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This study discovered a substantive theory of the experience and process of peer support work among people with mental illnes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members of community-based mental health facilities and had been working as peer supporters for more than six months.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twelve participants and analyzed using Corbin and Strauss’s grounded theory approach.
Results
The core category was “becoming a healer going with patients in the journey of recovery,” and the core phenomenon was “identity confusion as a peer supporter.” The causal conditions were “starting peer support work without certainty” and “standing at the boundary between the therapist and patient.” The intervening conditions were “willingness to become a successful peer supporter,” “feeling a sense of homogeneity with the patient,” “accepting the mental illness,” and “support from people around.” The action and interaction strategies were “letting go of greed,” “being open about oneself,” “developing professional skills,” “maintaining wellness in the body and mind,” and “being with the patient.” The consequences were “becoming a useful person,” “changing attitude toward life,” “expansion of the sense of self-existence,” “recovering from mental illness,” and “discovering a role as peer supporter.” Finally, the substantive theory of “becoming a healer going with patients in the journey of recovery” was derived.
Conclusion
This study provides a holistic understanding of peer support work and the implications of interventions to help people with mental illness in a person-centered recovery process.
This study discovered a substantive theory of the experience and process of peer support work among people with mental illness.
The participants were members of community-based mental health facilities and had been working as peer supporters for more than six months.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twelve participants and analyzed using Corbin and Strauss’s grounded theory approach.
The core category was “becoming a healer going with patients in the journey of recovery,” and the core phenomenon was “identity confusion as a peer supporter.” The causal conditions were “starting peer support work without certainty” and “standing at the boundary between the therapist and patient.” The intervening conditions were “willingness to become a successful peer supporter,” “feeling a sense of homogeneity with the patient,” “accepting the mental illness,” and “support from people around.” The action and interaction strategies were “letting go of greed,” “being open about oneself,” “developing professional skills,” “maintaining wellness in the body and mind,” and “being with the patient.” The consequences were “becoming a useful person,” “changing attitude toward life,” “expansion of the sense of self-existence,” “recovering from mental illness,” and “discovering a role as peer supporter.” Finally, the substantive theory of “becoming a healer going with patients in the journey of recovery” was derived.
This study provides a holistic understanding of peer support work and the implications of interventions to help people with mental illness in a person-centered recovery process.
정신건강 실무는 환자의 회복을 지향하며, 그 개념에 대해 결과나 성과가 아닌 과정으로 보는 관점으로 옮겨가고 있다[1, 2]. 과정으로써 회복은 전문가의 개입을 통한 증상 조절이나 기능향상에 초점을 두기보다 환자 개인이 증상이나 장해를 관리하면서 일상적인 도전에 대응하며 자신이 중요하게 정의한 삶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1]. 따라서 회복 과정에서는 개인 내적 요소와 함께 의미 있는 관계, 특히 동료와의 관계와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으며[1, 3], 동료 지원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료지원은 정신질환의 회복과정에 있는 사람이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돌보는 것으로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포용과 임파워먼트와 같은 인간중심의 특성을 강조하는 회복의 아젠다와 연결된다[4, 5]. 동료지원은 소비자 주도의 자조 유형 중 하나로 정신질환자와 전문가 사이의 틈을 성공적으로 감소시키고[6], 환자들에게 서비스 문턱이 낮은 유연한 세팅을 제공하여 개인화된 회복을 향상시킨다[2]. 국내에서 동료지원은 2008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여 2010년 중반부터 당사자 주도의 동료지원 활동으로 확대되었고, 2019년에 정신장애인 절차보조 시범사업에 동료지원 활동이 포함되면서 제도화 노력이 시작되어[7] 서구에 비해 역사가 짧다.
국외에서 수행된 동료지원서비스의 효과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 동료지원은 환자의 희망, 임파워먼트,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 작업기능, 삶의 질, 사회기술과 사회적 지지를 향상시키고 위기 응급서비스나 병원 이용률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2, 8, 9, 10, 11], 동료지원가 자신과 환자의 가족, 건강전달체계에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 6, 12, 13, 14]. 한편 동료지원에 대한 질적 연구에서 동료지원가는 삶에서 자기 충족을 추구하며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역할을 찾아가는 존재로, 환자들에게 실현하기에는 멀게만 여겨졌던 회복의 개념을 실감할 수 있는 상징이 되어 환자의 희망을 북돋우고 삶의 목표를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하였다[12, 14]. 또한 동료지원가는 전문가들에 비해 환자나 환자의 가족을 더 자주 만나면서 전문가와는 차별화된 다른 활동을 하며[10], 전문가가 하기 어려운 독특한 기여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5].
정신건강서비스의 패러다임이 회복지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 동료지원을 공식적인 정신건강체계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4]. 이를 위해 우선 동료지원가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 비해 동료지원서비스가 발전된 서구에서도 여전히 동료지원가의 훈련과 서비스 유형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1, 2, 5, 10], 교육과정과 매뉴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5] 역할의 명확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 동료지원가는 환자나 환자 가족,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상담부터 환자의 입원 절차를 돕는 절차 보조, 퇴원한 환자의 지역사회 적응[7, 11, 15]을 돕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료건강 코치, 동료웰니스 코치, 동료 네비게이터 등으로 불리며 새로운 역할 도전을 받고 있다[16].
살펴본 바와 같이 정신건강분야에서 동료지원은 동료지원가 역할에 대한 정의나 연구 기반이 빈약한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당사자주의 발달과 회복지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강조되면서 동료지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이며 연구가 미비한 상황이다[7]. 더욱이 서구에서 발전된 동료지원서비스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합하게 통합하기 위해서는 동료지원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정신건강서비스의 이용자이자 동시에 제공자라는 동료지원가의 이중적인 역할로 인한 모호함과 갈등이 동료지원서비스 발전의 중요한 쟁점이 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6, 17, 18]. 따라서 정신건강분야의 동료지원서비스의 적용과 발전을 위해 먼저 그들이 동료지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갖게 되는 독특한 심리사회적 과정의 경험을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과 영향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거이론 방법은 관심현상에 영향을 주는 여러 조건들을 확인하고, 어떤 행동이 취해졌으며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하기 위한 질적 연구방법으로[19, 20] 이는 우리나라에서 동료지원가가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그 경험에 관련된 요인들을 파악하여 현상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근거이론 방법론을 적용하여 동료지원 활동 과정에서의 경험과 이에 연관된 여러 조건에 대해 설명하는 실체이론을 도출함으로써 동료지원가가 치료팀의 일원으로서 성공적으로 역할하도록 돕는 체계를 구축하고 방안을 제시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정신건강분야에서 정신질환자이면서 동료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자를 대상으로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가진 주요 경험을 맥락 내에서 이해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된 전략과 전략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이해하며, 이를 통해 초래되는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이론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 질문은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가 활동 경험의 사회·심리적 과정은 어떠한가?”이다.
본 연구의 설계는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가진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이론을 개발하고자 근거이론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G 지역에 있는 S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Y시 정신병원 낮병동에 등록된 회원이면서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는 자를 대상으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기준은 자료수집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동료지원 활동을 한 자로, 이는 동료지원 활동을 5~6개월 정도 지속한 경우 좀 더 풍부한 경험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21]에 근거하였다. 또한 환각이나 망상 등과 같은 심한 정신증 증상이나 인지적 기능에 손상이 없으며, 의사소통이나 의사 표현에 어려움이 없는 만 20세 이상 70세 이하인 자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S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소속된 13명의 동료지원가 중 7명과 Y시 정신병원 낮병동에 소속된 동료지원가 5명이 전원 참여하여 총 12명이었다.
자료수집을 위해 본 연구진은 G 지역의 S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Y시 정신병원 낮병동의 책임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과 내용에 관해 설명한 후 자료수집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연구참여자를 의도 표집하기 위하여 본 연구진은 해당 기관에서 개최하는 동료지원가 모임(월 1회 혹은 불규칙적으로 열림)에 참여하여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관해 설명하였으며, 연구 참여에 서면 동의한 경우 자료수집을 위한 일정을 조율하였다. 면담 일정은 참여자의 일정에 따라 정하였으며, 면담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참여자들이 편안해 하는 장소로 해당 기관 내 상담실이나 카페에서 면담을 시행하였다.
면담은 1대 1의 심층 면담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면담은 50~60분 동안 진행하였다. 면담자는 연구자 중 1인으로 정신간호경력이 20여 년 된 정신건강전문요원이며,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한 경험이 많은 자이다. 면담자는 면담을 진행하면서 참여자의 얼굴표정과 어조 등을 현장 노트에 기록하였으며, 면담을 마친 후에는 당일 면담에 대해 느낀 점을 메모에 기록하였다.
주요 면담 질문은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가로 활동을 하면서 가진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였고, 세부질문은 “현재 동료지원가로 활동을 하면서 직면하는 문제나 어려운 점은 어떤 것입니까?”, “동료지원가로 활동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며 어떤 노력을 하십니까?”,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되는 사항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요?”였다.
면담은 참여자가 경험에 관해 진술하는 내용에 더 이상의 새로운 의미가 있는 범주나 속성 및 차원이 도출되지 않는 자료의 포화상태에 도달하였다고 판단될 때까지 진행하였다. 면담을 통한 자료수집 기간은 2019년 7월 21일부터 9월 18일까지였으며,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동의를 받은 후 녹음하였고, 연구보조원이 녹음내용을 필사하였다.
각 참여자들과 1회의 면담을 마친 후 자료 분석을 시작하였다. 이때 수집한 자료를 본 연구진이 각자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에 대해 토의하는 과정을 거쳐 합의에 도달하도록 하였다. 이 결과에 따라 두 번째 면담의 방향을 수립하고 자료수집을 하면서 분석함으로써 자료수집과 분석을 동시에 순환적으로 진행하였다.
분석은 Corbin과 Strauss [20]가 제시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다. 먼저 개방 코딩 단계에서는 필사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참여자 관점에서의 경험에 몰입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필사한 자료와 현장 노트 및 메모를 줄마다 읽으면서 주요 현상과 관련된 의미 있는 자료를 분류하고 명명화하였으며, 자료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개념화하였고, 하위범주와 범주를 도출하였다. 그런 다음 패러다임 모형의 틀에 따라 중심현상, 조건(인과적, 맥락적, 중재적),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에 따라 각 범주 간의 관계를 구축하였고, 참여자의 모든 경험이 주요하게 집중이 되며, 도출된 모든 범주를 통합할 수 있는 핵심범주를 도출하여 실체이론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가지는 경험의 주요 현상과 관련된 인과적 조건 및 맥락적 조건들과 주요 현상을 다루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이에 영향을 주는 중재적 조건과 이로 인한 결과를 확인하였으며, 또한 과정에서의 단계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Lincoln과 Guba [22]가 제시한 신빙성, 적용성, 일관성, 중립성 확보를 통해 연구의 엄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첫째, 관심 현상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고 충실하게 서술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면담자가 참여자와 신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면담내용을 녹음하여 누락되는 자료가 없도록 하였다. 둘째, 본 연구가 수행된 상황 이외에도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적용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동료지원가 활동을 한 지 6개월 이상 된 참여자를 선정하여 좀 더 풍부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수집하고자 하였으며, 자료의 포화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면담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진이 각자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을 가졌으며, 분석한 결과에 대해 본 연구진이 합의 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자료 분석에서 나온 하위범주 및 범주와 핵심 범주 등에 대해 참여자 1인에게 보여주고 참여자가 가진 경험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잘 표현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밟았다. 그 결과 참여자는 자료 분석 결과가 동료지원가의 활동 경험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였다. 셋째, 본 연구의 절차를 다른 연구자가 수행했을 때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 내내 주요 관심 현상을 생각하면서 자료수집과 분석을 순환적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자료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질적 연구방법과 근거이론 연구의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인의 자문을 구하였다. 넷째, 연구자의 편견이나 선이해 등으로부터 객관적으로 연구수행과정이 이루어졌는가를 뜻하는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신질환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연구자의 관점으로 인해 자료의 수집 및 분석과 해석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였으며, 자료수집과 분석과정 내내 연구자와 참여자 간의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진은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 연구방법론에 관한 강의를 수강하였으며, 질적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학술대회와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질적 연구와 관련된 학술 활동의 경험이 풍부하다. 또한 수년 동안 정신건강문제를 가진 대상자를 상담하고 간호한 경험이 있어 참여자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하여 아주대학교병원 기관연구윤리심의위원회로부터 연구 수행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No AJIRB-SBR-SUR-19-206). 연구참여자 보호를 위하여 연구자는 자료수집 전에 참여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 방법, 절차, 연구 참여의 위험과 이익, 자발적 참여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수집한 자료는 익명으로 처리되어 개인적인 사항이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으며 연구의 목적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 연구 참여를 동의한 경우에도 참여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즉시 중단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는 것, 면담 녹음자료와 그 밖에 수집된 자료는 연구책임자만 접근할 수 있는 잠금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에 보관되며,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한 후 폐기한다는 것을 연구참여자에게 설명하였고, 연구자의 설명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자에게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동의서를 받았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12명이었으며, 남자가 7명, 여자가 5명이었다. 연령은 평균 44.5세, 범위는 29세에서 61세였다. 참여자의 정신의학적 진단명은 조현병(9명), 주요 우울장애(1명), 양극성장애(2명)였다. 동료지원 활동 유형은 주로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었으며(6명), 그 외 가정 방문 및 외래 동행(3명), 프로그램 진행(2명), 멘토링(1명)이었다. 참여자의 동료지원 활동 기간은 최소 10개월에서 최대 13년 3개월이었으며 평균 5년이었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 = 12)
본 연구에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42개의 하위범주와 21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이 경험한 동료지원 활동의 중심현상은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이었다. 중심현상을 중심으로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각 범주 간의 관계를 구축하였다(Table 2).
Table 2
Relationships among Categories and Sub-Categories in the Paradigm Model
중심현상은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리·사회적 문제를 말한다. 본 연구에서 중심현상은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이며, 범주는 ‘동료지원가 역할의 모호함’, ‘치료자로서의 자신감 부족으로 위축됨’이었다.
참여자들은 회원으로부터 자신이 치료자인지, 회원인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듣거나, 치료진이 시키는 잡일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럴 때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호하여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초반에는 동료지원가 역할이 뭔지 좀 모호했고, 내가 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위치인지? 그런 게 조금 정체성이라고 해야 하나… (참여자 C)
참여자들은 치료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껴 치료자로서 미흡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동료지원가의 활동을 독립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거나, 대인관계를 맺는 능력의 부족으로 위축되어 있었다.
동료지원 활동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라든가 여러 가지 잡다한 것을 많이 배웠으니까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모자란 것 같아요. 상담을 말씀드렸지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고, 저희 경력이 짬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없이 그냥 부딪히니까 그것도 보니깐 전문성이 없는 것 같고… (참여자 B)
인과적 조건은 중심현상인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이 발생하도록 하는 사건이나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확신 없이 동료지원 활동을 시작함’, ‘치료자와 환자의 경계에 서 있음’이었다.
참여자들은 회원에 대한 정보나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미흡한 상태에서 동료지원가라는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게 되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정보나 지식이나 이 데이터들이 너무나 없는 거예요. 정신과 질환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거의 없어가지고 이걸 어디서 손쉽게 좀 다룰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가지고 인터넷 검색도 많이 했었지요. 그래서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어요. (참여자 K)
참여자들은 자신이 환자도 치료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원들이 동료지원가인 자신보다 비장애인인 치료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더 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자라고는 하지만 자신도 역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고 이것 때문에 회원들이 자신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고 할지 의구심을 가졌다.
뭐 힘든 상황이 있으면, 저하고는 이야기를 안 나누더라고요. 치료진분들한테만 이야기를 하시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분들 보면서 아무래도 비장애인인 치료자를 더 찾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왜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여자 E)
맥락적 조건은 중심현상인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이 놓여 있는 맥락이며,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 맥락적 조건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의 무게’, ‘회복에 대한 의구심’,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었다.
참여자들은 지역사회 정신건강기관에 등록되어 있는 회원이기도 한 자신에게 다른 회원들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을 때 어색하고 긴장되었다. ‘선생님’은 사람들을 이끌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훌륭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되어 말하고 행동하는 데에 부담스러움을 느꼈다.
나도 똑같은 회원인데 선생님이라고 불려지니까 좀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뭔가가 좀 뭔가 긴장하게 돼요. 보는 시선도 다르고, 보는 데에 대한 느낌도 좀 다르고. 이제는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아마 회원이라는 그 어떤 명함보다는 뭔가 부가된 주어진 일이 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참여자 A)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중에 증상발현을 경험하거나 회원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으로 증상이 심해질 때 또다시 입원하게 될지 모른다는 긴장된 마음과 함께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일단은 얼마나 내가 이제 환청이나 증상들이 있을 때면 입원할지 모른다, 언제 입원할지 모른다, 불확실성이 있으니까 그렇지요. 나는 이제 또 병원에 입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 좀 마음이 안 좋지요. 나는 정신장애인이니까… (참여자 H)
참여자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었다.
사회에서 정신장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 편견을 바꾸긴 힘들죠. 그건 본인의 각자 몫인 것 같아요. (참여자 F)
편견 있는 세상에서 내가 뭔가 대처해나가고, 그 대처하는 과정에서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여자 H)
중재적 조건은 참여자가 놓여 있는 맥락에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도록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성공적인 동료지원가가 되고픈 의지’, ‘정신장애인으로서 회원과의 동질감’, ‘질병에 대한 수용’, ‘주변으로부터의 지원’이었다. 이와 같은 중재적 조건들은 참여자들이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촉진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멋지게 동료지원 활동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으며, 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자신의 동료지원 활동에 따라 회원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진지하게 활동에 임하게 되고 잘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제 활동이 그 사람 인생이 걸린 거잖아요. 상대방의 인생을 걸고 나가는 거죠.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 사람의 인생이 걸렸다. 그래서 더욱 동료지원 활동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여자 G)
참여자들은 자신도 정신질환을 앓았기 때문에 회원과 동병상련의 감정을 경험하고 회원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회원들의 아픔을 잘 알 수 있다고 하는 등 회원과의 동질감을 느꼈다.
저도 병을 앓았기 때문에 똑같은 경험을 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동병상련이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아픔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도움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C)
저도 병을 앓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제가 도움을 준다고는 생각을 안 해요. 그거는 솔직히 자만인거죠. 저도 병을 앓았기 때문에 같은 처지를 걸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있고, 서로 돕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참여자 D)
참여자들은 자신이 동료지원 활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병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회복을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등 자신의 질병에 대해 수용하고자 하였다.
제가 처음 *** 센터에 갔을 때 동료지원가에 관한 부분을 설명 들었거든요. (중략) 일단 회복이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제가 질병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약물치료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약물치료를 잘 받았지요. (참여자 E)
가족으로부터의 인정과 지원, 이웃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지원과 치료진의 격려는 참여자들이 동료지원 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회원들이 호응을 해 주거나 칭찬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며 흐뭇함을 느꼈다.
(회원이) 항상 ‘식사는 하셨어요?’하고 만날 때마다 악수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해주어요. 그 때면 제 스스로가 정서적으로 많이 위로가 되고,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L)
다른 회원분들도 이제 아까 선생님 보니까 진행을 너무 잘해요, 막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제 강점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니까 나를 신나게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C)
참여자들은 중심현상인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욕심 내려놓기’, ‘자신에 대해 개방하기’, ‘전문성 계발하기’, ‘편안한 몸과 마음 유지하기’, ‘회원과 동행하기’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동료지원가로서 무언가 많이 해주어야 될 것 같았는데, 활동을 하면서 지금은 자신이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을 알게 되어 욕심을 내려놓았으며, 이로 인해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어떻게 뭐든지 잘할 수 있겠어요.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또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 내가 잘하는 부분을 얼마만큼 또 발전해 나가고, 내가 못하는 부분은 또 커버할 수 있는 그런 것들, 이런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참여자 C)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질병이 있다는 것을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회원들에게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마음도 편해지고 회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오픈을 했지요, 나도 당사자이고 약을 먹고 있고, 지금 직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까 상대방의 어머니와 대상자가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참여자 J)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좀 더 잘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활동가로서의 능력 개발을 위해 교육을 받기도 하였다.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상담 스킬이에요. 상담할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배우기는 했는데, 또 응용을 하려니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사서, 따로 더 공부를 했어요. (참여자 B)
동료지원을 할 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례를 많이 봐야 해요. 그게 도움이 되었어요. 책에 나와 있는 성공한 사례를 많이 읽었어요. (참여자 G)
참여자들은 활동을 하면서 경험하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 음악을 듣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등 기분전환을 위해 노력을 하였으며, 화가 났을 때는 스스로 다스리려고 하였다. 또한 신체적인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자 하였다.
동료지원 활동을 잘하기 위해 평소에 감정을 조절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요. (참여자 F)
마음이 편하고 컨디션이 좋아야, 활동을 하는 데 능률이라는 것도 생기고, 프로그램을 할 때 편하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참여자 C)
참여자들은 회원을 증상이 있는 환자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장애를 가진 환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회원과 친구처럼 대화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사이로 인식하였다. 또한 회원에게 친밀하게 다가가 벽을 허물고 친구처럼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냥 편하게 동행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며, 회원과 같이 천천히 가면서 도와주어야 한다고 인식하였다.
동료지원가라고 하면 뭔가 막 해줘야 될 것 같고, 막 그랬는데 이제 그냥 편하게 동행하고 뭐 관심사 있는가 보고 공감대 찾고 그러니까 편한 것 같아요. (참여자 I)
참여자들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결과 ‘쓸모 있는 존재가 됨’, ‘삶에 대한 태도 변화’, ‘자기존재감의 확장’, ‘질병으로부터 회복되어감’, ‘동료지원가로서의 역할 찾기’ 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회원들이 자신에게 의지를 하거나 자신의 도움으로 회원들이 변화해 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면서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 저는 이제 혼자 앓고 있었을 때, 제가 환자이고 장애인이었을 때 저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거 하면서 아, 내가 어떤 포용이라든가, 정서적으로 도와줄 수 있겠구나, 그런 여건이 나한테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참여자 B)
참여자들은 집안에서 무기력하거나 우울하게 지냈던 예전의 삶과는 달리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희망을 느끼며 삶에 의미가 생겼다. 또한 삶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등 삶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였다.
센터에 다닌 지는 10년이 돼요. 그리고 센터를 다닐 때는 그 일만으로는 생산적인 삶을 못살았어요. 소득이 있는 삶을 못살았어요.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지요. 많다는 것은 아니고 해야 할 일, 목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지요. (참여자 A)
참여자들은 예전에는 증상으로 혼란스러워 자신이 사회에서 차별당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지금은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게 되었으며,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활동을 하면서 자존감과 자긍심이 높아지며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등 자기존재감의 확장을 경험하고 있었다.
차별 받고 있고 배제 받고 있다고 하는데 뭔가 뭔지 몰랐어요. 그러한 사항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나 자신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었나? 그럴 사이가 없었거든요. 그럴 여지가 없었거든요. 왜냐하면 머릿속은 혼란으로 뒤죽박죽 되어 있으니까, 나 하나 붙잡기 힘드니까. 이제는 내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요. (참여자 K)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사람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것이 행복하며,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으며, 활동을 통해 힐링을 얻게 되고 증상도 좋아지는 등 질병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나도 이제 동료활동가 일을 하면서 나도 회복이 되는구나.’하는 스스로 자의적인 판단을 할 수가 있게 되더라구요. (참여자 H)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로서 회원들과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익숙해지며 나름의 노하우를 습득하였고, 자신이 회원과 그 가족에게 회복의 상징이 되어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경험이 쌓일수록 동료지원가는 전문적인 치료자와 동일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회원과 함께 회복의 여정을 동행하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면서 치료자의 역할과는 구별되는 동료지원가의 역할과 그 의미를 찾아가게 되었다.
지금 제가 4년차 하고 수련을 1년을 하니까 그 동료지원가의 의미가 바뀌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치료자가 아니고 그냥 친구, 회복의 여정을 함께 하는 친구다, 친구이고 그러니까 회복의 여정에 동반자인 것이지요. (참여자 C)
나는 내 자신이 치료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지 센터에서 나의 위치는 치료진 위치를 원하는 것뿐이고, 나는 치료진으로가 아니라, 나는 그냥 친구로서, 형, 동생으로서 같이 어울리는 그런 사람인 것이지요. (참여자 J)
참여자들은 치료진의 일원으로서 동료지원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치료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지식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위축되었다. 또한 동료지원가로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떤 위치에 있는지 불명확하고 모호하여 스스로를 치료자도 아니고 환자도 아닌 치료자와 환자 사이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아직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는 생각에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여전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회원들로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릴 때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다르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참여자들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자로서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치료자처럼 되고자 하거나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하려고 했던 욕심을 내려놓으며, 정신장애를 앓았던 자신의 경험을 개방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또한 동료지원 활동가로서의 전문성을 계발하고, 편안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려고 하며, 회원과 동행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며, 동료지원가로서 혼란된 정체성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성공적인 동료지원가가 되고 싶은 참여자들의 의지와 회원에게 느끼는 동질감, 자신의 질병에 대한 수용, 주변으로부터의 받는 지원은 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을 촉진하였고, 참여자들은 치료자들과는 다른 환우들의 치유자로서 동료지원가의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이로써 본 연구 결과 ‘함께 회복의 여정을 걷는 환우들의 치유자 되어가기’ 이론을 구축하게 되었다(Figure 1). ‘함께 회복의 여정을 걷는 환우들의 치유자 되어가기’ 이론은 다양한 조건에 있는 참여자들이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지 과정을 설명하며, 참여자가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맥락적 조건으로부터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정체성을 찾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며 또한 중재적 조건으로부터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관해 보여준다.
Figure 1
The theory of the ‘becoming a healer going with patients in the journey of recovery’.
본 연구 결과 ‘함께 회복의 여정을 걷는 환우들의 치유자 되어가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조건(인과적, 맥락적, 중재적)과 작용/상호작용 전략의 상호작용으로 몇 가지 단계로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각 단계에서의 참여자들의 경험은 각 조건(인과적, 맥락적, 중재적)의 속성과 범주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초기에는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 활동을 시작하면서 환자와 치료자의 경계에서 위축되었고, 동료지원가 역할의 모호함으로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며, 나름대로의 동료지원 역할을 수행하고자 분투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치유자라는 정체성을 찾는 단계를 경험하고 있었다(Figure 1).
참여자들은 치료진의 일원으로 동료지원 활동을 시작하지만, 치료자와 환자의 경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치료자보다는 환자로 인식하여 위축되었다. 회원들이 정신장애인인 자신의 도움보다는 비장애인인 치료자로부터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동료지원 활동을 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인식하였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의 업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게 되어 치료자가 지시하는 잡일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회원도 아니고 치료자도 아닌 자신의 역할에 대해 모호하고 혼란스러움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성공적인 동료지원가가 되고픈 의지가 높을수록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며 동료지원가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하는 역할과 능력이 비장애인인 치료진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자신의 능력 밖의 일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도 정신장애인임을 받아들이며 그 동안 정신장애를 앓으며 겪은 자신의 경험을 회원들에게 개방하였다. 또한 동료지원가로서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나 전문성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편안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자 하면서 비장애인인 치료진과는 구별되는 역할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도 정신장애를 앓고 있으며 치료를 받고 있으므로 그 누구보다도 회원들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할 수 있어 회원과의 동질감을 느꼈으며, 이러한 동질감을 많이 느낄수록,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을수록 환자와 치료자의 경계에서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더욱 분투하였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욕심을 내려놓기, 자신에 대해 개방하기, 전문성 계발하기, 편안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전략을 적용하는 과정을 가지면서 동료지원가로서 독특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또한 회원을 증상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 바라보며,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라기보다는 회원에게 친구와 같은 친밀감을 느끼며, 회원과 동행하는 동료지원가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도 역시 회복의 여정을 걷고 있으므로 치료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등 질병을 수용한다. 이 단계에서도 역시 주변에서 지원을 많이 받을수록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촉진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정신장애인으로서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가진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이론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 참여자들의 동료지원 활동 경험을 통합하는 핵심범주는 ‘함께 회복의 여정을 걷는 환우들의 치유자 되어가기’였다. 참여자들은 치료팀의 일원으로 환자를 돕는 동료지원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도 정신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회원들과 회복 여정을 함께 하며 돕는 역할을 하여, 비장애인인 치료자가 하는 역할과는 차별화된 것으로 인식하였다. 즉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통해 회원과 친근하고 가까운 친구로서 관계를 가지며 회원의 회복을 돕는, 회복의 여정을 함께 하는 치유자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23]에서 동료지원가의 역할의 본질을 ‘진정한 동료지원(authentic peer support)’으로 규명하면서 이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속성으로 정신질환을 앓았던 경험과 자기 자신의 치료적인 이용, 환자에게 역할모델 되어주기, 환자와의 상호성 등으로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스웨덴에서의 한 연구[24]에서 동료지원가의 정신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환자를 위한 역할 모델 되어주기 등을 동료지원가의 정체성으로 제시한 것과도 유사하다.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에서 동료지원가가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로부터 정신건강 서비스의 제공자로 역할을 전환하면서 치료팀의 일원이면서 정신장애를 가진 개인으로서 독특한 정체성을 정립한다고 보고한 것[25]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편 선행연구[23, 26]에서 동료지원가가 정신건강체계 안에서 치료팀의 일원으로 뿌리내려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신건강간호사가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정신질환을 경험했던 환자가 동료지원가가 되어 활동을 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환자를 더욱 잘 이해하고 환자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최선의 실무활동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동료지원가가 정신건강체계에서 치료팀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나 정책이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23]. 이를 위해 동료지원가를 위한 좀 더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명료한 역할 규정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제도나 정책 설정에 있어서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의 동료지원 활동 경험의 중심현상은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 혼란’이었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려고 할 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역할의 모호함을 느끼며, 스스로에 대해 대인관계를 맺는 능력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인지하는 등 치료자로서의 자신감 부족으로 위축되어 동료지원가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경험하였다. 이는 동료지원 활동을 하는 정신장애인에 관한 선행연구들[8, 25, 27]에서 동료지원가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역할의 모호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한 것과 유사하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치료팀 지원, 옹호자, 지지자, 사례관리자 등 동료지원가의 다양한 역할이 오히려 역할 정립에 어려움을 초래하며[8], 동료지원 대상자의 진단이나 건강문제에 따라 동료지원가의 역할이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1]과 동료지원가의 역할 명확성이 직업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27] 등을 고려할 때 동료지원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좀 더 명확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동료지원가가 정신건강서비스 체계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절차보조, 상담, 프로그램 운영, 정신건강교육과 같은 전통적인 역할[28]과 함께 동료지원가의 관심이나 역량에 기반하여 대상자에게 필요한 법적 지원이나 주거 지원, 전문교육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발굴, 부여함으로써 대상자의 삶에 통합적으로 접근함과 동시에 동료지원가의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들의 정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경우와 같이 공식적인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내에서 동료지원 활동에 대해 의료 수가를 지급하는 것[29]과, 정부 차원의 동료지원가 인증제 도입, 공공기관 정책자 등으로의 채용은 동료지원가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간접적인 지원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결과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적 조건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의 무게, 회복에 대한 의구심,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 3개의 범주가 포함되었다. 즉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활동의 시작으로 서비스 수혜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자로 역할을 하게 되면서 환자들로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리면서 이 호칭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담감은 참여자들의 동료지원가라는 치료자로서의 자신감을 더욱 위축시켜 동료지원가 역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특히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는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있으며, ‘선생님’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른에 대한 대표적인 존칭이다. 그리고 환자들은 자신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돕는 치료자를 어른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경향이 있으며, 부모나 선생님처럼 역할해 주기를 기대한다[30]. 참여자 중 일부는 동료지원 활동의 성공 여부에 회원의 인생이 걸려 있다고 하거나 자신이 회원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하였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가져오는 무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이 회복 과정 중에 있다고 인식하였으나, 때로 증상이 발현하게 되면 자신의 상태에 대해 민감해지고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Hurley 등[26]은 동료지원가가 역할 수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직면하여 회복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취약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한 바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해 편견이 있는 사회라는 맥락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Vandewalle 등[19]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과 사회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인식으로 동료지원가의 정체성이 가치저하 된다고 한 바와 같이,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처한 맥락적 조건도 역시 참여자들이 동료지원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었다. Wall 등[24]은 이러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동료지원가가 이러한 편견에 맞설 수 있도록 임파워먼트를 향상시키는 것이 요구된다고 제시한 바 이들을 위한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회복 과정에 대한 의구심, 조직 및 사회적 수준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주는 무게감과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 등 다양한 수준의 맥락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동료지원가의 역할이 개인적, 조직적, 사회적 차원의 도전에 봉착해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6]. 이에 동료지원가의 정체성 혼란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다차원적인 맥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개방하기’, ‘편안한 몸과 마음 유지하기’, ‘회원과 동행하기’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에 대해 개방하기’와 ‘회원과 동행하기’는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없는 치료자가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 선행연구[4, 6, 12, 31, 32]에서 강조되고 있다. 동료지원가가 회복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자신의 질병 경험과 심리적 고통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환자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신뢰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12], 환자에게 역할 모델을 제공하고 희망을 고취하여 결과적으로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4, 32]. 동료지원가가 자신에 대해 개인적 경험을 노출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32]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지원가의 질병에 관한 경험의 개방은 그들만이 제공할 수 있으며 환자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동료지원가가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기 노출의 적정한 균형을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탐색하고 이를 동료지원가의 교육과정에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참여자들이 회원과 동행한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활동을 하는 것 또한 동료지원가만의 독특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동료지원가와 환자 간에 맺는 관계가 일반적인 치료자와 맺는 관계와는 달리 친구와 같은 관계이며[11, 31], 동등하고 협력적이며 수평적인 관계라고 제시한 결과[1]와 일관된다. 참여자들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등 스스로를 돌보는 전략도 수행하였다. 정신건강분야의 실무자들은 업무 특성상 독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중요한데[32], 특히 동료지원가들은 낙인, 불명확한 역할, 소외감, 기술 부족, 훈련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흔히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동료지원가의 신체적, 심리적인 안녕 상태 유지를 위한 중재 개발과 자기 돌봄을 증진시키는 활동에 대한 경제적,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시작했을 때 전문성 부족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며 정체성 혼란을 경험했지만 스스로 전문성 계발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지원가에게 필요한 전문성 계발은 직업에 대한 자원이 되어 직업 정체감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33]. 따라서 동료지원가에게 요구되는 역량인 환자와의 전문직 경계와 관계 수립, 서류화 작업, 윤리의식, 갈등 해결 방법[32] 등에 대한 기본 교육은 물론 지속적인 보수 교육을 통해 이들이 직업적 자원을 축적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도록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중재적 조건은 ‘성공적인 동료지원가가 되고픈 의지’, ‘정신장애인으로서의 회원과의 동질감’과 ‘질병에 대한 수용’, ‘주변으로부터의 지원’이었다. 참여자들은 회원과의 동질감을 경험하였는데, 이는 선행연구에서 동료지원가가 환자들과 동질감을 느껴 환자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한 보고[11]와 유사하다. 특히 회원으로부터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동료지원가가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치료팀의 일원으로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제시한 선행연구[34]와 같이 참여자들도 회원들과의 동질감과 주변에서의 지원과 자신의 질병을 수용하면서 점차 회원들과 동행하는 친구 같은 존재로서 자신의 역할을 규정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통해 결과적으로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임을 경험하였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확장되었다. 일상에서도 삶의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며 희망을 가지고 더욱 적극적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동료지원가들이 환자를 지지하여 환자가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거나 환자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자신들이 쓸모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고 보고한 선행 연구[34]와 같이 참여자들도 회원들의 긍정적인 변화에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경험하였다. 또한 자신에게만 향해 있던 관심과 인식이 타인과 사회로 확장되고 타인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경험을 하였는데, 이는 동료지원 활동을 통해 자신이나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좀 더 관대해지는 등 심리적 성숙과 자기발달이 이루어진다고 한 보고[34]와 일관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참여자들은 과거와는 달리 삶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더욱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달라진 자신을 보면서 회복되어 가고 있음을 인식하였다. 이는 동료지원 활동이 환자의 회복뿐 아니라 동료지원가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선행 연구[8, 35]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동료지원 활동이 동료지원가 자신의 회복 과정도 이끄는 상호지지의 의미를 함축한다고 한 보고[25]와 같이 참여자들은 회원들의 회복을 돕는 일방향이 아닌 회원으로부터 자신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되었다는 상호적인 활동으로 동료지원의 의미를 인식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핵심범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여자들은 자신을 환자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치료자가 아닌 환우들과 동행하는 치유자로서 인식하고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정신장애인이면서 동료지원가라는 이름을 가지는 것은 직업이 그 개인의 정체성을 만드는 수단이 된다는 것[34]에 더하여 직업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본 연구는 일 지역에 국한된 동료지원가를 대상으로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나 동료지원가의 관점에서 그들의 동료지원 활동경험과 이에 영향을 주는 여러 조건들을 탐색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동료지원가의 전문성과 역량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둔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동료지원가의 명확한 역할을 정립하는 데 기반을 다지기 위해 동료지원가를 위한 표준화된 교육과정의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본 연구에서 도출된 전략을 중심으로 중재 방안을 개발하고 동료지원가들의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는 시도가 요구된다. 넷째, 동료지원 활동이 수혜자와 동료지원가에게 미치는 효과에 관해 종단적인 연구를 제언한다.
본 연구 결과 동료지원가로서 참여자들은 비장애인인 치료자가 접근하는 방법과는 다른 독특한 방법으로 환자의 회복 과정에 관여하며 자신도 스스로를 수용하고 성장하면서 동료지원가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지원은 현재의 회복지향 정신건강 서비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부응하며 인간중심 돌봄의 새로운 대안으로써 정신건강의 체계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건강의 회복에 대한 의미가 변화하고 당사자주의가 대두되며 동료지원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 본 연구의 결과는 동료지원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여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논문은 2020년 10월에 개최한 한국간호과학회 창립5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음.
This work was presented at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50th Anniversary Conference, October, 2020, Seoul, Republic of Korea.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FUNDING:This study was supported by Ajou University Medical Center (No. M-2019-C0460-00026).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Hyun MS & Nam KA & Kim H & Kim SY.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Hyun MS & Nam KA & Kim H & Kim SY.
Funding acquisition: Hyun MS.
Investigation: Hyun MS & Kim SY.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Hyun MS & Kim SY.
Resources or/and Software: None.
Validation: Hyun MS & Nam KA & Kim H & Kim SY.
Visualization: Hyun MS & Nam KA & Kim H.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Hyun MS & Nam KA & Kim H & Kim SY.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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