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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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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Paper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 근거 이론 접근
박은미1orcid, 송영숙2orcid
The experiences of infertile women discontinuing in vitro fertilization treatment: a grounded theory approach
Eunmi Park1orcid, Yeoungsuk Song2orcid

DOI: https://doi.org/10.4040/jkan.25048
Published online: August 11, 2025

1구미대학교 간호대학

2경북대학교 간호대학

1Gumi University College of Nursing, Gumi, Korea

2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Nursing, Daegu, Korea

Corresponding author: Yeoungsuk Song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Nursing, 80 Daehak-ro, Buk-gu, Daegu 41566, Korea E-mail: asansong@knu.ac.kr
†This manuscript is a condensed form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2024.
• Received: April 5, 2025   • Revised: July 17, 2025   • Accepted: July 17, 2025

© 2025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Derivs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d/4.0) If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retained without any modification or reproduction, it can be used and re-distributed in any format and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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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rpose
    This study aimed to develop a situation-specific theory by gaining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deterrent processes experienced by infertile women who have discontinued in vitro fertilization (IVF) procedures, within the socio-cultural context of South Korea.
  •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6 infertile women who discontinued IVF procedure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rom February to December 2023. Theoretical sampling was conducted, and the transcribed interview contents were analyzed using Strauss and Corbin’s grounded theory method.
  • Results
    In total, 37 concepts and 14 categories were extracted through the open coding process. The central phenomenon in axial coding was “Distress caused by the discontinuation of IVF treatment.” The core category was “A journey to break free from the identity of infertility toward self-determined womanhood.” The results were categorized into two types: “Detachment from the framework of attempting pregnancy” and “A continued longing for the fulfillment of a traditional family.” The situation-specific theory was the “Theory of reconstructing subjective identity through the acceptance of childfree life,” which illustrates how infertile women actively redefine their life trajectories after discontinuing IVF treatment.
  • Conclusions
    This study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public perceptions about infertile women who discontinue IVF procedures, which are seen as the last resort of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because positive perceptions assists women in living a self-governing life. It may be necessary to develop educational and promotional programs to change negative social perceptions and to establish a psycho-social support system for infertile women who have been deterred from IVF procedures.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난임(infertility)은 12개월 이상 정상적인 성생활을 유지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로[1], 체외수정 시술은 난임 치료의 마지막 단계로 시행된다[2]. 체외수정 시술은 난임의 원인에 따라 침습적, 비침습적 치료를 동반하게 되는데[3], 다양한 시술절차를 거치더라도 자궁내막 질환, 난자 채취 실패, 수정 실패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자궁에 배아를 이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체외수정 시술조차 시도하지 못하게 된다[2].
대부분의 체외수정 시술은 여성에게 복잡하거나 까다로운 치료적 절차를 포함하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의 신체적인 고통이 더 크게 나타났다[4]. 이와 같은 신체적인 고통은 심리적 부담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난임 여성들은 체외수정 시술 후 실패를 확인한 후에도 여전히 불안, 우울,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5]. 더욱이 체외수정 시술에 실패한 후 경험하는 우울은 항암치료 중인 암 환자나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부모의 우울과 비슷하다고 알려진 바 있다[6].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출산과 관련한 책임을 대부분 여성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특히 여성이 사회문화적으로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7]. 체외수정 시술과 관련된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체외수정이 임신율을 높여주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므로[3], 난임 여성은 이를 반복해서 시행하게 된다. 따라서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되는 다양한 검사와 시술은 높은 비용을 발생시켜 난임 부부의 가정에 경제적인 부담감을 제공하기도 한다[3]. 하지만 지속적인 체외수정 시술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대 결과가 충족되지 못할 때 난임 여성은 체외수정 시술을 중단 또는 단념하게 된다.
단념이란 품었던 생각을 아주 끊어 버리는 것으로, 하려던 일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 것을 의미한다[8]. Van den Broeck 등[9]의 연구에 따르면,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했던 부부가 시술 실패 후 재시도를 포기하는 비율이 23%–60%로 나타났다. 또한 체외수정 시술을 중단한 난임 여성은 ‘보이지 않는 대상자’로 여겨지는데[10], 체외수정 시술을 하지 않기로 생각하고 이를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더 보이지 않는 대상자가 되므로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국내의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과 관련된 질적 연구를 살펴보면, 체외수정 시술 실패를 경험한 여성은 임신에 대한 간절함, 결과의 불확실성에 기인한 불안감, 신체적, 심리사회적, 경제적 차원의 부담감을 경험하였다[5]. 또한 체외수정 시술 실패는 오롯이 여성 혼자만이 고통과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과 배우자의 지지가 필요하고[11], 의료진은 의료정보에 대한 상담시간을 확보하여 난임 여성에게 충분한 의료정보를 제공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12].
국외의 질적 연구를 살펴보면, 시술 실패를 경험한 난임 여성은 추가 치료 시도를 위해 휴지기를 가지는 등의 대처과정을 경험하였다[13]. 그리고 시술 실패 후 난임 부부는 재시도에 대한 결정을 위해 심리적 지지, 국가 정책적 지원, 의료진의 자세한 정보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14,15]. 또한 체외수정 시술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체적인 불편감, 사회적 관계의 부담감, 자신의 삶과 직업의 중단 등으로 나타나[16], 체외수정 시술을 재시도하기 위한 연구는 활발했으나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의 경험 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국내외의 연구는 난임 여성이 체외수정 시술에 대해 마주하게 되는 역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아니라 체외수정 시술의 실패와 재시도 경험에 대한 본질을 탐구한 현상학적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11,12,15,16]. 하지만 체외수정 시술마저 실패하고, 시술을 단념한 후의 심리사회적 변화와 이들이 겪는 고통은 앞으로 삶의 과정에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게 될 뿐만 아니라 건강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5,6,16], 과정에 대한 심층적 탐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실제적이고 적용 가능한 이론을 도출할 수 있는 질적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의 삶의 변화에 사회적 지원 및 정책 개선에 실제적인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근거이론방법은 관심현상이 일어나는 추상적 이론이나 원리를 발견하는 경우 사용되는 질적 연구방법이다[17]. 이는 인간에게 일어나는 복잡한 경험과 현상에 관계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를 근거로 실상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생성하는 것이다[18]. 특히 Strauss와 Corbin [19]의 근거이론방법은 상징적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한 연구방법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주제와 관련된 행위를 분석하여 통합적인 설명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인간은 환경 가운데 존재하는 다양한 대상, 자신, 타인, 상황의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상징적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20].
따라서 본 연구는 근거이론 방법을 통해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의 경험과 그들의 수용과정을 심층적이고 통합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경험한 난임 여성이 직면한 여러 상호관계에서 생성되는 경험과 복잡한 현상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근거이론방법을 적용한다면 실체이론(substantive theory) 또는 상황-특이적 이론(situation-specific theory)을 생성할 수 있다[19]. 이러한 접근방법으로 생성된 연구결과는 조사연구로 파악하기 어려운 체외수정 시술 단념의 상황에 대한 난임 여성의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간호중재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목적 및 연구질문
본 연구목적은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이 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어떠한 단념 과정을 경험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여 실체이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질문은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 과정은 어떠한가?”이다.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근거이론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 과정을 탐구하기 위한 질적 연구이다.
2.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여성으로 체외수정 시술 실패 후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로 무자녀이고,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을 말할 수 있는 자로 하였다.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국내의 사회적 관계망(social network service [SNS])인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 온라인 카페 운영자들의 허락을 받아 게시판에 모집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7명의 연구 참여예정자가 연구자에게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내왔고, 그 중 5명이 연구 참여에 동의를 하였다. 이후에는 더 이상의 연구 참여에 대한 연락이 없었고, 자신의 경험에 대한 노출을 기피하였으므로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을 활용하였으며 최종 연구 참여자는 16명이었다.
3. 자료수집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에 대한 자료는 심층 면담방법을 통해 수집하였고, 면담은 2023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진행하였다. 날짜와 시간은 참여자가 편안히 면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하였고, 직장이 없는 참여자의 경우에는 오전 시간에, 직장인은 근무를 마친 오후 시간에 진행하였다. 장소는 참여자의 편의성과 이동성을 고려하여 면담이 가능한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직장 내 휴게실이나 자택 주위의 카페 등을 선정하였다. 연구자는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다. 연구자가 면담 이후에 추가 질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로 자료수집을 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자료의 누락이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하여 면담내용에 대한 녹음의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받은 후 녹음을 하였다. 연구자는 면담 초기에 일반적 특성에 관한 설문과 간단한 대화로 면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주요 면담질문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은 어떠했습니까?”였고, 하위질문은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체외수정 시술 단념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습니까?” 등이었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개방적이고 반구조화된 질문을 통해 참여자가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을 솔직하고 충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존중하는 자세와 표정으로 답변에 간략히 응대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말에 대한 해석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는 지양하며 연구자의 가치관이나 견해가 개입되지 않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연구 참여자의 표정, 자세, 동작 등 비언어적 표현 등을 현장에서 자세히 메모하였다. 면담은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표현하여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이론적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진행하였다. 총 면담시간은 평균 1시간 27분(최소 1시간 2분, 최대 2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면담횟수는 1인당 1회 면담이었고, 이후 전화 통화를 통해 추가적인 자료를 수집하였다. 면담내용은 녹음하여 반복해서 들으면서 진술한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진행하였고, Strauss와 Corbin [19]이 제시한 절차에 따라 개방코딩, 축 코딩, 선택코딩으로 분석하였다. 2014년 발간된 Corbin과 Strauss [17]의 개정판(4판)에서는 연구자의 인위적인 해석이라 하여 축 코딩과 선택코딩이라는 용어를 이용하여 분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안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자는 Strauss와 Corbin [19]의 절차(2판)에 따라 분석하되, 인위적인 해석 지양을 위해 두 명의 연구자가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분석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필사된 자료를 읽으며 개념을 밝히고, 그 속성과 차원의 의미를 내포하는 언어로 요약하여 개념화하고 범주화하였으며, 참여자의 원어를 사용하여 의미 왜곡을 방지하고자 했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개방코딩을 통해 도출된 개념 간의 연관성을 찾아 패러다임 도구를 사용하여 조직화하였고, 이 과정에서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과 관련된 중심 현상,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를 분석하여 범주 간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든 범주 간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핵심 범주를 도출하였다.
5. 연구의 질 확보

1) 연구의 엄밀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21]가 제시한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의 4가지 기준에 따라 연구의 엄밀성을 확보하였다.
사실적 가치 충족을 위해 연구 현상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자신의 경험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선정하고, 참여자가 연구의 관심 현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면담 전 전화, 메일 또는 메시지로 신뢰관계를 형성하였다. 또한 참여자 1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어 참여자가 가진 경험과 비교하여 의미 있게 적용되었는지 확인하였고(참여자 1), 참여자의 지역적인 특색이 적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간호학 교수에게 자문하여 필사한 내용을 함께 확인하였다(참여자 2, 3, 7, 16). 적용성 확보를 위해 참여자의 경험을 맥락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술(thick description)하였고, 참여자가 진술한 경험이 다른 참여자의 경험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또 다른 참여자의 상황에도 적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면서 분석하였다.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Strauss와 Corbin [19]이 제시한 근거이론의 분석절차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석과정 전반에 걸쳐 선입견을 성찰하는 메모를 작성하였고, 동료 연구자와 주요 분석내용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였다.

2)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연구자 1인은 박사과정에서 질적 연구방법론 수업을 통해 본 연구의 토대가 되는 난임 여성에 대한 심층 면담, 문헌고찰, 근거이론 접근을 통한 분석을 시행한 경험이 있고, 질적 연구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였다. 또한 관련 교육기관 및 질적 연구학회 등에서 주최하는 질적 연구 워크숍에 다수 참여하여 최신 정보와 지식을 확장하였다. 이러한 준비과정을 통해 연구자는 질적 연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자료분석방법, 근거이론, 문헌고찰 등 연구자 자신이 도구가 되는 질적 연구의 선행적인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다. 뿐만 아니라 종합병원 산부인과 수술실 책임간호사로 7년 정도 근무하며 체외수정 시술을 통해 임신한 임부의 제왕절개수술과 체외수정 시술 후 착상 실패로 인한 유산, 자궁 질환으로 인한 응급수술에 참여하였다. 또한 수술이나 시술이 이루어지는 시점인 전, 중, 후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경험하는 난임 여성에게 치료적 환경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체외수정 시술을 수차례 반복하였지만 단념할 수밖에 없는 난임 여성의 경험을 파악하고, 대처과정을 이해하여 간호중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준비는 연구자로서의 민감성을 지니는 데 도움이 되었다.
본 연구의 또 다른 연구자 1인은 현재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질적 연구방법론을 강의하고 있고, 근거이론을 포함한 질적 연구 논문을 학회지에 다수 게재한 경험이 있어서 질적 연구 수행에 적절한 준비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경북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IRB No. 2022-0508)을 받은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 모집을 위해 SNS 게시판에 모집 공고문을 게시하였고, 이를 보고 문의한 참여자에게 전화 통화를 하여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으며 참여를 동의한 경우에는 면담할 시간과 장소를 정하였다. 면담하기 전에 연구 설명문과 동의서를 이메일로 제공하였고, 면담을 할 때 설명문과 동의서에 대해 한 번 더 설명을 하였다. 설명문에는 연구자 소속기관, 이름, 연락처, 연구제목, 연구목적, 연구 시행방법 및 연구과정, 연구자 준수사항, 부작용에 대한 안전대책, 연구 참여자에게 주어질 이익, 보상 및 배상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또한 연구 도중에 연구참여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고, 철회하더라도 불이익은 전혀 없으며 본 연구 자료는 연구 이외에 사용하지 않음을 설명하였다.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참여자에게는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
연구자는 면담내용이 녹음됨을 사전에 알렸고, 면담 시 서면 동의를 받았다. 연구과정에서 획득한 개인정보와 녹음 및 필사본에 대한 익명성 보장을 위해서는 인식코드를 사용하였고, 이 자료들은 암호가 설정된 개인컴퓨터에 저장하여 보관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3년 후에는 폐기할 것이다. 면담이 종료된 후 연구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상품권으로 답례를 하였다.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참여자는 총 16명이었다. 연령은 35세에서 48세였고, 평균 연령은 42.7세였다. 종교는 있는 경우가 9명으로 나타났고, 거주지역은 수도권 3명, 충청권 1명, 영남권 12명이었다. 월 소득수준은 200–500만 원 미만이 10명, 500만 원 이상이 6명이었다. 결혼 기간은 최소 3년에서 최대 20년으로 평균은 10년 2개월이었다. 체외수정 시술 시도 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대 6년이었고, 체외수정 시술 시도 횟수는 3회에서 11회이었다. 체외수정 시술 단념 기간은 최단기간 1년에서 최장기간 8년으로 나타났다. 난임의 원인은 여성 관련이 4명, 남성 관련이 3명, 원인 미상이 9명이었다(Table 1).
2. 패러다임을 이용한 범주의 분석
본 연구의 근거자료 분석을 통해 나타난 개념은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대한 원망,’ ‘반복되는 유산으로 의욕을 상실함’ 등 총 37개였고, 개념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은 범주는 총 14개로 나타났다(Table 2). 이들을 바탕으로 각 범주 간의 관계를 연결하는 축 코딩을 수행하여 패러다임 모델을 구축하였고,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Figure 1).

1) 중심 현상

중심 현상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답으로 반복적인 사건이나 활동을 의미한다[19]. 본 연구의 중심 현상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으로 나타났다.

(1) 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

참여자들은 결혼 후에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녀를 기르는 것은 당연히 따라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였고, 언젠가는 시술에 성공하여 모성의 역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참여자들은 특히 어머니로서 아이와 감정을 교감하고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모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체외수정 시술 실패를 접하는 참여자들은 기대하는 모성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한 여성의 삶에서 완성된 발달과업을 수행하지 못함에 자책하며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기로 결정하였다. 여성으로서 결혼 후 부부 사이를 이어주는 아이가 없음에 대해 참여자들은 여성의 도리를 하지 못함에 자신을 책망하였다. 참여자들은 노력과 간절함으로는 임신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인생의 낙오자로 생각하였다.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던 참여자들은 스스로를 원망하며 죄책감을 느꼈다.
  •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나에겐 아기가 없을 거라는 미래를 생각하니, 너무 허탈한 거에요. 밖에 나가면 아무도 모르는데, 괜히 친구 만나기도 싫고, 목욕탕도 가기도 싫어지더라구요. 여자라는 사실 자체가 싫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나를 자책하면서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나는 왜 이렇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참여자 5).

  • “이제 아이 없는 여자라는 걸 주위 분들은 알게 되는 거니까 자신감도 없어지고, 사람들을 안 만나게 되더라구요. 시댁 갈 때는 더 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시집 와서 아이를 안겨드려야 하는데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참여자 4).

2)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중심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사건이나 상황을 의미한다[19]. 본 연구에서 인과적 조건은 ‘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으로 나타났다.

(1) 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참여자들은 체외수정이 마지막 수단임을 알고 고도의 기술적인 치료를 시도하기 위하여 여러 번의 난자 채취를 하였다. 일정한 시간에 과배란 주사를 자가 투여한 참여자들은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채취하였지만 난자의 양과 질이 좋지 않아 임신 성공확률이 희박함에 실망하였다. 또한 생물학적 연령과 난자의 상태, 자궁의 질환은 참여자들이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신체적 한계임을 알고 임신 성공의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원망하였다. 참여자들은 임신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늦은 결혼으로 인해 임신에 적합한 신체적 조건을 잃어버리고 반복적인 유산이라는 결과를 내는 자신의 신체적 상태로 인해 의욕을 상실하는 힘든 상황을 경험하였다.
  • “수정란 퀄리티가 최상으로 나오진 않았고, 나중에는 난자가 채취되는 양도 줄었어요. 과배란 주사를 맞아도 별로 소용이 없었어요. 너무 난감해 하니 정상적인 난자 사진과 제 난자 사진을 비교해 주시는데, 모양과 색깔이 차이가 나더라구요.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색깔도 어두웠어요. 그걸 보니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아...나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낙심되었어요.” (참여자 2).

(2)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에 성공하기 위하여 낯선 의료환경에서 의료기기 삽입, 익숙하지 않은 소음과 신체적인 불편감과 고통을 참아낼 만큼 간절한 마음이었다. 또한 다수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과배란 주사를 맞은 참여자들은 호르몬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와 외모의 변화를 겪으면서 우울감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오직 임신 성공만을 갈망하였기에 참여자들은 임신 성공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찾아 제거하거나 중지하며 시술에만 집중하였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체외수정 시술을 할 수 없는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조언과 난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녀가 있는 어머니로서의 삶을 기대하며 대리출산 방법까지 강구하는 절실함이 있었다.
  • “내 자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치료는 치료대로 받고 내 자궁이 걸레같이 너덜너덜해진 느낌이었죠. 그렇지만 ‘난임 여성,’ ‘아이 못 낳는 여자’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를 떼고 싶어서 참았죠.” (참여자 2).

(3)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일부 참여자들의 남편은 정자 채취를 거부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참여자들은 시술을 포기한다는 남편 때문에 남편과 갈등이 생기고, 의욕이 저하되었다. 이로 인해 시술에 전념했던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고려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의료진은 더 이상의 시술은 의미가 없다는 진단을 참여자들에게 알렸고, 참여자들은 고대했던 임신 성공을 위한 마지막 방법마저 소용없음에 자포자기하며 무기력을 느꼈다.
  • “난임센터 쪽에서는 이제 그만 하라고 하더라구요. 결국 제가 원인이라는 것에 결론을 내리듯이 들리더라구요. 몸이 많이 상하니까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요. 정말 눈앞이 깜깜했어요. 사형선고 받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니 아무 의욕도 없고, 치료고 시술이고 모두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참여자 16).

(4)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참여자들은 시술과 치료과정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진료나 검사결과에 대하여 상사와 동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이 답변을 하며 병원을 방문해야 함에 불편감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반복되는 시술 실패로 인한 심리적인 우울감이나 신체적인 불편감에 대하여 상담하고 싶었지만 아주 짧은 시간만을 할애하여 진료를 하는 의료진의 태도에 실망하였다. 계속적인 실패로 인해 시댁에서는 시술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임신할 확률이 낮다는 생각을 하고 무자녀 가정이라고 여겼다. 또한 자신의 아들에게 난임의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며느리에게 돌리는 경우를 비롯해 참여자들에게 아이를 낳지 못함에 대하여 질책하기도 하였다.
  • “저희 어머니가 문제예요. 처음엔 그렇게 노력해 보라고 약도 지어 주시고, 좋은 음식도 보내주시더니 3번 실패하고 나서는 돈 아깝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위로를 해 줘도 지금 될까 말까인데 진짜 서운하더라구요.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더 이상 시술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려서 더 속상했어요.” (참여자 14).

(5)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

참여자들은 계속되는 시술과 실패의 결과로 점점 불안해졌다. 주변에 있는 친구는 학부형이 되었지만,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을 하는 동안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 초조감을 느꼈다. 자녀가 있는 친구와의 만남에서는 과도한 관심과 사소한 질문에도 예민해져서 열등감을 느껴 만남을 자제하기도 하였다. 참여자들은 임신의 성공을 위하여 병원 진료를 받는 상황에서 가족으로부터 위로와 지지를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난임 치료를 받는 참여자들에 대해 비정상이라고 비난하여 수치심을 느꼈다.
  • “아이가 있는 직장 다니는 친구는 모임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요. 자기도 아이보기가 힘들겠죠. 그건 이해해요. 그런데 저한테 괜찮냐는 질문이 더 자존심 상했어요.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도 모르게 좀 예민해지면서 그 자리가 불편했어요. 절 보니까 초라하기도 하고, 그래서 다음부터는 모임에 나가지 않았죠.” (참여자 8).

3)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차원적으로(dimensionally) 교차하는 조건들의 집합으로[19], 사람들이 처한 특정 상황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맥락적 조건은 ‘임신에 대한 압박감,’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으로 나타났다.

(1) 임신에 대한 압박감

참여자들은 임신, 출산과 양육을 해야만 온전한 여성의 삶을 살아가며 가족을 완성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고정관념에 대해 압박감을 느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지지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 참여자들은 식구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꼈다. 가족들은 참여자들에게 지속해서 임신 시도에 대하여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참여자들은 임신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며 신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임신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금 시술을 시도하게 되었고, 난임 시장으로 다시 내몰고 있는 가족들에게 야속함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임신과 출산을 하여 아이를 양육하지 않으면 가족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에 대해 여전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 “체외수정 시술도 사실 저는 두 번 해보고 단념을 했었다가 친정엄마가 다시 해보라고 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한 번 더 했거든요. 임신을 바라는 건 알겠지만 제 몸도 안 좋고, 더 이상 하기가 싫어서 포기했는데, 자꾸 하라고 하시니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정말 야속하더라구요. 엄마 마음도 알겠지만 제가 애 낳는 기계도 아니고…” (참여자 3).

(2)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에 대한 단념 결정을 할 때 경제적인 부담감이 원인이 되었다. 국가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았지만, 시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참여자들은 시술횟수나 나이에 제한이 되거나 특수한 치료나 처치 시에 발생하는 비용에 대하여 부담감을 느꼈다. 특히 체외수정 시술에 적용되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비급여 처방은 맞벌이를 하는 부부라 할지라도 체외수정 시술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러한 경제적인 부담감에 대해 시댁이나 친정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는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참여자들은 신체적으로 안정을 취해야 하지만, 시술비 충당을 위해서 직장을 구하거나 복귀해야 하는 현실에 비참함을 느꼈다.
  • “국가 지원이 한 달에 50만 원 정도였는데, 병원에 한 번 가면 50만 원은 그냥 쓰고 오더라구요. 근데 이제 건강보험이 되니까 1년 동안 해도 한 천만 원이 안든 것 같아요. 난임 치료를 몇 번 하고 나면 집 팔아야 된다고 했는데, 특히 체외수정 시술은 비보험이 워낙 많아요. 저희는 맞벌이 부부인데, 맞벌이를 한다 해도 감당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시술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경제적으로는 계속 어려운 상태였거든요.” (참여자 1).

4)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인과적 조건과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거나 변화시키는 요인이다[19]. 본 연구에서 중재적 조건은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1)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

자녀가 없는 삶을 생각한 참여자들은 여가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현대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핵가족 형태를 보면서 불안감을 해소하였다. ‘딩크족’으로 사는 것에 대하여 참여자들은 부부만이 함께하며 즐길 수 있는 삶을 찾았고, 노년을 대비하며 위로하였다.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기 때문에 시술 실패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였고, 무자녀 가정으로 형성되어가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위로 받았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녀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존재의 필요성이 약화되면서 무자녀 가정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안심하였다.
  • “난임 카페 회원분들 중 연락하고 지내는 분들이 몇 분 계세요. 아예 ‘딩크족’이라고 표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분들 사는 얘기를 듣고 나면 나도 저렇게 살면 되겠다 싶어요. 부부가 같은 취미생활을 가지고 캠핑도 다니고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어린 자녀가 없으니 할 수 있는 일도 사실 많거든요.” (참여자 13).

(2)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 실패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오랫동안 겪었지만, 변함없이 지지해 준 남편에 대해 고마워하였다. 반복되는 임신 실패로 체외수정 시술을 더 이상 시도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알린 참여자들은 시술 단념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 준 가족에게 든든함을 느꼈다. 병원의 치료과정에 대하여 구체적인 정보나 지식이 없었던 참여자들은 치료와 관련된 약물 투여, 주의점, 시술과정에 대하여 설명을 제공해 준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 난임 여성의 직접적인 대화에서 어려움을 표현하고, 블로그나 카페 등의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게시글이나 자신에게 작성해준 댓글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 “유산을 하고 힘든 몸으로 친정에 가면 아무 말 없이 엄마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한 상 차려 주셨어요. 아빠는 큰 방을 내어 주시고 깨끗한 이부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아요. 딸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와도 언제나 기다려 주시고 힘이 되어 주셨어요. 지금도 너무 감사하지요.” (참여자 4).

5) 작용/상호작용

작용/상호작용은 전략적 또는 일상적인 전술, 즉 사람들이 직면한 상황, 문제, 쟁점들을 처리하는 방식이다[19]. 본 연구에서의 작용/상호작용은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함,’ ‘무자녀의 삶을 수용함’으로 나타났다.

(1)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함

참여자들은 복직이나 새로운 직업의 시작으로 체외수정 시술 단념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시술 일정을 우선순위로 생각했던 참여자들은 난임의 삶에서 체외수정 시술 단념 후에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직장생활에 열정을 다 하였으며, 일상생활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술과정을 견뎌야 했던 참여자들은 시술 단념 후 남편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친밀감을 형성하였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을 하여 지인들과의 친목 도모를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입양을 생각하기도 하고, 반려견을 기르며 자녀의 존재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 “안 해보던 운동을 하려고 해요. 시술할 땐 조마조마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활동적인 승마나 라이딩, 복싱 같은 것을 하고 싶어요. 너무 숨 막혀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그런 운동을 해볼까 해요.” (참여자 12).

(2) 무자녀의 삶을 수용함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결심하고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지금까지 체외수정 시술에만 집중하며 자녀를 갖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삶을 집중했지만, 이제는 자녀 없는 삶에 대한 설계를 하였다.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며 부모되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무자녀의 삶을 선택하였다. 무자녀를 운명으로 받아들인 참여자들은 부모됨을 경험하는 것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수도 있음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스리는 데 힘썼다.
  • “제 운명이라 생각해요. 아이가 있다면 부모로서의 삶을 사는 거고, 저는 부부의 삶을 사는 거죠. 주어진 삶에 잘 순응하며 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노력도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잘 받아들이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요.” (참여자 3).

6) 결과

결과는 특정 상황을 관리 및 유지하기 위해 작용/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난 결과물을 의미한다[19]. 본 연구에서는 ‘임신 시도의 틀로부터 독립함,’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함’으로 나타났다.

(1) 임신 시도의 틀로부터 독립함

계속되는 시술 실패를 경험한 참여자들은 심리적인 고통과 신체적인 어려움,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였지만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기로 결정하면서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알리며 당당해졌다.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결정한 이후 자신의 건강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임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의무감이 있었던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을 더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임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틀로부터 독립하면서 홀가분함을 느꼈다.
  • “남편과 시술 단념을 결정하고 나서 시댁과 친정, 친구들에게 모두 알렸어요. 이제부터 당당해질 거예요. 후련하더라고요. 눈치 안 봐도 되고, 상처 안 받아도 되고. 예전엔 날씬했는데. 지금까지 망가진 제 몸을 리폼할 거예요. 다시 건강한 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참여자 8).

(2)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함

참여자들은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후에도 자녀를 가지고 싶은 희망이 있었고, 자연적인 임신을 기대하였다.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은 결혼하여 자녀를 출산하고 육아하는 것이라 믿고 있는 참여자들이 이러한 기대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들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을 결정하였지만 단념의 의미를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재충전의 기회로 여겼다. 따라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아쉬워하며 일부 냉동 난자를 연장하여 보관을 하거나, 새로운 의학정보에 대하여 관심을 갖으며 또 다른 대안을 찾기도 했다.
  • “아예 마음을 비우고 아무것도 기대를 안 하면서 임신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끊을 때 그때 임신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솔직한 심정은 자연임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참여자 5).

  • “도저히 아이에 대해서 미련이 버려지지 않아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나프로(자연임신 관련 난임 치료법)’를 시도해 봤어요.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 큰 기대는 못 해도 앞으로 좋은 기술이 나오면 시도해 볼 것 같아요.” (참여자 7).

3. 가설적 관계 진술문
본 연구에서 나타난 가설적 관계 진술문은 다음과 같다.

1) 가설적 관계 진술문 1

인과적 조건(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심 현상(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은 → 맥락적 조건(임신에 대한 압박감,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의 영향보다는 → 중재적 조건(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의 정도가 크면 → 중심 현상(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의 정도가 약해지고 → 작용/상호작용인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함이 적극적이면 무자녀의 삶을 수용함에 대한 정도가 강해져서 → 임신 시도의 틀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 것이다.

2) 가설적 관계 진술문 2

인과적 조건(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심 현상(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은 → 맥락적 조건(임신에 대한 압박감,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의 정도가 심하고 → 중재적 조건(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의 정도가 적으면 → 중심 현상(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의 정도가 강해지고 → 작용/상호작용인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함이 소극적이면 무자녀의 삶을 수용함에 대한 정도가 약해져서 →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할 것이다.
4. 핵심 범주의 발견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은 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임신에 대한 압박감,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도 있지만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과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무자녀의 삶을 수용하였다. 그 결과, 임신 시도의 틀로부터 독립하거나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난임 여성이라는 굴레 속 고통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가기’는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과정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어서 이를 핵심 범주로 하였다.
5. 상황-특이적 이론
본 연구에서의 상황-특이적 이론은 “무자녀 삶의 수용을 통한 주체적 정체성 재구성 이론”이다. 이 이론은 난임 여성이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면서 겪는 정서적 괴로움은 신체적 좌절과 사회적 낙인(인과적 조건)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고통의 강도는 임신에 대한 압박, 경제적 부담(맥락적 조건)과 사회적 지지, 인식 변화(중재적 조건)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적 지지와 인식 변화가 충분할 경우 난임 여성은 새로운 삶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탐색(작용/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무자녀 삶을 수용하고 기존의 임신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반면, 사회적 지지와 인식 변화가 부족하고, 삶의 재설계가 약한 경우에는 여전히 전통적 가족 완성에 대한 기대 속에서 정체성이 제약 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연구는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의 경험을 근거이론방법을 이용하여 “무자녀 삶의 수용을 통한 주체적 정체성 재구성 이론”의 실체이론을 개발하였으며, 핵심 범주는 ‘난임 여성이라는 굴레 속 고통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가기’였다. 모성(motherhood)은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어머니로서의 경험과 자질이다[22]. 그러므로 여성이 자녀를 기대하고 모성 역할을 경험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다[23]. 난임 여성은 체외수정 시술이 힘든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하고 반복적으로 시행하지만[24], 기대하는 임신을 할 수 없을 때 상실감을 경험하게 되고, 심리적인 괴로움을 느낀다[23]. 본 연구에서도 난임 여성이라는 굴레 속 고통은 개인의 내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고통으로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여 괴로웠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자아를 재정립하고 자신을 삶의 주체로 받아들이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가고자 하였다. 이는 27명의 보조생식술 치료를 받고 있는 중국 여성을 대상으로 심리적 고통에 대해 질적 연구한 결과와 유사하였다[25]. 난임 여성은 치료과정에서 자아가 무너지는 데서 오는 고통이 있지만 고통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25]. 따라서 단순히 어머니라는 역할을 넘어 자신이 삶의 주체라는 정체성을 확립해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젠더 감수성 기반 교육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병원과 국가차원에서 난임 여성의 임신 성공률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 여성의 자기 정체성 회복을 위한 정서적 지원도 함께 포함하여 교육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중심 현상은 ‘체외수정 시술 단념으로 인한 괴로움’이었다. 이는 난임 여성이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고[26,27],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스트레스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Roozitalab 등[28]의 연구와 유사하였다. 과거로부터 여성은 임신과 어머니 됨이 여성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어 난임을 여성으로서의 실패로 간주하며 자식이 없는 경우 남성보다 더 비난 받는 경향이 있다[29,30]. 즉 혈연 지속에 대한 미련과 더불어 대를 이어야 한다는 동양의 가부장적이고 전통적인 생각이 이러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므로[31],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해도 끊임없는 괴로움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인과적 조건은 임신에 부적합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좌절감,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 타인의 포기 신호로 인한 무력감, 배려받지 못함에 대한 서러움, 사회적 관계에서 비교를 통한 정서적 위축이었다.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난임 여성은 시술과정 전 검사와 진단을 통해 적절한 시술을 하더라도 한 번에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크다[3]. 체외수정 시술에 앞서 난임 여성은 시술 전 난자의 양과 질 등의 생물학적인 임신의 조건에 부적합할 경우 반복적인 실패로 인해 스트레스에 노출되며 부정적인 경험을 한다[32]. 또한 체외수정 시술과정에서 배아 이식에 성공하였지만 착상 실패로 인한 반복되는 유산은 시술을 재시도하지 못할 만큼 의욕을 상실하게 하였다[26,31]. 뿐만 아니라 난임 여성은 의료진이 더이상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여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등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게 되는 원인에 대한 선행연구 결과는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10]. 본 연구에서 체외수정 시술의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한 난임 여성은 대리모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대리 임신은 보조생식술 중 하나로 난모세포 및 배아 기증, 체외수정을 하고, 대리모가 타인을 위해 임신과 출산을 하는 제도이다[32]. 대리모가 허용된 국가에서는 여성이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임신과 출산이 권장되지 않을 때 대리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33]. 또한 대리 임신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고, 증가 추세에 있으며[34], 현재 여러 국가에서 합법화하고 관련 규제를 조례하거나 재정비하고 있다[35].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체외수정 시술의 반복적인 실패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제도를 재정비하거나 제정을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맥락적 조건은 임신에 대한 압박감과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이었다. 난임은 남성의 원인에서 기인한 경우도 많지만, 주로 비난 받는 사람은 여성이다[36].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녀가 없는 가정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11], 난임 여성은 사회적 시선에 대해 부담감이 심한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부담감도 있었다. 체외수정 시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해마다 확대되어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시술의 기회가 증가되고 있다[37]. 그러나 비급여 약물 처방과 진단 및 치료에 따른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직장으로 복귀하거나 직장을 구해야 하므로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3,38]. 뿐만 아니라 체외수정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시술에 속하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난임 여성은 상대적 박탈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9]. 그러므로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중재적 조건으로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안도감과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참여자들은 딩크족과 같은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한 개인으로 인식되는 데서 안도감을 느꼈다. 이는 난임 여성의 경우 자녀가 없는 현실이 딩크족과 유사하게 사회적으로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DINK])은 자식을 낳지 않고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40]로 자녀를 갖지 않는 자유를 선택한 부부이다[41]. 딩크족으로 분류되는 무자녀 맞벌이 부부는 전통적 가족구조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딩크족 역시 ‘난임’인 것 같은데 ‘딩크’라고 말했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과 저출산 사회에서 사회적 요구를 거스르는 이기적인 존재로 인식됨을 경험하였다[41]. 따라서 결혼, 출산, 가족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아동기부터 다양성과 가족형태의 포괄적인 가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성인 대상으로도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교육 확대도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결과, 중재적 조건으로 사회적 지지에 대한 감사함이 있었다. 난임 여성은 임신을 위한 시술을 시도할 때 사회적 지지가 중요한데[37], 특히 남편의 지지를 통해 가장 많이 회복된다[42]. 따라서 난임 부부를 위한 공감 기반 대화법 교육이나 남편을 대상으로 한 배우자의 정서적 지지를 위한 훈련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연구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작용/상호작용으로는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함과 무자녀의 삶을 수용함으로 나타났다. 난임 여성은 체외수정을 단념한 후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돌아보기 시작했다[43]. 본 연구에서는 체외수정 시술을 했던 난임 여성의 삶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직업이나 경력을 재정비하고, 건강 유지 및 반려견을 기르며 자녀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또한 자녀 없는 여생을 살기로 한 결과는 부모 되기에 대한 미련을 버림으로써 부부만의 삶을 설계하며 임신에 대한 기대를 전환하고자 한 선행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10]. 난임 시술 단념 여부를 결정하는 주된 결정권자는 난임 여성이다[44]. 난임 여성 자신의 인식 변화는 여성의 정신건강 혹은 삶의 질의 회복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여성을 둘러싼 가족들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난임 여성 자신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상담이나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31]. 이에 병원이나 보건소에서는 마음 챙김 기반 중재프로그램이나 회복탄력성 증진프로그램 등을 도입 및 활성화를 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임신 시도의 틀로부터 독립함과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함으로 나뉘었다. 난임 여성은 체외수정 시술 중단을 당당하게 밝히고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임신의 의무감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며 임신 시도로부터 독립하여 나를 찾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여성이 인식하는 난임에 관한 사회적 시선은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44].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환자의 88.1%가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45], 난임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심리적 지원과 함께 개인과 사회의 난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44]. 즉 난임은 여성 개인의 결함이나 부족함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임신에 성공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나 실제 존재로 인해 다른 사람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상황적 어려움으로 이해해야 한다[46]. 또한 ‘난임 여성’ 대신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이들에게 향해지는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47]. 본 연구결과,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참여자들은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하였다. 이는 체외수정에 실패한 여성들이 회복한 후 다음 임신을 시도하고[47], 반복적인 시술 실패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해야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을 해주는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31]. 전통적 가족을 기대하는 여성의 경우 어머니가 되는 것이 가족의 일원이 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이 완성될 수 있도록 난임 치료 지원 시 시술횟수 및 연령 제한을 완화해주고, 동시에 삶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도록 난임 여성의 가족 내 역할 정립과 자존감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가족 내 소속감과 역할을 확인할 수 있도록 부부 중심 가족상담을 제공하고, 난임 여성의 감정과 기대를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배우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 대부분이 특정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지리적 특성이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일부는 타지역에서 성장했거나 가족의 배경이 다양하므로, 이를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 참여자는 모두 여성으로 남성 배우자의 관점과 이들 관계의 상호작용에 대한 관점은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결과 해석에 제한이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바탕으로 연구되었으므로 연구결과의 문화 간 적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난임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단념 경험을 이해하고자 근거이론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무자녀 삶의 수용을 통한 주체적 정체성 재구성 이론”의 실체이론을 개발하였다. 참여자들은 난임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간절함에 체외수정을 하게 되지만, 반복된 체외수정의 실패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부담으로 인하여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하게 하게 되어 이를 괴로워하였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 변화와 사회적 지지를 통해 괴로움의 정도는 다르게 나타났다. 따라서 중고등학교부터 교육과정 내 보건교육 시 난임을 포함한 생식 건강의 다양성을 교육하고, 난임에 대한 용어 표현에 대한 개선 및 공공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난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은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탈출구 모색과 무자녀의 삶의 수용함으로써 임신의 틀로부터 독립하거나 전통적인 가족의 완성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에 난임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난임 치료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고, 여성의 가족 내 역할 정립에 대한 심리교육 및 난임 여성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배우자 및 가족 대상 교육프로그램 지원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는 난임 여성이 난임 여성이라는 굴레 속 고통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는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의 경험 과정을 이해하고, 실체이론을 개발하였다. 또한 본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체외수정 시술 단념 이후의 신체적 또는 심리사회적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것이 본 연구의 의의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만을 대상자로 선정하였기 때문에 더 포괄적인 의미인 보조생식술을 경험한 난임 여성으로 대상자와 지역을 확대하여 단념 경험에 대한 후속 연구를 해 볼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배우자 또는 가족의 각각의 경험이나 난임 여성을 포함한 이들의 상호작용 과정을 탐구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체외수정 시술을 단념한 난임 여성을 위해 신체, 정신, 사회 및 정체성 회복을 포괄할 있는 간호중재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ements

None.

Funding

This research received no external funding.

Data Sharing Statement

Please contact the corresponding author for data availability.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EP, YS.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EP, YS. Funding acquisition: none. Investigation: EP.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YS. Resources or/and Software: EP. Validation: EP, YS. Visualization: EP, YS.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EP, YS. Final approval of the manuscript: all authors.

Fig. 1.
Paradigm of the model illustrating the core category: a journey to break free from the identity of infertility toward self-determined womanhood. IVF, in vitro fertilization.
jkan-25048f1.jpg
Table 1.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16)
No. Region Age (yr) Jobs Level of education (degree) Religion Monthly income (10,000 won) Marriage period (yr) IVF attempt period (yr) No. of IVF attempt Period since last attempt (yr) Cause of infertility
1 Chungcheong 47 Professional Master Catholicism 200–<500 20 2 10 4 Unknown
2 Greater Seoul 35 Housewife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8 6 8 2 Female factor
3 Greater Seoul 37 Office worker Bachelor None ≥500 4 1 3 1 Unknown
4 Yeoungnam 47 Housewife Bachelor None 200–<500 10 4 11 1 Unknown
5 Yeoungnam 41 Office worker Bachelor None 200–<500 11 3 4 8 Unknown
6 Yeoungnam 44 Professional Master Protestantism 200–<500 6 4 5 2 Female factor
7 Greater Seoul 48 Office worker Master Protestantism ≥500 7 2 4 4 Female factor
8 Yeoungnam 44 Self-employed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18 2 5 5 Female factor
9 Yeoungnam 43 Professional Master Protestantism ≥500 14 2 4 7 Male factor
10 Yeoungnam 40 Office worker Master None ≥500 3 2 4 1 Male factor
11 Yeoungnam 47 Professional Bachelor Protestantism ≥500 16 3 5 3 Unknown
12 Yeoungnam 42 Housewife Bachelor Buddhism 200–<500 8 3 6 2 Unknown
13 Yeoungnam 39 Office worker Bachelor None ≥500 10 2 5 3 Unknown
14 Yeoungnam 44 Professional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7 1 4 2 Unknown
15 Yeoungnam 39 Professional Bachelor None 200–<500 11 1 4 2 Male factor
16 Chungcheong 46 Self-employed Bachelor None 200–<500 14 2 7 4 Unknown

IVF, in vitro fertilization.

Table 2.
Paradigm, categories, and concepts of participants’ experiences
Paradigm Category Concepts
Causal condition Frustration with physical limitations perceived as incompatible for motherhood Resentment of physical condition
Distracted by repeated miscarriages
Desperation to shed the label of an infertile woman Enduring pain alone to succeed in pregnancy
Stopping daily routine and focusing solely on trying the procedure
Desperate effort to search every method including surrogacy
Helplessness induced by implied signals of abandonment from others Discouragement due to an uncooperative husband
Despair at negative comments from healthcare professionals
Sorrow from lack of consideration Grievances caused by working and receiving treatment at the same time
Disappointed by the insincere attitude of the healthcare professionals
Upset about rebukes from in-laws
Emotional withdrawal triggered by interpersonal social comparison Sense of inferiority resulting from even unintentional mentions of other people’s children
Shame of being treated as an abnormal person
Contextual condition Pressure for pregnancy Alienated without being recognized as a family member
Cruelty to families that require continuous procedural attempts
Emotional burden due to social perspective
Burden due to financial insecurity Difficulty in trying procedures due to insufficient government subsidy
Misery of being forced to work to cover the costs of the procedure
Central phenomenon Distress caused by the discontinuation of IVF treatment Self-blaming for failing to complete life development
Resignation as having failed to fulfill life development
Ambivalent assessment of the decision to discontinue the procedure
Intervening condition Relief from shift in societal perceptions Consoling oneself with the concept of “DINK”
Consoled by childless families
Relief from a weakened perception of the need for children
Gratitude for social support Appreciation for family support
Relieved by the healthcare professionals’ decision to stop the procedure
Consoled by infertile women in the same situation
Action/interaction strategies Seeking a new way out Being active to achieve self-improvement
Effort to restore interpersonal relationships
Transition of interest to accept childlessness
Embracing a child-free identity Designing the rest of one’s life without children
Giving up on experiencing parenthood
Acceptance of childlessness as fate
Consequences Detachment from the framework of attempting pregnancy Announcing the termination of IVF attempts and becoming confident
Ease of being freed from a sense of duty to conceive
A continued longing for the fulfillment of a traditional family Looking forward to get naturally pregnant
Regarding suspension of procedures as an opportunity to recharge
Gathering information about new technology to get pregnant

DINK, double income, no kids; IVF, in vitro fertilization.

Figure &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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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xperiences of infertile women discontinuing in vitro fertilization treatment: a grounded theory approach
      No. Region Age (yr) Jobs Level of education (degree) Religion Monthly income (10,000 won) Marriage period (yr) IVF attempt period (yr) No. of IVF attempt Period since last attempt (yr) Cause of infertility
      1 Chungcheong 47 Professional Master Catholicism 200–<500 20 2 10 4 Unknown
      2 Greater Seoul 35 Housewife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8 6 8 2 Female factor
      3 Greater Seoul 37 Office worker Bachelor None ≥500 4 1 3 1 Unknown
      4 Yeoungnam 47 Housewife Bachelor None 200–<500 10 4 11 1 Unknown
      5 Yeoungnam 41 Office worker Bachelor None 200–<500 11 3 4 8 Unknown
      6 Yeoungnam 44 Professional Master Protestantism 200–<500 6 4 5 2 Female factor
      7 Greater Seoul 48 Office worker Master Protestantism ≥500 7 2 4 4 Female factor
      8 Yeoungnam 44 Self-employed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18 2 5 5 Female factor
      9 Yeoungnam 43 Professional Master Protestantism ≥500 14 2 4 7 Male factor
      10 Yeoungnam 40 Office worker Master None ≥500 3 2 4 1 Male factor
      11 Yeoungnam 47 Professional Bachelor Protestantism ≥500 16 3 5 3 Unknown
      12 Yeoungnam 42 Housewife Bachelor Buddhism 200–<500 8 3 6 2 Unknown
      13 Yeoungnam 39 Office worker Bachelor None ≥500 10 2 5 3 Unknown
      14 Yeoungnam 44 Professional Bachelor Protestantism 200–<500 7 1 4 2 Unknown
      15 Yeoungnam 39 Professional Bachelor None 200–<500 11 1 4 2 Male factor
      16 Chungcheong 46 Self-employed Bachelor None 200–<500 14 2 7 4 Unknown
      Paradigm Category Concepts
      Causal condition Frustration with physical limitations perceived as incompatible for motherhood Resentment of physical condition
      Distracted by repeated miscarriages
      Desperation to shed the label of an infertile woman Enduring pain alone to succeed in pregnancy
      Stopping daily routine and focusing solely on trying the procedure
      Desperate effort to search every method including surrogacy
      Helplessness induced by implied signals of abandonment from others Discouragement due to an uncooperative husband
      Despair at negative comments from healthcare professionals
      Sorrow from lack of consideration Grievances caused by working and receiving treatment at the same time
      Disappointed by the insincere attitude of the healthcare professionals
      Upset about rebukes from in-laws
      Emotional withdrawal triggered by interpersonal social comparison Sense of inferiority resulting from even unintentional mentions of other people’s children
      Shame of being treated as an abnormal person
      Contextual condition Pressure for pregnancy Alienated without being recognized as a family member
      Cruelty to families that require continuous procedural attempts
      Emotional burden due to social perspective
      Burden due to financial insecurity Difficulty in trying procedures due to insufficient government subsidy
      Misery of being forced to work to cover the costs of the procedure
      Central phenomenon Distress caused by the discontinuation of IVF treatment Self-blaming for failing to complete life development
      Resignation as having failed to fulfill life development
      Ambivalent assessment of the decision to discontinue the procedure
      Intervening condition Relief from shift in societal perceptions Consoling oneself with the concept of “DINK”
      Consoled by childless families
      Relief from a weakened perception of the need for children
      Gratitude for social support Appreciation for family support
      Relieved by the healthcare professionals’ decision to stop the procedure
      Consoled by infertile women in the same situation
      Action/interaction strategies Seeking a new way out Being active to achieve self-improvement
      Effort to restore interpersonal relationships
      Transition of interest to accept childlessness
      Embracing a child-free identity Designing the rest of one’s life without children
      Giving up on experiencing parenthood
      Acceptance of childlessness as fate
      Consequences Detachment from the framework of attempting pregnancy Announcing the termination of IVF attempts and becoming confident
      Ease of being freed from a sense of duty to conceive
      A continued longing for the fulfillment of a traditional family Looking forward to get naturally pregnant
      Regarding suspension of procedures as an opportunity to recharge
      Gathering information about new technology to get pregnant
      Table 1.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16)

      IVF, in vitro fertilization.

      Table 2. Paradigm, categories, and concepts of participants’ experiences

      DINK, double income, no kids; IVF, in vitro fertilization.


      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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