져요. 그래도 간호사니까 내색은 않지만요.(참여자 7)
(그분은) 목사님인데 강단위에 서있는 목사님이랑 아파서 누워있는 목사님, 인간적인 목사님이 너무 다른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달라가지고 안타까웠어요.(참여자 6)
이 세상을 살면서 부자였던지 가난했던지, 지위가 높았던지 낮았던지 상관없이 죽을 때는 모두 같은 모습으로 죽잖아요. 열심히 살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그런 건 아무 상관없어요. 참 허무했어요. 빡빡하게 살 필요가 없겠다.....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그냥 즐겁게, 즐겁게...(참여자 11)
이 범주에는 ‘자신을 인도했던 인생철학의 동요’와 ‘답을 찾기 어려운 근본적 의문들로 인한 정신적 고뇌’의 두 주제모음이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연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이제까지 인생의 기준으로 삼았던 자신들의 내면적 가치관이 요동치게 됨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영적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적위기를 겪고 있는 말기환자들과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을 돌보면서 답을 찾기 어려운 인생의 근본적인 의문들이 끊임없이 솟아나, 영적으로 점점 더 혼란스러워짐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 주제모음에는 ‘의미를 두었던 인생의 가치관에 대한 회의’와 ‘과거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에 대한 반성’의 두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환자들의 죽음을 통해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끼면서 어떠한 삶이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참여자들은 인생을 살아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무엇이 옳은 것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방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사회적 성공만이 최고라고 인정받는 세상에서, 참여자 자신도 외부로 보여 지는 사회적 성공을 추구하면서 경쟁적으로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반성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환자들의 죽음을 통해 평범하지 않은 다양한 인생을 접하면서 자신이 추구해온 과거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에 대해 반성하고, 즐겁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한 삶의 방법이라는 가치관을 다시 설정하기도 하였다.
열심히,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고 우리 엄마가 그러셨거든요. 근데 열심히 살아도, 착하게 살아도 아무 소용없는 경우가 있다는거죠. 한마디로 멘붕이었어요. 그렇다고 또 내 맘대로 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열심히만 달리다가 잠시 멈추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 봤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배달가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때문에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11)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일등, 성공에 대한 것만 들으며 자랐잖아요. 일등만 하면, 성공만 하면 세상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고요. 그런데 일등을 해도, 성공을 해도 채울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어요....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고 또 그 사연을 들어보면 다들 기구한 운명인 것 같기도 했어요.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 후회 없이 사는 것인지, 죽을 때 ‘나 참 잘살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지요. 사실 선뜻 생각나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성공을 바라면서요.(참여자10)
이 주제모음에는 ‘삶과 죽음에 관해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있음’과 ‘절대적 가치 및 존재와 관련된 의문이 밀려옴’의 두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삶과 죽음은 무엇인가, 인생은 무엇이고 사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환자는 왜 이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이 내면에서 지속적으로 솟아난다. 그러나 의문을 품고 해결하려고 시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며 무겁고 심오한 주제이기에 애써 외면하여 의식 아래로 밀어 버리곤 하였다. 또한 참여자들 마음 속 깊이 묻어 둔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안타까운 죽음을 접할 때마다 또다시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라 힘들어진다고도 하였다.
신이 정말 있을까....환자나 보호자들이 그렇게 열심히 기도해도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냥 의문으로 남는 거죠. 바쁘니까, 당장 눈앞에 일처리 해야 되니까...사실 뭐가 답인지도 잘 모르고요. 비슷한 상황에 또 발생하면 또 생각이 나죠...왜 그럴까.(참여자 9)
착하게 산다고 다 잘 죽는 것도 (아니고), 안 죽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죽기 전에 대부분 이렇게 아파야 하고 힘들어야 하고. 왜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 계속 들죠. 저도 10년 넘게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죽음을 봐왔지만 아직도 모르겠어요(웃음). 도가 틀려면 아직 멀었나 봐요.(참여자 3)
이 범주에는 ‘환자의 영적요구 방치에 대한 죄책감’과 ‘실무적 역량 부족으로 인한 영적간호의 어려움’의 두 주제모음이 포함되었다. 이 범주는 참여자들이 간호사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경험으로서, 참여자들은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자신이 간호하고 있는 환자의 영적요구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영적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의 영적요구가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영적간호 방법이 능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거나, 자신의 신념과는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는 대상자에게 어떻게 영적간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영적간호 거부에 대한 두려움과 이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같은 심리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 주제모음에는 ‘영적 민감성 부족으로 인한 영적요구 사정의 어려움’, ‘환자의 영적요구에 대한 무시 및 의도적 회피’, 그리고 ‘소홀했던 영적간호에 대한 죄책감’의 세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교대근무로 인한 종교 생활의 제약,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영성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부재 등과 같이 지속적으로 영적 에너지의 공급이 안 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영적 민감성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환자의 영적요구 사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일부 참여자의 경우는 자신의 영적간호 역량 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직접적인 영적 요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바쁜 업무를 핑계 삼아 무시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영적간호에 소홀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사실 환자를 잘 관찰하면서 영적요구가 있는 순간순간을 잘 포착해야 되는데 그것도 잘 안되고 또 막상 해 주려고 해도 바쁘기도 하구요.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거... 그러다가 퇴근해서 자려고 누웠을 때, 뭐 조용할 때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 영적간호가 정말 필요한데... 내가 쫌 그렇구나...영적간호를 못해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럴 때는 마음이 안 좋죠.(참여자 10)
근무 때문에 주일예배를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러면 한주동안 너무 힘들어져요. 내가 힘드니까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꺼내줄게 없잖아요. 내 영적상태가 좋아야, 차고 넘쳐야 환자나 보호자나 동료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나하나 건사하기도 바쁘거든요. 죄책감이 들죠. 내가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요.(참여자2)
이 주제모음에는 ‘영적간호에 대한 무지로 인한 자괴감’, ‘영적간호 거부에 대한 두려움과 이로 인한 심리적 위축’의 두 주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좀 더 전문가다운 접근으로 호스피스대상자들에게 적합한 영적간호를 수행하고 싶지만, 실제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였다. 특히 대상자와 참여자의 신념이나 종교가 다른 경우, 참여자들은 자신의 신념과 종교를 적절히 통제하면서 어떻게 접근해야 환자가 거부하지 않을까 하는 실제적 방법에 대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에 이들은 영적간호를 하고 싶어도 환자나 보호자가 이를 거절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영적간호를 실행하려는 생각과 의지가 위축되기도 하였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영적인 간호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는지요. 종교가 없으니까 더욱 그래요. 필요할 것 같은데 나도 잘 모르니까 미안하죠. 영적으로 잘 아는 간호사를 만났더라면 더 나은 간호를 받았을 텐데 싶죠.(참여자 1)
영적간호가 특정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은 배워 알고 있고, 실제 종교가 없는 환자를 봐도 알 수 있어요..(중략).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어떤 환자들은 천사가 앞에서 날아다닌다는 분도 있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는 걸 봤다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듣고만 있어요.(참여자 3)
전 교회 다니는데요, 불교 환자가 있었어요. 전 불교식은 모른단말이에요. 그래서 내 방식대로 해줄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잖아요. 예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안 좋아하셨던 경험이 있어서 더 조심스럽죠. 안 그래도 예민한 시긴데...나와 종교가 맞지 않으면 더욱 갈등이 되죠.(참여자 2)
본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가 겪고 있는 영적갈등 경험의 구조와 본질을 규명함으로써 이들의 영적갈등을 이해하고자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연구 참여자의 영적갈등 경험은 ‘죽음에 대한 실존적 불안’,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의 동요’, ‘영적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한 고뇌’의 세 범주와 이에 속한 여섯 개의 주제모음 및 14개의 주제로 규명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가지고 있는 영적갈등에 대한 인식은 삶의 의미와 가치,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성, 그리고 이웃 및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실제적인 경험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충돌로 인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삶의 의미와 가치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생겨남으로 발생하는 영적고통의 상태이며, 동시에 이러한 영적고통을 해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식적 고통 상태이다.
범주 ‘죽음에 대한 실존적 불안’은 ‘인간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 앞에 무력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회의’의 두 주제모음을 포함하고 있다. 이중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통제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으며, 그 현상에 대한 무지로 인해 생기는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이러한 죽음이 나에게 닥칠 것 같은 두려움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평소 죽음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고 지내다가 호스피스병동에 배치된 후, 환자들의 죽음을 자주, 가까이 접하게 되어 죽음이 자신과 먼 곳에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음을 느낌으로써 갖게 되는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은 참여자가 가지고 있던 죽음에 대한 인식, 즉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실제적 경험과 충돌하여 흔들리게 되는 경험으로서 영적갈등의 한 부분을 형성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두려움은 참여자들이 죽음의 위기로 두려움에 휩싸인 환자들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느끼고 있는 죽음불안에 공감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참여자들은 반복되는 환자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본인과 본인의 가족들에게는 먼 일일 것만 같던 죽음이 보편적인 논리와 상관없고 아무런 예고없이 자신들에게도 닥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인생의 유한성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함께 삶에 대한 회의와 죽음에 대한 의문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호스피스간호사들은 삶과 죽음이 맞닿는 곳에서 환자와 가족을 간호하면서, 환자의 죽음이 자신의 죽음으로 연결됨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불안과 함께,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가치관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참여자들의 경험은 육체를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17]. 그러나 이러한 간호사들의 경험은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또는 불안을 초래하고[15], 나아가 직무스트레스로 이어져 호스피스 간호서비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18]. 진정한 인간 돌봄의 간호는 간호사와 대상자간의 전문적 상호관계에서 표현되고 실행된다[19]. 따라서 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호스피스대상자로부터 영향을 받았듯이, 간호사의 두려움이 다시 환자에게 전이되어 호스피스환자들이 편안히 죽음을 준비하는 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20]. 이에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죽음과 관련된 불안 또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간호사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도 기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응 전략 중, 호스피스간호사가 삶과 죽음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관조하고 성찰함으로써 환자의 죽음에 의연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또한 호스피스간호사는 죽음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큰 만큼 이로 인해 야기되는 직무스트레스 및 소진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이 죽음에 대한 실존적 불안을 심각하게 진술했던 배경에는 한국에서의 호스피스 상황이 일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즉, 한국에서 호스피스병동의 평균 재원일이 19.4일이라는 보고를 볼 때[21], 호스피스환자의 대부분이 임종에 임박하여 입원함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보다는 임종간호에 중점을 두게 되는 현실이 호스피스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강하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앞으로 호스피스간호가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말기환자의 임종보다는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도 더욱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범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의 동요’는 ‘자신을 인도했던 인생철학의 동요’와 ‘답을 찾기 어려운 근본적 의문들로 인한 정신적 고뇌’의 두 주제모음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범주는 참여자들이 환자들의 죽음을 통해 삶을 지탱하고 인도해 주었던 가치관들이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는 상황들을 자주 접하면서 자신의 삶을 인도했던 삶의 철학에 회의를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의 수정에 이르는 내면적 동요를 겪게 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범주는 인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정신사회적 본성을 초월하는 인생 원칙의 붕괴라는 영적고뇌에 가까운 경험으로서[22], 호스피스간호사에 있어 영적갈등은 이들의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로 전개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 하겠다. 다른 한편으로 이 범주의 경험은 참여자들이 잦은 죽음 경험을 통해 죽음과 삶을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죽음을 전제로 인생의 가치관을 다시 점검하게 되면서 갖게 되는 긍정적인 경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범주는 참여자들의 잦은 호스피스환자 죽음 경험이 이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참여자들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행한 죽음을 보면서 인생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들이 내면에서 솟아나고, 비슷한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마음 속 깊이 묻어 둔 이러한 의문들이 또다시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라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때 밀려오는 의문 중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절대적 가치 및 존재와 관련된 의문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영성(spirituality) 개념의 주요 속성으로 절대적 가치에 대한 믿음과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도출한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23], 참여자가 경험하는 영적혼란은 자신의 인생에서 절대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가치와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의 동요에 기인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영성은 인간에 있어 내적 에너지의 근원이자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으로서 영적혼란은 인간의 삶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24]. 따라서 이 범주에서 포함하고 있는 영적혼란은 간호사의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서, 이들의 영적혼란을 완화시키고 삶과 죽음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영적위기 상황에 있는 말기환자들은 자신들의 영적고통을 살펴주어 내, 외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간호사를 더욱 신뢰하며, 간호사 또한 대상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적 돌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25]. 따라서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혼란은 영적위기 상황에 있는 대상자들의 영적 안녕감 증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영적 신념이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은 호스피스간호사의 경우 해결되지 않는 영적혼란이 영적 스트레스로 이어져, 이들의 영적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26], 영적혼란을 겪고 있는 호스피스간호사에 대해서는 근무지 이동을 포함한 적극적 중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범주 ‘영적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한 고뇌’는 ‘환자의 영적요구 방치에 대한 죄책감’과 ‘실무적 역량 부족으로 인한 영적간호의 어려움’의 두 주제모음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범주는 참여자들이 말기환자에게 있어 영적간호는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간호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적절한 영적간호를 제공하지 못해 환자의 영적요구가 방치되는 상황에 대해 심리적 고통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범주는 영적위기 상황에 있는 대상자들의 영적요구를 파악하고 적절한 영적간호를 제공해야 하지만, 영적간호를 위한 실무적 역량의 부족으로 인해 이를 수행하지 못하는 참여자들의 고뇌를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호스피스간호사는 자신을 도구로 사용하여 영적간호를 수행하기 때문에[4] 간호사의 영적상태가 영적간호 수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8]. 따라서 이 범주에서 나타난 호스피스 간호사의 영적간호와 관련된 갈등의 경험은 실무적 역량부족에 따른 업무수행에 대한 갈등과 영적역량 부족으로 인한 영적갈등의 부분이 함께 통합되어 나타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호스피스 대상자에게 적절한 영적간호가 제공되고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영적간호 역량 부족으로 인한 심리적 고뇌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영성을 개발하고 영적인 균형을 유지시키는 것과 같은 영적역량 개발과 함께, 실제적인 영적간호 수행 방법과 관련된 실무적 역량을 함께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호스피스간호사들이 영적간호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효과적인 영적간호 방법을 함께 구성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참여자들이 영적간호에 대한 무지와 영적간호를 하려할 때 대상자가 거절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으로 인해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은, 이들이 자신이나 대상자의 신념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성숙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이중 영적 민감성의 저하는 영적간호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25], 임상현장에서 환자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호스피스간호사는 환자들의 영적요구 및 영적위기를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영적 민감성을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Highfield [27]에 따르면 영적간호에 대한 지식부족이 영적 민감성에 영향을 주어 환자의 영적요구 파악을 어렵게 하므로, 호스피스간호사들에게 영적간호에 대한 교육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다만, 호스피스 대상자에게 영적간호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호스피스 대상자들이 가지고 있는 영적요구 및 이의 충족을 위해 필요한 영적간호와 호스피스간호사들이 가지고 있는 영적요구 및 영적간호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탐색하여 그 차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결과에 비추어 볼 때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영적갈등의 상당 부분은 이들이 간호를 담당하고 있는 말기환자들의 임종을 자주 접함으로 인해 자신과는 상관없을 것 같았던 죽음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면서 발생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임종 경험은 육체를 가진 인간으로서 육체의 소멸로 이어지게 되는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과 이제까지 자신의 인생에 기준이 되었던 신념의 동요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참여자들의 영적갈등은 호스피스대상자들에게 영적간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영적간호에 대한 역량부족으로 인해 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오는 고뇌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호스피스라는 특별한 상황이 영적간호에 대해 높고 정련된 책임감을 가지고, 영적간호를 우선순위에 놓을 수 있도록 촉진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5, 7].
호스피스간호사들은 영적간호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영적간호를 등한시하는 임상현장의 분위기, 영적간호에 대한 교육이나 실제적인 지침의 부재, 신체간호 중심의 업무구성, 영적인 영역은 간호의 영역이 아니라는 시각 등으로 인해 영적간호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국, 내외 연구보고가 있다[7]. 또한 영적간호는 간호사가 갖추고 있는 개인적 조건과 간호상황의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개념분석 결과도 있다[4].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를 볼 때, 호스피스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간호 지식과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영적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호스피스 대상자들에게 양질의 전인적 돌봄을 제공하도록 하여야 하겠다. 호스피스간호사는 자신의 영적안녕이나 영적요구 등과 같은 영적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영적 스트레스나 혼란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은 호스피스 대상자에 대해 효과적인 영적간호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소진 예방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 하겠다[28].
죽음에 직면한 호스피스환자들은 영적안녕이 삶의 질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여기고, 영적 측면이 강화된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29]. 따라서 호스피스간호의 목적이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임을 고려할 때, 영적간호에 대한 교육의 확충과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를 위해 호스피스간호사는 자신의 영적 역량과 함께 영적갈등 상태를 정확히 사정하고 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대상자의 영적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환자들의 고통과 요구가 클수록 간호사의 스트레스와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므로, 호스피스 기관차원에서도 호스피스간호사가 영적혼란이나 소진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에는 호스피스간호사가 자신의 영적갈등 경험을 나누고, 이에 대해 서로 지지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 경험의 본질과 구조를 이들의 관점에서 탐색하고 기술함으로써 호스피스 현장에서의 영적간호 실태와 이에 관련된 문제를 폭넓게 이해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영적간호를 제공하고 호스피스간호사의 소진을 예방하기 위해,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을 줄이고 영적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점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규명된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 경험은 이들의 영적갈등 완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실무측면에서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 모색에, 교육측면에서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간호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에, 그리고 연구측면에서는 호스피스 간호사의 적응과 관련된 여러 연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 경험의 본질과 구조를 확인하고 서술하기 위한 현상학적 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호스피스간호사로서의 영적갈등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 경험을 적극적으로 진술하기를 원하는 간호사 12명 이었다. 연구결과, 참여자의 영적갈등 경험은 3개의 범주와 6개의 주제모음, 13개의 주제로 구조화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참여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호스피스간호사로서의 영적갈등은 많은 부분이 잦은 환자들의 임종 경험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 경험은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과 신념의 동요, 그리고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영적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한 고뇌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호스피스간호사의 영적갈등을 해소하고 이로 인한 영적소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불안과 신념의 동요를 완화시켜 줄 수 있는 프로그램, 예를 들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 지지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전문가 상담과 같은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이 호스피스간호사로서 영적간호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적간호 역량 증진을 위한 실제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더불어 영적간호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필요할 것이다. 추후연구로는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영적갈등 정도 및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와 이들의 영적갈등 완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을 위한 연구를 제언하고자 한다.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