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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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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Nurs > Volume 52(4); 2022 > Article
Research Paper The Caring Experience of Family Caregivers for Patients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from the Family Members
Bang, Miseon , Kwon, Suhye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2022;52(4):435-450.
DOI: https://doi.org/10.4040/jkan.22043
Published online: August 31, 2022
1Department of Nursing, Kyungnam College of Information & Technology, Busan, Korea
2College of Nursing, Kosin University, Bus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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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e purpose of the study was to understand the care experiences of the family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LDLT) patients where the donation had occurred within the family.
Methods
Participants were eight family caregivers who cared for recipients and donors of LDLT.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rom November, 2020 to April, 2021. Data analysis was performed through a cyclical process of data collection and analysis by applying Giorgi’s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
Results
The five main components extracted from the experiences of the family caregivers were: "A double-edged choice to save the family", "The harsh daily life of liver transplantation care", "The yoke of double care on both shoulders", "The power to withstand the adversity of caring", and "The recovery and growth of life pursued by trusting each other".
Conclusion
The participants tried to do their best in their daily lives, while providing reassurance and care to the LDLT patients in the family; however, they expressed some worry and hardship while doing so.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caring experience of the family caregivers, which may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nursing interventions that will aid these caregivers in providing care to their LDLT family members. Furthermore, the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an integrated management program for LDLT patients in the family is required.


J Korean Acad Nurs. 2022 Aug;52(4):435-450. Korean.
Published online Aug 31, 2022.
© 2022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Original Article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
방미선,1 권수혜2
The Caring Experience of Family Caregivers for Patients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from the Family Members
Miseon Bang,1 and Suhye Kwon2
    • 1경남정보대학교 간호학과
    • 2고신대학교 간호대학
    • 1Department of Nursing, Kyungnam College of Information & Technology, Busan, Korea.
    • 2College of Nursing, Kosin University, Busan, Korea.
Received April 26, 2022; Revised August 11, 2022; Accepted August 12, 2022.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Derivs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d/4.0) If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retained without any modification or reproduction, it can be used and re-distributed in any format and medium.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e study was to understand the care experiences of the family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LDLT) patients where the donation had occurred within the family.

Methods

Participants were eight family caregivers who cared for recipients and donors of LDLT.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rom November, 2020 to April, 2021. Data analysis was performed through a cyclical process of data collection and analysis by applying Giorgi’s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

Results

The five main components extracted from the experiences of the family caregivers were: "A double-edged choice to save the family", "The harsh daily life of liver transplantation care", "The yoke of double care on both shoulders", "The power to withstand the adversity of caring", and "The recovery and growth of life pursued by trusting each other".

Conclusion

The participants tried to do their best in their daily lives, while providing reassurance and care to the LDLT patients in the family; however, they expressed some worry and hardship while doing so.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caring experience of the family caregivers, which may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nursing interventions that will aid these caregivers in providing care to their LDLT family members. Furthermore, the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an integrated management program for LDLT patients in the family is required.

Keywords
Liver Transplantation; Transplant Recipients; Living Donors; Caregivers; Qualitative Research
간이식; 이식수혜자; 생체기증자; 돌봄제공자; 질적연구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간이식은 간 세포암, 간경변증, 말기 간부전 등에 의해 정상적‍인 간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환자가 간을 기증받는 방법에 따라 뇌사 간이식과 생‍체 간이식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서도 생체 간이식은 기증 대‍기자의 사망률 감소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1]. 현재 국내 장기이식의 수준은 장기이식 술기와 면역억제제의 발전으‍로 이식 생존율이 눈부시게 향상되어 해외의 이식을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2].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 관리센터의 2019년 통계 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체 장기이식 4,299건 중 뇌사 간이식은 391건, 생체 간이식은 1,188건이었다[3]. 이와 같이 생‍체 간이식은 우리나라 전체 간이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뇌사 간이식에 비해 생존율이 높음과 동시에 시행건수 또한 많‍아 지속적으로 대기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4]. 인구 100만 명당 생체 간이식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1.14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9.93명에 달하여 상당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간이식이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3, 5]. 특히 뇌사자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기증만으로는 간이식 대기자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장기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므로[6],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생‍체 간이식이 더욱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2].

장기의 적출과 이식이 적법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제정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증자 선정에 있어서도 복잡한 평가 절차가 요구되기 때문에[4] 우리나라의 생‍체 장기기증은 주로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또는 4촌 이‍내의 친족 간에 이식이 이루어지고 있다[3]. 우리나라 생체 간 기‍증의 실태를 살펴보면, 간이식이 필요한 수혜자는 간 경화나 간‍암을 앓는 40~60대 연령의 환자 군이 대부분이며[7] 이를 위해 수혜자의 직계비속, 즉 자녀가 부모에게 간을 기증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4]. 이와 같이 가족 간의 유대가 강한 우리나라의 문‍화 속에서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함으로써 효도를 실현하고자 한다[8].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생체 간기‍증은 한 가족 내에서 수혜자와 기증자가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이에 따라 그들을 동시에 간호해야 하는 가족에‍게는 여러 측면에서 돌봄에 대한 책임이 가중될 수 있다.

간 질환으로 인하여 가족 구성원이 간이식을 받게 되었을 때 가족돌봄제공자는 가족의 기증 준비 과정부터 기증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가적인 돌봄 부담을 떠안‍게 되고[9] 환자의 수술 결과에 따라 가족돌봄제공자들의 불안‍과 우울은 증가함과 동시에 삶의 질은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10, 11]. 더욱이 우리나라 생체 간이식의 경우 수혜자와 기증자가 대부분이 혈연관계인 점을 감안할 때[3] 이들을 돌보는 가족의 돌봄 부담과 삶의 질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간이식 가족의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간이식 환자의 가족과 관련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국내 연‍구로는 간이식 환자 가족의 삶의 질 영향요인을 조사한 양적연구‍[9], 국외 연구로는 간이식 수혜자 가족돌봄제공자의 스트레스‍[12],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의 대처 전략[13], 이식 가족돌봄제‍공자의 심리적 고통[14], 간이식 전후의 돌봄제공자의 삶의 질 및 심리사회적 기능[11] 등에 관한 양적연구들이 다소 수행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연구들은 참여자의 주관적인 돌봄 경험의 심층적인 이해를 돕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간이식 환자의 가족돌‍봄에 대한 질적연구는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으며, 국외 질적연구로는 간이식 수혜자를 돌보는 주 돌봄제공자의 스‍트레스 경험[15, 16], 생체 간이식을 받은 자녀를 둔 부모와 돌봄‍제공자의 경험[17] 등의 연구가 진행되어 간이식 환자 가족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위의 언급된 연구들은 뇌사자 또는 생존 중인 타인의 간을 기증받은 수혜자‍만을 돌보는 가족의 돌봄 경험을 다루고 있어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한 가족 내 두 명의 환자 즉,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는 가족의 독특한 경험을 이해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의 가족은 간이식을 받은 환자들‍이 수술 후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돕는 가장 가까운 지지체계로‍써 복합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들의 돌봄 부담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지속된다[12]. 따라서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기증‍자와 수혜자,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경험은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18], 본 연구를 통하여 뇌사 간이‍식이 주를 이루는 서구에 비해 대부분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에 대한 의미와 본질은 어떠한지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은 아무것도 더해지거나 감해‍지지 않은 참여자들의 주관적이고도 생생한 경험에 집중하고, 그 경험의 의미를 개별적이고 상황적인 맥락 속에서 있는 그대로 기‍술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을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한 총체적인 접‍근법이다. 이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수혜자뿐만 아니라 기증자‍까지 동시에 돌보아야 하는 독특한 상황에서 가족이 경험하는 돌봄의 의미와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하여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의 의미와 그 본질을 밝힘으로써 이식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을 탐색하여 그 본질을 드러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 질문은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의 경험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탐구하기 위해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이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고 퇴원한 지 최소 6개월 이상 경과한 수혜자 및 기증자와 동거하거나 이들‍을 함께 돌보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일상을 공유하는 8명의 가족돌봄제공자이다. 간이식 환자는 퇴원 후에도 혈역학적 변화, 각종 합병증의 위험 등으로 의료기관에서 간헐적으로 집중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고 수술 후 3~6개월 동안은 다량의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한 감염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이므로[2] 참여‍자가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의 급성기 경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스스로의 경험을 반추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하여 최소 6개월 이상의 기준을 적용하였다.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자신의 경험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나누기에 적합한 대상자를 선정하고자 목적‍적 표집법으로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은 일개 대학병원의 간담췌외과 전문의와 이식 코디네이터에게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 설명 후 생체 간이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소개받았으며, 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자를 선정하였다.

3. 자료수집

본 연구자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약 6개월간 참‍여자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각 면담은 자발‍적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참여자들의 요구에 따라 그들의 집 근‍처 공원의 벤치 또는 카페 등의 편안한 장소로 방문하여 진행하‍였다. 면담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언제든 중지할 수 있으‍며, 필요시 추가 면담을 할 수 있음을 사전에 설명하였고, 집에 두고 온 가족들을 걱정하는 참여자들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 등‍을 면밀히 살피며 참여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면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참여자별 면담 횟수는 개인당 2~4회로 대면 면담은 총 10회 실시하였고 비대면 면담은 총 7회 실시하였다. 개인 심층면담의 목적은 각각의 참여자로부터 핵심 문제를 충족‍하는 포괄적이고도 깊이 있는 자료를 얻는 데 있으므로[20] 대‍면 면담 시에는 간략하고 명확한 질문을 사용하였으며 1회 대면 면담은 최소 1시간에서 최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면담 기간이 COVID-19 팬데믹 상황임을 고려하여 대면 면담의 경우‍에는 면담 전에 본인을 비롯하여 참여자의 발열, 호흡기 증상이 없는지 확인하였으며,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손 소독을 실시하‍는 등 COVID-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면담을 진행하였‍다. 한편, 연구 현상과 참여자의 경험을 좀 더 심층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추가 면담을 의뢰하였으나 감염과 면역관리에 취약한 간이식 가족들을 돌보아야 하는 참여자들이 대면 면담으로 인한 감염에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 전화 면담을 실시하였으며(총 7회, 1회 면담 소요시간은 30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 소요),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중 카카오톡을 사용하여(총 4회) 자료의 확인을 위한 간단한 질문을 하였다.

면담은 본 연구자가 직접 시행하였으며 “가족 간 생체 간이식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고 계시는데 그 경험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는 비구조적이고 개방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였‍으며 그에 대한 부가적인 질문으로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이 결‍정되었을 때 어떤 경험을 하였습니까?”,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간호하면서 경험한 느낌이나 생각은 무엇이었습니까?”,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면서 당신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등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관점과 시각에서 경험에 대‍하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격려하였으며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는 자료의 포화 시점까지 자료수집과 분석을 진행하‍였다. 면담 내용은 모두 녹음하였고, 연구자는 참여자의 언어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변화, 억양이나 행동, 표정 등의 비언어적 표‍현까지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를 현장기록 노트에 메모함으로‍써 자료의 분석 시 면담을 했던 순간의 느낌을 회상하며 이를 충‍실히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료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녹음된 내용은 본 연구자가 참여자의 언어를 그대로 필사하여 반복해서 읽고 분석하였으며, 추가적인 질문이 필요한 부분은 다음 면담 시에 확인을 하여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4. 자료분석

필사한 자료는 Giorgi [19]의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고,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순환적인 과정‍을 거쳐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 자료의 총체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과의 면담 내용을 본 연구자‍가 직접 필사한 후 개방적인 자세로 텍스트를 전체적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였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경험이 어떠한지 확인하였다. 두 번째,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의 의미를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진술내용‍을 반복적으로 읽는 동시에 현상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 현상학적‍이고 간호학적인 관점에서 참여자가 기술하는 다양한 의미단위‍를 구분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또한 참여자의 경험이 무엇인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참여자의 언어로 표현된 의미단위들을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과 관련된 학문적 언어로 전환하여 기술하였다. 세 번째, 연구 참여자의 표현을 학문적 용어로 변형하고자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두고 간호학적 차원에서 적절한 표현이 얻어질 때까지 자유변형과 반‍성 과정을 거쳐 학문적인 용어로 변경시켰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자는 학문적 용어로 변형된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경험이 현상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현상학적 환원의 자세‍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이에 의미단위들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검토하고 분류하여 주제별로 유사한 개념을 묶어 하위 구성 요소를 도출하였으며, 전체 참여자의 관점에서 구성요소를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전환된 의미단위를 기초로 하여 구성요소들‍을 하나의 일반적 구조로 통합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자는 면‍담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구성요‍소들 간의 관계 분석과 재배치를 반복한 결과 이론적 표현으로 변형된 의미단위들을 범주화하고 그 구성요소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일반적 구조를 진술함으로써 분석을 완료하였다.

5. 연구의 타당성 확보

본 연구는 연구결과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Lincoln과 Guba [21]가 제시한 평가 기준을 사용하였다. 먼저 연구 현상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선정 후 그들이 경험한 현상을 솔직하게 표현하여 면담 내용의 누락이나 왜곡 없이 그대로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필사 내용과 분석결과를 연구참여자 3인에게 보여주고 최종 분석결과‍가 그들의 체험을 충실하게 반영하는지 참여자 확인(member check)을 받았다. 본 연구자는 공동연구자 1인과 함께 자료를 분‍석한 후 분석 결과에 대한 차이점 등을 토의하여 합의를 이루어 나가며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과 질병과 관련된 특성 등을 제시하였‍으며,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 3인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의‍미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를 통해 연구의 적합성을 높였다. 참여‍자들의 진술이 이론적 포화상태에 이르기까지 자료수집과 분석‍의 과정을 순환적으로 반복하였다. 또한 실제 참여자들의 면담 내용을 연구결과에 인용함으로써 현실을 풍부하게 묘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 과정의 상세한 기록과 면접과 필사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연구목적, 연구방법, 자료수집 및 분석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였으며, 자료분석 과정에서 Giorgi [19]‍가 제시한 연구방법을 준수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의 해석과 분석과정에서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면담 내용을 여러 번 읽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중심의미로 요약한 후 최종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공동연구‍자와 간호학과 교수 4인의 검토 후 의견이 합의되었을 때 하나의 범주로 코딩되었고, 최종 결과는 3회 이상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진 후에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연구 주제에 대해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선이해나 편견 등을 사전에 연구노트에 기술하여 검토‍하였다. 또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해석과 가‍정을 괄호치기(bracketing)함으로써 자료를 신선한 눈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함으로써 연구의 확증성을 유지하였다.

6.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자(Bang M.)는 일 대학병원에서 12년 동안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혈연관계인 수혜자와 기증자가 같은 시간, 장‍소에서 수술을 받는 생체 간이식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청년 생체 간이식 기증자의 경험에 대한 질적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수혜자와 기증자들을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의 돌봄 경험을 이‍해하는 데 민감성을 높일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박사학위 과정‍에서 질적연구 능력을 신장하고자 질적연구방법론과 분석론 교‍과를 이수하였으며, 질적연구의 실제와 방법론적 지식을 함양하‍고자 질적연구 학회에서 주최하는 질적연구 방법론 워크숍에 참‍석하였다. 또한 질적연구와 관련된 국내외 문헌을 폭넓게 고찰하‍여 질적연구 수행을 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최‍근에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총 네 편의 질적연구를 학회지에 게재한 바 있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자료 수집 전 연구 참여자의 권리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2019년 6월 19일에 고신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최초승인(KU IRB 2019-0043)을 받았고, 이후 연구의 지속을 위해 지속승인(2020년 11월 11일)을 받았으며 총 연구기간은 2019년 6월 19일부터 2021년 11월 5일까지로 총 2년 5개월이었‍다. 참여자와의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자는 연구목적과 신분‍을 밝히고 언제든지 연구과정에서 참여철회를 요청할 수 있으며, 면담 내용은 녹음을 하게 될 것과 연구와 관련된 익명성 보장과 비밀유지를 약속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참여자의 개인정보를 코‍드화하여 필사할 것이며 개인 식별 가능 정보를 삭제 후 활용할 것을 설명한 후에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후속 면담은 전화 또는 SNS를 사용하였고, 연구자의 핸드폰과 컴퓨터에 패스워드를 설‍정하여 비밀을 유지하였다. 면담 후 연구 참여자에게는 참여에 대한 보답으로 소정의 상품권을 제공하였다.

연구 결과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 총 8명으로, 남성이 2명, 여성이 6명이었다. 참여‍자들의 평균연령은 44.3세로 최저 28세에서 최고 63세였으며 20대 3명, 40대 2명, 50대 2명, 60대 1명으로 구성되었고, 결혼 상태는 기혼이 4명, 미혼이 4명이었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7명,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1명, 종교는 기독교가 1명, 불교‍가 2명, 무교가 5명이었다. 참여자와 수혜자와의 관계는 배우자 3명, 자녀 4명, 의자매 1명이었다. 참여자들 중 한 명은 생체 간‍이식의 실패로 뇌사자의 간을 재이식 받았다. 참여자들이 돌보는 가족의 간이식 후 경과 기간은 16개월에서 43개월의 분포를 보‍였고, 간이식 후 평균 돌봄 기간은 2년 3개월이었다(Table 1).

Table 1
The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1. 연구 참여자의 상황적 구조기술

Giorgi [19]의 현상학적 분석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여 5개의 구성요소와 18개의 하위 구성요소로 도출되었다. 연구결과로 도‍출된 구성요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양날의 선택”, “간이식 간‍병의 혹독한 일상”, “양 어깨로 짊어진 이중 돌봄의 멍에”, “돌봄‍의 역경을 견디게 하는 힘”, “서로를 든든히 믿으며 추구하는 삶‍의 회복과 성장”이었다(Table 2).

Table 2
The Caring Experience of Family Caregivers for Patients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from the Family Members

1) 구성요소 1: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양날의 선택

참여자들은 서둘러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가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마음은 더욱 절박해져 생체 간이식을 위‍한 가족 내 기증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참여자들‍은 오로지 아픈 가족을 살려야만 한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식 절차를 진행해야 했으며,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간이식을 위해 수술실에 가족들을 들여보내고도 기다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참여자들은 깊은 무‍력감을 느꼈고 소중한 두 가족을 동시에 잃게 될까 불안에 떨며 죽음의 그림자와 씨름하였다. 이와 관련된 하위 구성요소는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 위기에 당혹스러움’, ‘절박한 마음으로 간이‍식을 받아들임’, ‘가족 중 기증자를 결정하며 억장이 무너짐’, ‘급‍류를 탄 듯 휘몰아치는 간이식 절차를 견딤’, ‘소중한 가족들을 동시에 잃을까 두려움’으로 도출되었다.

(1)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 위기에 당혹스러움

참여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어 시커먼 피를 토‍하는 가족을 데리고 혼비백산하여 병원으로 달려갔다. 엄청난 양의 토혈로 인해 얼굴색마저 하얗게 질려버린 아픈 가족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중환자가 된 듯 여러 가지 검사를 받게 되‍었고,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참여자들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검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와 같이 간 경화와 간‍암을 오래도록 앓아온 가족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그들의 곁에 선 참여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 아저씨가 속이 메스껍다더니 갑자기 속에서 뭐가 올라와서 토를 했는데, 시~커먼 그게 다 피라고 내한테 전화가 왔어요. 너무 놀래가꼬 집으로 뛰어가 보니 피를 너무 많이 토해서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가지고… 응급실에 달려가면서도 아주 난리가 났어요. 급히 검사를 해보니깐 몸속의 피가 다 빠져나가서 조금만 더 늦었으면 죽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참여자 5)

(2) 절박한 마음으로 간이식을 받아들임

모든 참여자들은 함께 지내온 가족과의 헤어짐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하루가 다르게 꺼져가는 듯한 가족의 생명 앞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기를 막연‍히 기다리는 중에도 가족의 건강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었고, 이‍에 참여자들의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참여자들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듯 간이식을 결정하였다.

간이식을 안 하고 이대로 있다가는 3개월… 그 이후에는 간이 너무 나빠져서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는 저희 곁에 엄마가 없을 거라고… 엄마가 돌아가실 거라고는…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간이식을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자 2)

완전 절박했지요. 무조건 어떤 행동이든 취해야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픈 사람을 치료하면 살 수 있는데, 마냥 기증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고 무조건 간이식을 해야 하겠다고. (참여‍자 3)

(3) 가족 중 기증자를 결정하며 억장이 무너짐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뇌사자의 간 기증을 기다리기에는 환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의료진의 말에 참여자들은 가‍족 내에서 기증자를 구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까지 이르렀다. 절‍체절명의 위기 가운데 결국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은 자신의 나이‍가 어리고 몸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아픈 가족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간 기증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이와 같은 기증 후보자의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참여자들은 가족 기증 외에는 대안을 찾을 수 없는 기증자 결정의 과정에서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경험을 하였다.

어떻게 자식한테 간을 달라는 소리를 합니까? 남편이 아무리 아파도 아들 간은 떼 주기 싫더라고요… 근데 다른 기증자도 찾을 수가 없고, 지금 우리 아저씨 상태로서는 (뇌사자가) 언제 나타날 지도 모르는데 젊‍은 사람이니까 그리 보낼 수도 없고 막상 닥치고 발등에 불 떨어지니깐 할 수 없이 애한테 의논하게 되더라고요… (중략) “엄마 내가 기증하면 되지 뭐가 문제예요”라고 하는데 눈물이 펑펑 흐르더라고요. (참여자 5)

(4) 급류를 탄 듯 휘몰아치는 간이식 절차를 견딤

참여자들은 아픈 가족과 함께 응급실 방문을 시작으로 수많은 일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큰 혼란에 빠졌고, 가족의 간이식 결‍정부터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오로지 아픈 가족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간이식이라는 구명보트를 탈 수밖에 없‍었으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급류를 탄 듯 휘몰아치듯 진‍행되는 간이식 절차를 견뎌야만 했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촌‍각을 다투듯 변하는 낯선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틈도 없이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내다보니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사실은 기억이 안나요. 갑자기 안 좋아져서 입원해야 되고, 간이식 해야 되고… (한숨…) 우리 아저씨가 간성 혼수 오는 바람에 일주일 당겨‍서 해서 갖가지 검사들을 일사천리로 해버리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고 모든 일이 바쁘게 다 지나가버려요… 마음의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급‍하게 수술을 해버리고… 특별한 감정의 변화를 겪을 여유조차 없이 수술‍하고 나와서는 중환자실에 아이랑 남편이 누워있고… (참여자 5)

간이식을 결정하고부터 너무 정신이 없어가지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를 않아요. 어려운 설명들을 하시면서(가족의 생명이랑 관련된) 중요한 순간마다 저보고 급하게… 결정을 하라고 하‍는데,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견디고… (참여자 7)

(5) 소중한 가족들을 동시에 잃을까 두려움

참여자들은 간이식을 받기 위해 사랑하는 두 가족을 동시에 수술실로 들여보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깊어져 가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기‍나긴 수술 시간 동안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였지만 오랜 기다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온 몸‍을 엄습해오는 죽음의 두려움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소중한 가족들을 동시에 잃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으로 수술‍실 앞을 지키며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가족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였다.

수술실에 가족들이 들어갔을 때 그 안을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한 두려움이었어요. 사랑하는 가족을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보내놓고 외롭고 무서웠어요… (긴 침묵… 흐느껴 움) 오롯이 혼자‍서 그 시간들을 감당하는 게… 하나님께 두렵고 힘들다고 고백했어요… 아들과 남편 수술이 잘 되어 살아나오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기다림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그 시간이 참 힘들더라구요… (참여자 4)

간이식 받을 때 기증자인 딸이 수술실에 울고 들어가니깐 어린 딸아‍이의 간을 받아야 하는 집사람도 울고, 나도 울고… (중략) 수술 예상시‍간이 훨씬 더 지나도 끝날 기미가 안보이니깐 뭔가 잘못된 건가 싶어서 너무 불안해지는 거예요. 수술실 앞에 보호자 대기실에서 계속 기다리‍는데 두 사람이 다 걱정이 돼서 생수병 하나 달랑 들고 하루 종일 수술‍실 앞을 서성였어요. (참여자 8)

2) 구성요소 2: 간이식 간병의 혹독한 일상

간이식 수술을 받은 수혜자와 기증자의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합병증과 후유증이 속출하면서 이들을 돌보는 참여자들은 또 다른 시련에 봉착하였다. 참여자들은 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보증수표로 여겨 다급하게 간이식을 선택하였‍으나 ‘간이식을 괜히 했나’ 하는 후회를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또‍한 참여자들이 가족들을 간호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자신의 애환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것이었고 간이식 간병의 혹독한 일상은 끝없이 지속되었다. 이와 관련된 하위 구성요소는 ‘위중‍한 수혜자의 손과 발이 됨’, ‘상상치 못한 합병증 앞에 마음 졸‍임’,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속앓이’로 도출되었다.

(1) 위중한 수혜자의 손과 발이 됨

참여자들은 오랜 시간 간이식을 받고 나온 가족들을 만났고 큰 고비를 넘긴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이후로 퇴원한 수혜자의 돌봄은 오‍롯이 참여자들의 몫이 되었다. 수혜자의 손과 발이 된 듯 가족의 곁을 지키며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투여를 하는 등 혈당관리‍와 간염 치료약 투약을 도왔으며 수혜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심장이 철렁거리는 듯한 경험을 하였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가정으로 돌아와서도 위중한 상태의 수혜자를 돕느라 고된 일상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가 당뇨가 있으셔가지고 혈당 재고 인슐린도 맞아야 하는데, 엄‍마가 그런 걸 잘 다룰 줄도 모르고 손이나 다리에 힘이 없으니깐… (중‍략) 간이식 후에도 당뇨관리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엄마가 C형 간염‍도 있다 보니 C형 간염 치료약까지 챙겨드려야 했어요. (참여자 2)

수술을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집에 와서도 간이식을 받은 환‍자를 케어 하는 게 되게 복잡하더라고요. 자다가도 일어나서 시간 맞춰‍서 주사 맞고 여러 가지 약들 챙겨드리고 해도 갑자기 저혈당이 와서 당‍황스러웠고요. 몇 개월 전에는 갑자기 몸이 안 좋으셔가지고 앰뷸런스 타고 병원으로 실려 가셔서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참여자 6)

(2) 상상치 못한 합병증 앞에 마음 졸임

참여자들은 간이식만 받고나면 가족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가 걷힐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가족의 건강 회복‍을 위한 참여자들의 간절한 염원을 비웃듯 가족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히든카드라고 생각했던 간이식은 온갖 후유증으로 수혜‍자와 기증자,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참여자들을 출구 없는 궁지에 몰아넣은 채 더욱 혹독하게 괴롭혔다. 수혜자들은 간이식을 받은 후 면역억제제 투약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우울‍증과 무력감을 호소하였고, 이를 돌보는 참여자들은 간이식 가‍족들의 신체적 간호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간호까지 감당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의 간이식 가족의 돌봄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간이식만 하면 괜찮아지겠거니 했는데,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가 않아‍요. 아버지는 다시 입원하셨고… 저혈당에 열도 계속 나고 있고… 무슨 합병증이 이렇게 많은지… 아버지가 그때는 간만 안 좋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아예 감기는 달고 있고 괜찮던 심장이랑 폐도 아프신데 이‍게 가벼운 병이 아니니깐 어려워요. 우리만 이렇게 힘든가… 아빠가 너‍무 힘들고 아파하시니깐 수술도 괜히 했나 싶어요. (참여자 1)

수술 받고 난 뒤에도 힘이 없고 전과 다르게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아‍져 버린 거잖아요. 간을 수혜 받은 한두 달 사이에 상실감이 굉장히 큰‍지 엄마가 우울증을 겪었거든요… (중략) 간이식을 받고도 면역 억제제‍를 먹고 있기 때문에 밖에 함부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갇혀 있다 보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엄마가 행여나 잘못된 생각을 할까봐 너‍무 두려워서 부들부들 떨었어요. (참여자 3)

(3)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속앓이

참여자들은 주변에 간이식을 경험해 본 이들이 없어 가족 내‍에서 간을 기증하고 수혜 받은 두 가족을 돌보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거나 이해해 줄 사람이 없음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 심지어 참여자들은 큰 수술을 받은 후 회복중인 수혜자와 기증자 또한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이 버겁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되어 함께 지내는 가족들에게조차도 자신의 고된 마음을 나눌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이식 가족들을 돌보는 애환을 가슴속에 쌓아두었다가 홀로 삭이는 등 그 누구도 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내 주위에서도 가족 간에 간이식이라는 거를 한 번도 경험한 사람이 없고, 이식한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어요. 남편은 오늘 내일 죽는다 하‍고 아들은 또 저러고 있는데,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모든 걸 나 혼자 결‍정할 수밖에 없어요. 타들어가는 내 속은 아무도 몰라요. 앞이 안 보이‍는 상황 속에서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그래서 가슴이 뭉치고 아픈 게 결국 홧병이 생겼어요. (참여자 5)

3) 구성요소 3: 양 어깨로 짊어진 이중 돌봄의 멍에

참여자들은 간이식 수술을 마친 가족들을 만난 것을 기뻐할 틈도 없이 수혜자와 기증자의 이중 간병을 홀로 감당하는 주 보‍호자가 되었고, 이내 자신의 삶을 잃어가고 있었다. 수혜자를 돌‍보느라 도움이 필요한 기증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되면서 참‍여자들은 가족을 위한 희생양이 된 기증자에 대한 미안함을 느‍꼈고, 특히 기증자가 참여자의 자녀인 경우 이러한 마음들은 더‍욱 가중되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두 가족의 회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면서도 가장의 역할까지 감당하느라 몸과 마음이 급격히 소진되는 등 이중 돌봄의 멍에에 짓눌렸다. 이와 관련된 하위 구‍성요소는 ‘두 명의 환자를 홀로 돌보는 중압감’, ‘돌봄의 차순위‍가 된 기증자를 향한 마음의 빚’, ‘간병의 책임에 더해진 생계의 무게’, ‘가족의 회복과 나의 건강을 맞바꿈’으로 도출되었다.

(1) 두 명의 환자를 홀로 돌보는 중압감

참여자들은 수혜자와 기증자를 돌볼 수 없는 나머지 가족들‍을 대신하여 두 가족을 동시에 돌보는 이중 간병의 책임을 맡게 되었으며 타 질환에 비해 훨씬 돌봄 부담감이 큰 이식 가족 간호‍에 대한 어려움과 간이식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는 이중 간병의 고통을 호소하였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한 집에 누워‍있는 두 가족을 자기 한 몸으로 챙기는 것이 매우 버거웠으며, 이‍중 간병의 책임을 맡게 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체 간이식은 간을 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보통은 가족이구요… 두 사람을 동시에 돌봐야 되는데 두 사람을 향한 헌신과 감정을 보호자 한 사람이 나누어서 써야 해요. 그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예요. 제 경우‍에는 같이 돌봐줄 수 있는 다른 가족이 없었어요. 환자는 둘인데 돌볼 수 있는 보호자는 저 혼자 밖에 없다 보니깐… 내가 두 가족의 간호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 생각하니 굉장한 무력감에 빠지고… (참여자 4)

집사람이 몇 년 전에 직장암에 걸렸을 때도 제가 간호를 했었는데, 암‍환자 간호는 간이식 하고나서 간호하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예‍요. 아파 누워있는 가족 둘을 내 한 몸으로 챙기는 게 보통 일이 아니고 집사람은 섬망도 너무 심해서 쌍욕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더라고요. 혼‍자서 일하랴 가족들 간호하랴 정신없이 사는 게 답이 없으니 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모두 내팽개치고 도망 가버릴까 했‍어요. (참여자 8)

(2) 돌봄의 차순위가 된 기증자를 향한 마음의 빚

참여자들은 아픈 가족의 생명을 살리고자 건강을 위협받을 것‍을 알면서도 간 기증이라는 큰 결심을 해준 기증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건강인이었던 기증자들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의 약 70%를 수혜자에게 기증하는 큰 수술을 받았지만 참여자들은 상태가 더욱 위중한 수혜자를 챙기느라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도 돌봄의 차순위가 된 기증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무거운 마음의 빚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었다.

아들을 부모의 필요에 의해서 배를 갈라 아프게 해놓고서는 눕혀놓고 돌보지도 못하는 저의 마음은 너무… (흐느껴 움) 미안하더라고요… 내‍가 아빠만 돌보고 있고, 아들은 돌봐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아이 혼자서 모든 고통을 감내시켜야 하는 게 가슴이 아프고 힘들어요… (침‍묵… 흐느껴 움) (중략) 나는 평생 동안 아이의 몸에 난 상처와 아픔을 곁에서 함께 보아야 하고… 기증으로 인한 부작용과 당하게 될 불이익이 걱정이 돼서 미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 (참여자 4)

우리 딸은 너무 말랐는데, 기증하고 나서는 입맛이 없는지 밥도 하루‍에 한 끼 밖에 안 먹을라고 해서 저러다가 쓰러질까 노심초사고요. 몸도 간지럽고 여기저기 힘이 드는지 짜증이 나나 봐요. 간을 기증한지 일 년‍이 넘었는데도 제 몸이 힘드니깐 일을 못하잖아요… 딸에 대한 마음이 무거워서 더 잘 챙겨주고 싶은데도 섬망이 와서 난리를 치고 있는 아내‍를 챙기다보면 우리 딸은 늘 뒷전이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지금도 너무 미안해요. (참여자 8)

(3) 간병의 책임에 더해진 생계의 무게

참여자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지던 가장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줄어든 가계 수입으로 힘겨운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급격히 나빠진 가족의 건강으로 급하게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을 받게 되면서 수혜자와 기증자의 병원비 부담까지 이중으로 떠안게 되었다. 이와 같이 간이식 환자들의 가족은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간호하는 것만으로도 타 질병을 가진 환자의 보‍호자들에 비해 갑절의 수고를 하는데, 두 가족의 간병과 더불어 생계유지를 위한 가장의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어깨가 짓눌리는 듯한 경험을 하였다.

집에 있는 거 이것저것 모두 다 팔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죠… 저는 생활비라도 보탬이 되어보고자 남편을 간호하면서도 식당이나 공장에 가서 일을 합니다. (중략) 생활비도 문제지만 병원비 부담이 제일 크지‍요. 보호자는 아픈 가족들 간병만 해도 힘이 드는데, 간병하면서 생계를 걱정하는 가장 노릇까지 하려니 그 고생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지요. (참‍여자 4)

애 아빠가 아픈 바람에 내가 혼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제일 힘들었어요. 간 때문에 병원은 계속 다녀야 되고 커가는 애들은 애‍들대로 돈이 들어가고… 혼자서 아무리 애를 써도 수입이 줄고 빚을 지‍게 되잖아요. (중략) 빚이 빚을 부르고 하니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는지 혈압이 올라가꼬 혈압 약을 먹고 있잖아요. 앞으로도 경제적인 부담은 나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일 것 같아요. (참여자 5)

(4) 가족의 회복과 나의 건강을 맞바꿈

참여자들은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주어진 자‍신의 몫을 감당하며 아픈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가족들을 간호하느라 자신에게 찾아온 갱년기조차도 마음을 쓸 수 없을 만큼 삶의 여유가 없었으며, 그나마 남아있던 체력조차 방전되어 자신의 건강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와 같이 혼자 몸으로 두 명의 가족을 돌보아야 했던 참여자들은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속도 또한 두 배로 빨라졌고, 결국 가‍족의 간호를 이중으로 감당하는 것이 힘에 부친 나머지 건강의 이상 신호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가족들 간호하는 일을 24시간을 감당하고 있다 보니 먹으면 배 아프‍고 설사하고, 먹고 싶지도 않고 삼키기조차 힘들었어요. 몸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힘듦이 너무 커서 환자가 살 빠지는 것만큼 저‍도 체중이 줄고… 아픈 가족들보다 제가 먼저 쓰러질까봐 주위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많이 힘들었어요… 나도 이제 갱년기가 왔는데, 나에‍게 내가 없고… 갱년기가 지나가는지 어쩌는지… 가족을 돌보는 내 삶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드니깐 그런 걸 생각할 여유도 없이 살고 있어요. (참‍여자 4)

4) 구성요소 4: 돌봄의 역경을 견디게 하는 힘

참여자들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가족들 때문에 낙심할 때도 있었지만, 가족의 건강 회복을 삶의 목표로 삼아 꿋꿋이 정진해 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경제적인 문제와 돌‍봄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느라 마음이 무거웠으나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위로와 절대자를 의지하며 다시 일어나고자 하였다. 이와 관련된 하위 구성요소는 ‘삶의 이유가 되는 가족의 존재’, ‘의료진‍을 향한 전폭적 신뢰’, ‘절대자를 붙들며 다시 일어섬’으로 도출되‍었다.

(1) 삶의 이유가 되는 가족의 존재

참여자들은 가족들이 예전과 같이 건강을 되찾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을 삶의 이유이자 큰 숙제로 여겼다. 또한 참여‍자들은 간이식을 계기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고, 그들 곁에 가족이 있는 한 가족이 회복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돌봄의 책임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두 가족을 간호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자신의 곁에 있는 가족의 존재로 인해 절망 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자식이라면 누구든지 직장을 쉬는 한이 있더라도 부모님을 케어 하지 않았겠습니까? 제가 건강하지 못해서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하지 못한 것이 매우 죄송하기도 하고, 또 아픈 가족들을 돌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가족들이 건강을 되찾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바램이고,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이지요. 간이식을 계기로 가족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여자 7)

(2) 의료진을 향한 전폭적 신뢰

참여자들은 아픈 가족이 삶과 죽음의 사이를 오가던 날부터 오늘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족을 진료해주는 의료진들의 모습‍을 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경험을 하였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영원히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참여자들에게 “내가 살려 드릴게요!”라는 의료진의 확신에 찬 말 한마디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도록 돕는 활력소가 되었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의료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함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었고, 가족의 건강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가족들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였다.

생사를 오가다 보니깐 저희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의료진밖에 없‍잖아요. 너무 고마운 거는 의료진들이죠… 환자들한테 헛으로 안하고 최선을 다해서 진료해주시는 모습에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는 믿음이 100% 가더라고요. 이분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되겠다. 저는 의료진들 태도나 말 한 마디에 진짜 민감하고 믿음이 오고가는 거예요. 돌이켜 보‍니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참여자 3)

제일 희망적인 이야기는 교수님이 우리한테 “내가 살려줄게요” 하니‍깐, 우리 집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꼭 살려줄 테니깐 열심히 사세요” 하면서 용기를 주셨어요. 우리는 그 말만 믿고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참여자 8)

(3) 절대자를 붙들며 다시 일어 섬

참여자들은 삶의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진 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가족의 죽음 앞에서 너무 다급했던 나머지 간절한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기도를 함으로써 다시 일어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참여자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때문에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두려웠던 마음들이 기도를 할수록 다시 평안해‍지는 놀라운 경험들을 하였다.

사람이 죽음 앞에 서면 모든 신을 다 찾게 되더라고요. 내가 믿는 종‍교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제발 우리 가족 생명만 건지게 해달라고 내 상‍황이 너무나도 급하니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려서 신이라‍는 신은 다 부르면서 기도를 했어요. 그만큼 가족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참여자 2)

삶의 무게… 무게… 는 말도 못합니다. 두 가족 간호하면서 벌어먹고 살려니 내 어깨가 너무 무거워서… 나는 힘들 때마다 딴생각 안 하고 절‍에 가서 불상 부처님 앞에서 기도를 많이 하거든요. 힘들어서 울고 싶으‍면 절에 가서 기도하면서 울고… 그 힘으로 많이 버틴 것 같아요. 엄청 스트레스 받고 우울했던 감정이 절에 가서 기도하고 스님한테 하소연 하‍고 오면 마음이 풀리더라고요. (참여자 5)

5) 구성요소 5: 서로를 든든히 믿으며 추구하는 삶의 회복과 성장

참여자들과 그의 가족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를 경험한 이‍후로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자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관리를 위해 애쓰는 수혜자와 기증자‍의 모습은 참여자와 그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참여자들은 가족을 간호하느라 힘든 중에도 수혜자와 기증‍자 그리고 자신이 한 팀이 되어 서로를 믿고 지지하며 삶의 회복‍과 성장을 추구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하위 구성요소는 ‘서로‍를 지탱하는 삼인조 운명공동체’, ‘끝까지 부여잡는 희망의 끈’, ‘돌봄을 통해 키우는 삶의 담력’으로 도출되었다.

(1) 서로를 지탱하는 삼인조 운명공동체

참여자들은 회복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애쓰는 수혜자의 모습‍을 보며 돌봄의 수고를 묵묵히 감당하였으며,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기증자 또한 건강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등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데 더욱 집중하였다. 즉, 수혜자는 기증자인 아들이 건강을 챙기는 모습에 힘을 얻었고, 가족들은 자신의 건강을 되‍찾고자 애쓰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고생스러운 시간들을 견뎌‍내는 등 세 명의 가족 구성원이 운명공동체로 연결되어 서로를 지탱해가고 있었다. 이와 같이 간이식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고 지나가야 할 기나긴 인고의 상황 속에서 수혜자, 기증자, 이‍들을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 세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기대고 격려하였으며,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을 가족의 위기를 서로의 손을 맞잡고 견디며 간이식 가족 돌봄의 기나긴 여정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도 자기 몸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지 엄마 스스로도 이전처‍럼 몸을 소홀히 대하지 않구요, 간을 기증해준 동생도 회복하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아요. 심지어 엄마는 동생한테 친구들이랑 밤늦게 놀거나 술 먹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시며 동생 건강을 챙기시더라고요. 또 제가 두 사람을 간병하느라 고생하는 게 미안한지 엄마랑 동생이 자기 몸도 많‍이 힘들 텐데 고맙다는 말을 자주해요. 엄마가 아프고 난 이후로는 서로 의지하면서 괜찮은지 서로 물어보고 또 챙기고… 같이 으샤으샤 하면서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 2)

우리 아저씨도 스스로 회복하려고 애를 쓰는데 나도 간호하는 게 고‍생스러워도 견뎌야지요. 우리 모습을 보고 아들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컨트롤 하려고 애를 쓰더라고요. 우리 가족처럼 환자가 열심히 노력하는 거를 보면 돌보는 게 힘들어도 더 도와주고 싶고, 또 우‍리 애도 옆에서 엄마 아빠가 그리 열심히 하니까 아프다 짜증난다 이런 말을 안 하더라고요. 힘들어도 해야지요 일단 사람은 살려야 되니깐…‍ (참여자 5)

(2) 끝까지 부여잡는 희망의 끈

참여자들은 수혜자와 기증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돌‍보며 막연한 두려움을 뒤로하고 희망의 끈을 끝까지 부여잡고자 노력하였다. 회복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자신의 마음속에 심은 참여자들은 조건 없는 희생과 눈물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였으며, 홀로 두 가족을 돌보면서도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꺼져가는 생명의 불을 다시 지펴내고 있었다.

보호자들은 다른 거 없어요. ‘희망이 있다 없다’ 그거 하나에 매달리‍는 거잖아요. 간이식 수술에 대한 부작용도 말씀해 주셨지만 희망이라‍는 걸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그게 더 크게 와 닿은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희망만 믿고 달리는 거예요. 지금은 우리 가족이 아프고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회복 될 거다 하는 믿음이 있어요.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니깐… 살아있는 한 끝까지 한 번 가 보‍자는 거지요. (참여자 3)

(3) 돌봄을 통해 키우는 삶의 담력

참여자들은 가족들을 돌보는 과정을 통하여 시련을 견딜 수 있는 역치가 높아졌으며 가벼운 문제들 앞에서는 오히려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참여자들에게 간이식 가족 돌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삶의 경험이었던 만큼 삶의 담력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면서도 그 누구와도 마음을 나눌 수 없었‍던 인고의 시간들을 견디며 생각과 마음이 더욱 단단하게 영글‍어가고 있었다.

사는 게 많이 바뀌었어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고, 이제는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내 손길이 필요한 두 가족을 챙기면서 나가서 일까지 하다보면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의 힘든 상황을 되도록 이해하려고 하고… 여튼 간이식이라는 큰일을 겪은 이후로 개인적으로 배운 점들이 많아요. (참‍여자 3)

어릴 때는 엄마 아빠 말고는 의지할 데가 없었는데, 부모님 두 분 차‍례로 아프신 걸 겪다보니 다른 사람들 보다는 멘탈이 강해진 것 같아요. 사소한 문제들이 닥쳐와도 웬만해서는 흔들림이 없어요. 하하…(웃음) 마음과 생각들이 많이 단단해져서 힘든 순간에도 꿋꿋하게 잘 견뎌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참여자 7)

2. 돌봄 경험에 대한 일반적 구조기술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이며 이들의 돌봄 경험에 대한 구조는 다음과 같‍다. 참여자들은 당장이라도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가족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럽고 절박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참여자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간이식을 선택하였고, 뇌사 기증자의 간 기증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급박한 나머지 건강한 가족 구성원 중에서 기증자를 결정하면서 억장이 무너졌다. 심지어 참여자들은 급박‍하게 진행되는 간이식 절차를 따르면서도 수술을 받게 될 수혜‍자와 기증자 걱정에 내적 갈등의 한계를 느꼈다. 참여자들은 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두 가족을 수술실에 들여보내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한 번에 잃을 것 같은 엄청난 두려움을 혼자 견뎌야‍했다.

가족의 간이식 수술이 끝나자마자 간이식 간병의 혹독한 일상‍은 참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간이식만이 죽음 앞에 선 가‍족을 구해 줄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그들의 믿음은 순식간에 깨‍졌다. 참여자들은 가족의 간을 기증받은 후에도 더딘 회복을 보‍이며 상상치도 못했던 다양한 합병증과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는 수혜자의 곁을 떠나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간병의 시간을 지속해‍가고 있었다. 이와 같이 간이식 후에도 수혜자와 기증자 두 가족‍의 간호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참여자들의 외로운 속앓이는 더‍욱 가중되고 있었다.

한 가정에서 두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생체 간이식 가족의 특‍성상 참여자들은 가족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갑절로 떠안게 되는 등 이식가족 돌봄의 멍에를 자신의 양 어깨에 짊어졌다. 참여자‍들은 가족들이 퇴원 후 가정으로 돌아와서도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아야 하는 중압감에 눌린 채 심적인 괴로움을 느꼈으며, 수혜자의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을 기증해준 기증자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그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마음의 빚까지 떠안게 되었다. 또한, 아픈 가족들을 간호‍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정작 자신의 건강조차 돌볼 여력이 없어‍져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회복을 맞바꾸는 상황에까지 처하였다.

참여자들은 가족들의 간병에 지친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가족의 존재는 역경을 견뎌내는 삶의 동력이 되었으‍며, 아픈 가족을 성심껏 진료해주는 의료진과 절대자는 돌봄의 자리를 견고히 붙들도록 돕는 존재가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간이식 가족 간병의 상황에서도 참여자와 수혜자, 그리고 기증자 세 사람은 가족 건강의 회복과 성장을 기원하며 서로를 지탱하는 희망의 끈을 끝까지 부여잡았다. 이와 같이 간이식 수혜자와 기‍증자를 돌보아야 하는 이중 간병의 짐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 극‍한의 상황은 참여자들의 마음을 오히려 더욱 강하게 단련시켰다.

논의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난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일반적 경험 구조는 ‘한 사람의 사랑과 헌신을 두 사람을 위해 나누어 쓰며 달리는 장거리 경주’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첫 번째 구성요소는 오래도록 앓아왔던 간 질환이 갑작스럽게 악화되어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 가족을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던 참여자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양날의 선택’으‍로 단 하나의 선택지인 생체 간이식을 받아들이게 됨을 보여준‍다. 참여자는 뇌사자의 간을 기다리기에는 가족의 건강이 너무 위중하여 가족 기증 외에는 대안을 찾을 수 없는 결정의 과정에‍서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경험을 하였다. 이외에도 간이식 가족‍으로서의 다급하고도 중요한 의사결정은 간이식 진행 과정 동안 수차례 반복되었으며, 자신의 결정에 따라 가족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에 참여자들의 심적 부담감은 날로 더해졌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죽음에 임박한 가족을 태운 구명보트를 타‍고 ‘급류를 탄 듯 휘몰아치는 간이식 절차’를 거쳤는데, 이는 생‍체 간이식 결정 과정의 중재자 및 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가족돌‍봄제공자들이 가족의 간이식을 급박하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우울, 불안, 공포 등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다는 선행연구 결과[11, 22]와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결과는 생체 간이식을 계기로 가족돌봄제공‍자들이 가족의 의사결정자 역할을 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간호사는 가족의 장기이식 수술 전에 경험하는 스트레스 요인 및 가족 기증 결정과 관련된 생체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들의 간호요구를 사정하고 간이식 치료와 관련된 초기 계획부터 가족을 참여시킴으로써 그들의 의사결정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12, 23].

이제껏 장기이식과 관련된 국내외 선행연구들은 수혜자나 기‍증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이는 간이식 환자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국내의 장기이식은 건수와 생존율에 있어서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생체 간이식 분야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23]. 이와 같이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양날의 검과 같‍은 가족 간 생체 간이식 가족의 돌봄 경험은 타 연구에서 볼 수 없는 본 연구의 매우 독특하고 의미 있는 결과라 생각된다. 생체 간이식 수술이 진행되는 중에도 참여자들은 행여나 소중한 가족‍들을 동시에 잃게 될까 두려웠으나, 한편으로는 가족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수술실 앞을 하염없이 서성였다. 실제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족들이 간이식 수술을 받는 기‍나긴 시간 동안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었으며, 이는 간이식 수술‍을 받고 있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는 국외 선행연구 결과[17]와 유사하였다. 또한 Meltzer와 Rodrigue [14]는 간이식 가족이 신장이식 가족보다 긴장 수준이 더 높다고 하였는데,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 이식의 경우보다 높은 긴장 수준을 볼 때, 가족 간 생체 간이식 가족을 돌보는 가족의 긴장도는 더욱 높을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불가항력적‍인 환경 속에서 수술실 유리문 너머 생사의 기로에 선 두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과 극도의 긴장감을 홀로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변수의 발생 가능성과 장시간 수술이 진행되는 장기이식 수술의 경우 보호자들의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모바일 웹 발신 서비스를 이용하여 기증자와 수혜‍자의 수술 진행과 회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의 두 번째 구성요소는 참여자들이 간이식 수술을 받‍고 무사히 자신의 품으로 돌아온 가족들을 맞이할 틈도 없이 ‘위‍중한 수혜자의 곁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지키는 손과 발’이 되어 ‘간이식의 혹독한 일상’을 살아가게 됨을 보여준다. 이는 두 가족‍이 수술과 회복을 동시에 하게 되는 생체 간이식의 특성상 이들‍을 함께 간호해야 하는 참여자들은 가족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하며, 간이식 환자는 돌봄제공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가족들의 돌봄 부담감이 가중된다는 선행연구[24]의 결과와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신장이식 환자 자가 간호 어플리케이‍션의 교육 효과가 입증되었듯이[25], 간이식 환자 스마트폰 기반‍자가 간호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적용으로 간이식 환자들의 자‍가 간호 능력이 향상된다면 궁극적으로 간이식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경감시키는 유익한 지원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간이식만 하면 가족의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참여자들은 간이식 수술 후 수혜자와 기증자에게 수술 후유증과 합‍병증이 발생하면서 상상치 못한 또 다른 고비를 맞이하게 되었‍다. 실제로 장기이식을 받은 가족들은 이식 후 합병증과 면역 억‍제제 복용, 재입원으로 인해 사회 심리적 적응에 어려움을 경험‍하며[26], 간이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경우에도 수술 전에 비‍해 돌봄의 양상이 변화될 뿐 가족돌봄제공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오히려 증가되었다[11, 12]. 이와 같이 간이식 수술의 합병증‍은 환자들에게 여전한 위험 요소이므로 가족돌봄제공자는 높은 불안을 느끼며[11, 27], 이는 수혜자와 다른 가족에게도 강하게 전달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3]. 이러한 측면에서 이식 병동 간호사는 가족돌봄제공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간이식 환자‍들에게 발생 가능한 주요 합병증과 퇴원 후 병원 방문, 감염예방, 일상생활 및 영양 관리, 응급상황 대처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2, 23] 간이식 후 회복 단계별 간호요구에 따른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의 돌봄 역량 강화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세 번째 구성요소인 ‘양 어깨로 짊어진 이중 돌봄의 멍에’에서는 참여자들이 간이식 수술을 받은 수혜자와 기증자 ‘두 명의 환자를 홀로 돌보는 중압감’에 짓눌린 채 상대적으로 ‘돌봄의 차순위가 된 기증자를 향한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 사면초가의 상황을 드러낸다. Rodrigue 등[11]은 간이식 수혜자를 간‍병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소홀히 대하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간이식 수술을 받은 수혜자와 기증자 두 사람을 동시‍에 돌보아야 했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경험은 더욱 심도 있게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생체 간이식을 받‍은 두 명의 환자를 홀로 돌보면서 경험하는 이중 돌봄의 부담감‍은 국내외 선행 연구에서 볼 수 없었던 본 연구만의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건강했던 생존 기증자의 더딘 회‍복에 죄책감과 마음의 부담을 느꼈다는 Weng 등[15]의 연구 결‍과는 가족에게 간을 기증하고도 위중한 수혜자로 인해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증자를 향한 참여자들의 경험과 상통한다. 특‍히 기증자가 청년층인 경우 자신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며 앞으로의 발달과업까지도 위협받게 되므로[28] 기증자를 돌보는 가족의 심리적 부담감은 더욱 가중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들의 돌봄부담감을 경감‍시키기고 더딘 회복으로 고생하는 기증자의 간호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이식 환자 간병보조 자원봉사자 활용 및 돌봄 바우처 제공, 여가생활 지원방안과 같은 이식가족 맞춤형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져오던 가장의 건강이 무너지면서 ‘간병의 책임에 더해진 생계의 무게’에 눌린 채 생업 전선에까지 뛰어들며 억척스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간이식은 희귀난치성 산정특례에 포함되며 장애인 복지법에 따라 경증 장‍애로 분류되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확대 적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29], 이들을 돌보는 참여자들은 여전히 가족의 생계유‍지에 대한 부담으로 고통 받았다. 또한 간이식 가족은 상당한 수‍술비용과 평생 감당해야 할 약값 및 치료비용 등의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고통을 겪었다는 점에서[24], 가족의 생활비와 수혜자와 기증자의 치료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간이식 가족의 경제적 상황은 그들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9]. 실제로 다수의 선행 연구에서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들의 절반 이상이 가족을 돌보느라 나빠진 건강 때문에 평소 해오던 일을 줄이거나 직장을 포기했으며[16], 우울과 심각한 스‍트레스 징후를 보였다는 점에서[9] 그들의 고충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자신보다 가족 돌봄에 우선순위를 두었던 본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주목해 볼 때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은 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돌봄제공자의 돌봄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의 악화는 돌봄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5]. 이와 같이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들은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과 감염에 유의하며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과 평생 면역억제제 복용과 병원 방문을 해야 하는 이식가족 돌봄의 독‍특하고도 장기적인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이를 바탕으로 간이식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학제간 이식가족 통합관리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간이‍식 환자를 위한 국가 정책과 소득, 일상생활, 건강 및 의료, 인권 및 권익보장, 주거, 보육 및 교육, 고용 등의 사회복지 서비스 제‍도를 활용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29].

본 연구의 네 번째 구성요소에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족‍간호의 중심에서 ‘돌봄의 역경을 견디게 하는 힘’, 그리고 그로 인한 긍정적인 자기 확신으로 힘든 간병의 일상을 무사히 견뎌내‍었다. 가족은 간이식 가족의 사회적지지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지지체계라고 하듯이[30] 본 연구 참여자들에게도 ‘가족은 삶의 이유가 되는 존재’였으며, 가족의 죽음 위기 앞에서도 ‘의료진을 신뢰하고 믿음’으로써 다시 용기를 내어 일어나고자 노력하였다. 특히, 수술 후에도 평생 관리가 필요한 간이식은 고도의 의료기‍술 집약체이며 전문성이 있는 의료인의 지지가 필수적이므로,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과 장기이식 의료 전문가 간의 원활한 상호‍작용과 협조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매우 중요하다[2]. 실‍제로 간이식 가족돌봄제공자들은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일차적으로 간호하는 책임을 수행하여 치료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15]. 따라서 간호사는 대상자들에게 간이‍식 가족들의 돌봄 경험들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가족의 돌봄부담을 가중시키는 환자들의 주요 건강 문제를 주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파악하여 가정에서도 적절한 간호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이식 가족 전담 가정간호 전략과 교육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다섯 번째 구성요소인 ‘서로를 든든히 믿으며 추구‍하는 삶의 회복과 성장’에서는 ‘서로를 지탱하는 삼인조 운명공‍동체’인 수혜자, 기증자,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참여자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기나‍긴 회복의 여정을 이어가는 경험을 드러내고 있다. Kim [24]의 연구에서 가족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왔던 경험은 오랜 투병 생활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어 육체적, 정신적 회복‍을 도왔는데, 이는 온 가족이 함께 협력하고 수혜자와 기증자, 그‍리고 돌봄제공자 세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건강을 관리하였다는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이제껏 수행되어 온 가족 돌봄과 관련된 연구들이 환자와 돌봄제공자와의 상호 작용에 집중하였‍다면 본 연구에서는 한 가정 내에서 장기의 기증과 수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의 특성상 두 명의 환자와 이‍들을 돌보는 돌봄제공자를 포함한 세 사람의 역동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이전의 연구들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따라서 생체 간‍이식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의 문‍화에 적합한 가족 중심 간이식 통합관리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이 요구된다. 또한 서로를 단단하게 보완하듯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면서도 서로에게 심리 정서적 지지체계가 되어주‍는 세 사람의 원활한 역동을 지원하기 위한 생체 간이식 가족 상‍담 및 멘토링 전략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자 1인에 의해 모‍든 면담이 진행되어 연구자가 가진 선입견과 면담기술에 의한 편‍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연구의 타당성 면에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의 성격과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자료 수집 방법을 사용하기보다 개별 면담의 형식으로만 자료 수집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COVID-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대면 면담을 시행하는 중에 마스크를 착용한 대상자의 목소리가 명확하게 잘 들리지 않아 면담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을 거듭하게 되면서 면담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넷째, 대면 면담 외에 전화면담과 SNS로 인한 추가 자료수집의 경우 면담 도중 대상자의 감정을 자료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참여자의 눈빛이나 표정 등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파악하기에 제한이 있었다.

결론

본 연구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에 대한 의미와 본질적 구조를 이해를 증진하고자 진행되었다. 연구 결과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를 돌보는 가족돌봄제공자들은 가족의 생명을 구하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간이식을 선택하였으나 간이‍식 가족 돌봄의 책임을 감당하느라 간이식 전보다 오히려 더욱 고통스러운 이중의 부담감을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수혜자 및 기증자와 삼인조 운명공동체의 연대로 회‍복과 성장을 향해 돌봄의 담력을 키우며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본 연구는 가족 간 생체 간이‍식으로 수혜자와 기증자를 동시에 돌보는 가족의 독특한 이중 돌봄 경험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기술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식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이식 통합관리 프로토콜을 구축하고 적용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제언한다. 또한 가족 간 생체 간이식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의 심리 정서적 지원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이식 가족‍상담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며 이들‍의 돌봄 부담감이 장기적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종단적 조사연구를 제언한다.

Notes

이 논문은 제1저자 방미선의 2021년도 박사학위논문의 축약본임.

This manuscript is a condensed form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Kosin University. Year of 2021.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that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S:

  •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Bang M & Kwon S.

  •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Bang M.

  • Funding acquisition: None.

  • Investigation: Bang M.

  •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Kwon S.

  • Resources or/and Software: Bang M.

  • Validation: Kwon S.

  • Visualization: Bang M & Kwon S.

  •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Bang M & Kwon S.

ACKNOWLEDGEMENTS

None.

DATA SHARING STATEMENT

Please contact the corresponding author for data availability.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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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aring Experience of Family Caregivers for Patients of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from the Family Members
    J Korean Acad Nurs. 2022;52(4):435-450.   Published online August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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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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