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weight loss experience of highly obese young people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Methods
Data were collected, from October 2021 to April 2022,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eight highly obese young adults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and analyzed using Colaizzi’s phenomenological method.
Results
The following four theme clusters were extracted. First, ‘The unbearable sorrow of obese people’ explains the process of choosing bariatric surgery after fluctuations and frustration despite countless repeated weight loss attempts. Second, ‘The impact aftermath of bariatric surgery’ revealed participants struggling in the face of unexpected changes due to bariatric surgery. Third, ‘Efforts to rebuild a healthy myself’ demonstrated the struggle to regain health by using the surrounding support system to overcome the difficulties of this surgical procedure. Lastly, ‘Facing life by getting rid of the yoke of obesity’ displayed the experiences of the participants who felt ambivalent about their changed appearance, but coping positively with the new life.
Conclusion
This study provides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weight loss experiences of highly obese adolescents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and presents a new perspective on clinical practice.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expected to be useful in developing and applying systematic and customized nursing interventions before and after bariatric surgery.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weight loss experience of highly obese young people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Data were collected, from October 2021 to April 2022,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eight highly obese young adults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and analyzed using Colaizzi’s phenomenological method.
The following four theme clusters were extracted. First, ‘The unbearable sorrow of obese people’ explains the process of choosing bariatric surgery after fluctuations and frustration despite countless repeated weight loss attempts. Second, ‘The impact aftermath of bariatric surgery’ revealed participants struggling in the face of unexpected changes due to bariatric surgery. Third, ‘Efforts to rebuild a healthy myself’ demonstrated the struggle to regain health by using the surrounding support system to overcome the difficulties of this surgical procedure. Lastly, ‘Facing life by getting rid of the yoke of obesity’ displayed the experiences of the participants who felt ambivalent about their changed appearance, but coping positively with the new life.
This study provides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weight loss experiences of highly obese adolescents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and presents a new perspective on clinical practice.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expected to be useful in developing and applying systematic and customized nursing interventions before and after bariatric surgery.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의 상징을 의미하던 비만은 현대에 이르러 게으름, 자기관리가 부족한 사람 등 부정적인 의미로 평가되는 추세이다[1]. 우리나라 성인 중 체질량 지수 25 kg/m2 이상의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6%에서 2020년에는 38.3%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 20~30대 청년의 비만유병률은 남성 58.2%, 여성 22.7%로 10명 중 5명 이상이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비만율의 증가와 더불어 당뇨병, 고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 비만으로 인한 질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실질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수명 향상을 위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비만관리가 필요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통하여 2019년 1월부터 체질량 지수가 35 kg/m2를 넘거나, 30 kg/m2 이상이면서 당뇨병·고혈압 등 합병증을 동반한 고도비만자를 대상으로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발표하였다[3]. 비만대사수술은 수술을 통해 위장관의 구조를 변화시켜 지속적이고 월등히 많은 체중감소가 가능하게 하며, 고도비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동반 질환을 치료·개선할 수 있게 하여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유의하게 좋은 결과를 보인다[4].
이렇듯 비만대사수술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결과들이 발표되는 반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대상자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건강에 대한 수술 이후 추적 연구 결과는 수적으로 매우 부족하며, 이들의 정신사회적 욕구와 체중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에 관한 연구는 미비하다[5]. 비만대사수술은 수치상으로 ‘체중감소’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수술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자들 또한 보고되고 있어[6], 이들이 경험하는 실질적인 불편함에 관한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수술적 방법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에서 체질량 지수가 25 kg/m2 이상인 사람 중 주관적 비만인지율이 86.6% (남자 82.9%, 여자 93.1%), 체중감소 시도율이 58.6% (남자 54.3%, 여자 68.5%)로 3명 중 2명이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그러나 체중 증가와 감량을 반복하게 되면 이상 지질혈증,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8]. 체중조절에 실패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자아존중감이 저하되면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극적으로 되고 심한 경우 거식증이나 폭식증을 유발하여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문제도 발생하게 됨을 알 수 있어[9], 체중조절에 대한 다각도의 전략적인 중재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 비만대사수술의 방법을 통한 체중감량을 시도한 대상자들의 경험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청년기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생의 전성기인 동시에 생활 전반의 책임을 감당하는 시기이며[10],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발돋움하는 인생의 전환기이자 성인으로서의 구체적인 삶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11]. 이러한 청년기의 고도비만은 점차 중장년기로 이행하면서 심리적인 위축과 낮은 자존감 및 좌절감을 유발하고 심하게는 우울증까지 일으키며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신체적 합병증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져 청년기 고도비만 대상자에서부터 선제적인 중재가 필요하다[4, 9].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대상자에 대한 선행연구로 국내외 양적연구는 대부분 의학적 관점에서 임상적인 수술 효과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며[3, 4, 5, 12], 영양학적 관점에서 수술 후 영양교육의 효과[13, 14], 간호학적 관점에서 수술 전 교육의 효과[15], 체중감량 교육[16], 비만대사수술 후 통증 경감[17] 등에 관련된 연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연구들의 수치화된 통계값과 결과들은 참여자의 주관적인 수술 및 체중감량 경험과 같은 중요한 사항들을 간과하기 쉬우며, 개별적이고 다양한 상황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고도비만 청년에 대한 질적연구로는 고도비만 청년의 체중감량 과정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한 연구[17, 18], 근거이론 방법을 적용하여 분석한 연구[19, 20], 고도비만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한 연구[21] 등이 수행되어 고도비만 청년들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다소 도움을 주었지만,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들의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바라본 연구는 부족하여 이들의 생생한 경험 과정을 파악하는 데에는 제한적이다. 또한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매년 수술 건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비만대사수술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는 양적연구에 편중되어 있고, 본격적 삶이 시작되는 청년기의 고도비만 문제를 전략적으로 중재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절실하나 이에 대한 질적연구도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들에 대한 효과적인 간호중재 및 관리를 위해서는 체중감량을 위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참여자들이 이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내면화하는가에 관한 경험의 본질적 의미를 탐색할 수 있는 현상학적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청년의 시각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간호요구를 파악한다면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Colaizzi [22]는 심리적인 경험은 직접 관찰할 수 없지만 경험은 인식 하에 있으므로 이를 지각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는 참여자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언어 그대로 수집하여 분석하는 귀납적이고 서술적인 분석방법이며 그 가운데 공통적인 진술을 묶어 단계적으로 추상화시켜 나가는 방법으로, 참여자들의 삶의 경험에 대한 의미체계를 이해하고 기술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는 귀납적 연구 방식인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고도비만 청년들의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을 심층적으로 기술하여 이들이 그 과정 속에서 경험의 본질을 어떻게 인식하고 적응하는지 총체적인 경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이라는 전략을 통하여 체중감량을 시도하고 성공적인 과정을 거친 참여자들의 경험 진술에 귀 기울임으로써 성공 전략을 파악하여 고도비만 청년의 수술 전·후 간호 요구도를 함께 반영한 차별화된 맞춤형 간호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를 얻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고도비만 청년의 시각에서 그들이 경험한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을 기술하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고도비만 청년들의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는 고도비만 청년들의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본질과 구조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고도비만으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지 6개월 이상 경과한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23]들로, 이는 수술 후 적어도 6개월 이상 경과한 대상자가 심신이 안정되고 신체활동이 크게 향상되어[24] 수술 이후 일상생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어 연구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연구 참여자 선정은 목적적 표집법으로 모집하였으며, 연구 참여자를 의도 표집하기 위해 본 연구자는 먼저 일개 대학병원의 외과 전문의와 비만대사수술 코디네이터 등에게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여, 비만대사수술 이후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정신질환이 없으며 경험을 가장 생생하게 표현해줄 수 있는 해당 연령대의 참여자를 추천받았다. 외래진료 후 본 연구자가 직접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의사를 물은 후 본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하는 대상자에 한해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참여 여부로 인하여 의료진들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영향도 없을 것임을 설명하였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권리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고신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KU IRB 2021-0047) 후 개시되었다. 자료수집은 2021년 10월 6일부터 2022년 4월 12일까지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진행되었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하여 병원의 외래진료실, 비만대사수술센터, 카페 등을 이용하였다. 카페와 같은 다수의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진행하는 면담의 경우 대상자의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해 칸막이가 있는 공간이나, 최대한 옆 좌석과의 공간이 넓게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개인 심층면담은 최소 40분에서 최대 1시간 30분 정도로 횟수는 참여자별 1~3회 실시하였다. 심층면담은 연구자가 직접 시행하였으며 첫 면담은 대면으로, 후속면담은 참여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3명은 대면, 5명은 전화와 SNS를 통해 진행하였다. 연구자는 7명과 면담과 분석 이후로 자료가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8명과의 면담 이후로는 새로운 내용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자료가 반복되어 포화되었다고 판단하여 자료수집을 마무리하였다.
면담 질문은 비만대사수술 및 고도비만 청년 관련 선행연구와 임상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연구 회의를 통해 개발하였고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에 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라는 비구조적이고 직접적인 개방형 질문으로 심도 깊은 면담을 시작하였다. 참여자의 진술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내용은 미리 준비된 반구조화된 질문인 “고도비만 청년으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고도비만을 벗어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였고, 수술을 결심한 과정에서 느낀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전과 후를 비교하였을때 삶에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등 부가적인 질문을 통하여 심층적으로 접근하였으며 자료가 포화되어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시점까지 면담과 분석을 진행하였다. 연구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연구 참여자가 경험한 현상 그 자체에 충실하기 위하여 연구 목적과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 하에 모든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고, 면담 즉시 녹음 내용을 표현한 언어 그대로 필사하여 기록하고 정확성을 위해 연구노트에 참여자의 행동, 어조, 표정들을 기술하여 면담 내용에 포함하였다.
면담은 COVID-19 대응지침에 따라 연구자와 참여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외래진료실, 비만대사수술센터 등 독립공간이 확보된 곳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 참여자에게 구두로 연구자의 신분과 연구 목적을 정확히 밝히고 자발적 참여 의사 및 참여 동의서를 받은 후 실시하였다. 면담 내용은 연구 목적 이외에 절대 사용하지 않고 필사한 자료는 연구 종료 즉시 폐기할 것, 정보제공자의 신상은 무기명으로 전혀 공개하지 않을 것을 사전에 약속하고 면담 중 언제라도 연구 참여를 철회할 권리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기록을 위해 면담 내용이 녹음될 것과 녹음된 파일은 연구자만이 관리하여 유출되지 않을 것을 알려주었고 전화 또는 SNS를 통한 후속 면담의 경우, 전화 면담 이전에 참여자에게 전화 내용이 녹음됨에 동의 진술을 하도록 하였으며, SNS 면담은 비밀 유지를 위해 연구자의 컴퓨터에 암호화된 파일로 저장하여 연구 이후 복원될 수 없는 방법으로 영구 삭제하였다. 더불어 본 연구자의 개인 연락처를 참여자들에게 제공하여 언제든지 궁금한 사항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을 하였고, 참여자에게는 면담이 끝난 후 보답으로 소정의 상품권을 제공하였다.
자료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순환적으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Colaizzi [22]의 현상학적 분석 방법을 근거로 단계를 좀 더 세분화하여 분석하였으며, 구체적인 자료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들의 경험에 대한 개별 심층면담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하여 읽고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면서 유의미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두 번째는 필사된 자료에서 현상과 직접 관련이 있는 문장이나 의미 있는 구절을 찾고 진술내용이 거의 같은 경우 통합하였다. 세 번째는 추출된 문장이나 구절들로 이루어진 진술문들을 토대로 참여자가 말한 의미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진술을 만들어 종적, 횡적 맥락 내에 감추어진 의미를 구성하였다. 네 번째는 표현된 의미들을 비교하면서 11개의 주제들을 도출해내고 참여자들의 총체적인 경험이 드러나도록 더욱 추상화된 4개의 주제 모음을 구성하였다. 다섯 번째는 모든 자료의 분석결과를 철저하게 서술하여 통합하였다. 여섯 번째는 기본 구조를 확인하여 조사한 현상을 명료한 진술로 서술하여 통합하고 연구 현상의 본질적인 구조에 대한 총체적 기술을 하였다. 일곱 번째는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참여자의 경험과 일치하는지 대상자에게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타당성 확보를 위하여 Guba와 Lincoln [25]이 제시한 엄밀성 평가 기준인 신뢰성, 적합성, 감사가능성, 확증성을 따랐다. 첫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의 체중감량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수술 이후 예후가 좋고 경험이 가장 풍부한 참여자를 선정하려고 노력하였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개방형 질문을 통하여 참여자의 관점이 최대한 솔직하게 반영된 경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고, 모든 면담은 참여자들이 말한 그대로를 필사하였다. 또한 3명의 연구자(LH, JH, KS)가 자료분석을 함께 진행하여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고, 분석한 결과를 참여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피드백을 통해 참여자의 경험 진술이 일치하는가를 확인하여 검증과정을 거쳐 신뢰성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둘째, 적합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도비만 청년들의 일상세계를 토대로 하여 의미를 추출함으로써 각 참여자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도출되지 않는 포화시점에 이를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의 일반적 특성 등을 제공하여 적합성을 높이고자 하였고, 실제 참여자들의 면담 내용을 연구 결과에 인용함으로써 생생한 현실을 묘사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셋째, 감사가능성을 위해 Colaizzi [22]가 제시한 현상학적 방법에 따라 충실히 진행하고 연구 전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제시된 분석단계에 따라 철저히 분석이 이루어졌다. 외부 확인(external check)을 위해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박사 1인(KS)과의 정기적 모임과 평가를 통하여 합의된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넷째, 확증성은 신뢰성, 적합성, 감사가능성 세 기준을 충족시킬 때 획득될 수 있는 것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고도비만 청년들 및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연구자의 선 이해와 가정을 사전에 연구노트에 기술하여 검토하였고, 판단중지를 통해 연구자의 편견을 배제하고 신선한 눈으로 바라보며 한 걸음 물러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자(LH)는 일개 대학병원 외과병동 및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 6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로서 고도비만으로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대상자들의 치료과정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간호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수술을 위해 병원에 내원한 고도비만 청년들에게 수술 전·후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면서 그들에 대한 의학적 치료의 한계와 간호학적 접근에 대한 필요가 절실한 상황에서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공감해오며 그들이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시청각매체를 이용한 수술 전 정보제공이 비만대사수술 전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양적연구를 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으며,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질적연구 방법론, 질적연구 분석론 교과를 이수하고 다양한 질적연구 방법을 배우며 자질 함양을 위해 준비하였고 관련 선행연구를 고찰함과 동시에 세미나 및 학술대회 활동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신장하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 진행 시 연구계획 단계에서부터 연구과정 전반에 걸쳐 다년간의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박사 1인(KS)을 포함한 공동연구자들과 계속해서 논의, 분석을 진행하여 연구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8명의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이며 연령은 21세~34세로 20대 4명, 30대 4명으로 구성되었고, 남성이 2명, 여성이 6명이었다. 이들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3명, 대학 중퇴 2명, 대학교 졸업 3명이었으며 직업은 직장인 3명, 학생 2명, 무직 3명이었다. 결혼 상태는 기혼 2명, 미혼 6명, 수술 후 경과기간은 최단 7개월에서 최장 26개월이었고, 수술 전 체질량 지수는 최소 37.68 kg/m2에서 최대 50.52 kg/m2 였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Colaizzi [22]의 현상학적 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의 총체적 경험과 의미에 대한 필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개의 유사한 주제와 다시 보다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4개의 주제 모음으로 통합되었다(Table 2). 연구 결과로 도출된 주제 모음은 ‘견디기 힘든 비만인의 비애’, ‘상상을 초월한 비만대사수술의 고통’, ‘건강한 나를 향한 재건의 노력’, ‘비만의 굴레를 벗고 마주하는 삶’이었다.
Table 2
Theme Cluster and Theme on Weight Loss Experience of Highly Obese Young People Who Underwent Bariatric Surgery
이 주제 모음은 고도비만을 끊어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해보지만 요요(yo-yo)라는 문턱에 부딪혀 절망을 반복하던 참여자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하게 된 과정에 대한 것이다.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안 해 본 방법이 없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위를 절제하면서까지 체중감량에 매달리는 이유는 견딜 수 없는 사회의 편견 어린 낙인을 지워내기 위함이었고, 수없이 반복되는 요요에 지쳐 그만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었다. 또한 20~3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진단받은, 무수히 많은 성인병에 대한 공포와 그 원인이 고도비만이라는 의사의 이야기는 참여자를 견딜 수 없게 옥죄었고 이에 최후의 몸부림으로 비만대사수술을 받기로 결단을 내렸다.
대부분의 참여자는 고도비만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상황에 다르게 대하는 주변의 시선 속에서 편견을 경험하며 매 순간 ‘뚱뚱해서 게으를 것이다’, ‘남들보다 많이 먹어서 찐 것이다’ 등 사람들의 오해 속에서 상처받게 되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들뿐만 아니라 불쑥 찾아오는 모르는 사람들의 은근한 시선과 무례한 수군거림에 위축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는 ‘살찐 사람’으로 평가되며 반복되는 주변의 평가와 표현 속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견딜 수 없어 하였다.
길 가다가 노인분들이 ‘니 얼굴은 이쁜데 살이 왜 이렇게 쪘노’ 꼭 한마디를 하고 가 모르는 사인데. 버스나 지하철 타면 나 땜에 옆 사람이 좁을 것 같고 자리 있는데도 괜히 서서 가고.(중략) 아무래도 어리고 사회 경험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좀 위축이 되는 거야. (참여자 2)
제일 많이 듣는 거는 살 빼라는 거죠. 처음 보는 사람이어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죠. 그 다음에 사람이 게을러 보인다? 물론 몸이 커서 움직임이 둔할 수는 있는데 절대 게으른 건 아닌데. 몸이 크고 움직임이 둔하다 보니까 뚱뚱한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그런 편견이 너무 많더라구요. 그런 게 좀 상처였죠. (참여자 3)
참여자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수 없이 다양한 유형의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하였다. 식이조절과 운동의 방법에서부터 약을 복용하기도 하였고, 청년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이어트들은 순간적인 효과를 많이 보았다가도 한 두 달 안에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를 초래하였고 참여자들은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아예 ‘번아웃’이 되어 의지와 의욕을 모두 잃어버리기도 하였다. 참여자들은 이렇게 헤어나올 수 없이 지긋지긋한 다이어트의 굴레가 마치 족쇄처럼 여겨졌다.
한의원에 가 가지고 이만한 장침 있어요. 철사 굵기 같은 그거를 배에 회 뜨듯이 꽂아. 그 끝에 전기 집게를 집고 스위치를 딱 켜. 그러면 살이 막 뿔룩뿔룩 올라오면서 전기가 막 푹푹 들어와요. 아프기는 겁나 아픈데 효과는 크게 못 봤어. 진짜 한 두 달 안에 금방 돌아와. 저는 다이어트에 수천만 원은 썼어요. 그런데 효과는 없고 자꾸 나를 옥죄는 것 같고 지긋지긋하잖아요. 이제는 수술밖에 답이 없다… (참여자 2)
지방 흡입도 해보고 약도 종류별로 먹어보고 피티도 해보고 굶어서도 빼보고 진짜 정석대로 안 먹고 운동하기 이런 것도 다 해봤는데 요요가 진짜 많이 왔었어요.(중략) 10년 넘게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봤자 결국 돌아온 건 요요밖에 없으니까…이제는 의지 의욕이 전혀 없어지고 자꾸 게을러지고 반복되는거에요. (중략) 어떻게든 이걸 잡아내려면 결국 수술로써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다… (참여자 7)
고도비만이 되어가면서 참여자들은 고혈압, 당뇨,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등 또래들은 진단받지 않는 여러 성인병 질환들을 진단받게 되고 아직 어린 나이에 벌써 큰 병을 진단받은 데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을 호소하였다.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살’ 탓이라는 생각과 평생 약과 주사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두려웠고 ‘더는 내 몸을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또래들처럼, 그리고 예전처럼 다시 건강함을 되찾기 위해 비장한 마음으로 비만대사수술이라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수술하기 전에 검사를 했는데 당뇨 초기도 보였었고 고지혈증, 지방간, 수면 무호흡도 심했었고. 저는 몰랐는데 엄마나 아빠가 가끔 자다가 숨 안 쉬는 거 몇 번 본 적이 있을 때 엄마가 그걸 보면서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하시더라고요. 그때 스물 한 살밖에 안 됐는데 어르신 분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병이…무서워가지고 진짜 빼야 되겠구나 (수술을)해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참여자 6)
건강진단 받으면 고혈압 전 단계니까 살 빼셔야 됩니다. 이렇게 얘기하셨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스트레스를 실제로 받으니까 뒷목이 당기는 거에요. 진짜 눈앞이 캄캄해지고 쓰러질 것 같고, 혈압이 180, 190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중략) 고혈압 걸려서 죽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만약 그걸로 쓰러져서 식물인간…그런 걸로 온전히 살지 못하면 얼마나 아깝겠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건 죽더라도 해야겠다’하고 결심했어요. (참여자 3)
이 주제 모음은 참여자들이 비만대사수술 직후부터 경험하는 고통, 괴로움, 후유증에 관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남들보다 비대한 몸을 가진 탓에 남들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불편하였고, 수술 후 식이를 진행할 때도 생각보다 훨씬 섭취량이 줄고 몸이 음식을 거부하는 증상에 식사 시간이 고역처럼 느껴졌다. 또한 나에게는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후유증인 ‘덤핑증후군’을 경험하고는 상상치도 못한 혹독한 후폭풍에 힘겨워하였다.
참여자들은 젊은 나이에 위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처음 경험하면서 젊음으로도 견디기 힘든 통증에 압도당하였다. 특히 고도비만인 탓에 수술 후 혈전방지를 위한 압박스타킹이 몸에 맞지 않아 살이 부르트고 찢어지며 이를 압박이 아닌 ‘고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힘들었고, 혈관이 잘 나오지 않아 온 팔이 멍투성이가 되고 채혈도 한 번에 하지 못해 여러 번을 찔려 고통스러웠어도 모두 ‘살’ 때문이라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불평하지 않고 말없이 아픔을 감내하고 있었다.
수술하고요? 생각보다 너무 아픈 거예요. 수술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웃음). 제가 겪어본 고통 중에 제일 아팠어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그냥 아파하다가 끝났고.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괜히 수술한다고 했나(웃음). 똑바로 누우니까 구역질이 올라오는데 침인지 위액인지 모르겠는데 순식간에 입 안에 신물이 가득 찼어요. 그래서 누워서 계속 토하고 눈물만 흘리면서 구역질을 참고요. 숨을 크게 들이쉬면 위가 쥐어짜지는 것 같은 통증이 오는 거예요. 크게도 못 쉬고 얕게도 못쉬고. 밤이 되니까 또 가스가 차서 숨이 안 쉬어져서 새벽 3시에 복도를 걸어 다니고 그랬어요.(중략) 솔직히 여기는 큰 병원이니까 우리한테 다 맞춰줄 수 없잖아요. 특히 압박스타킹 이거도…여기 살 다 찢어졌어요. 똑같은 엑스 라지(XL)지만 우리 몸에 그걸 끼워 넣으면 이게 진짜 압박이 아니라 고문이에요. 우리만 한 뚱뚱한 사람들은 우리한테 맞는 거 해줘야 하는데 당연한 줄 알고 참다가…(참여자 4)
식사량을 줄이기 위해 기꺼이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하여 위를 절제한 참여자들이지만 수술 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음식이 넘어가지 않고 밀어내는 느낌에 당황하였고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하고 부대낌을 느끼며 결국 구토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음식을 떠올리기만 해도 부담스럽고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아 이에 괴로워하였다.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수술받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과식을 하면 구토하는 증상과 더불어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져 외래 방문 시마다 주기적으로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하였다.
생각하는 양만큼 훨씬 안 넘어가요. 몸속에서 밀어내는 느낌? 이만큼 먹고 싶은데 들어오지 마라 밀어내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거든요. 예전엔 양껏 먹어도 술술 내려갔는데 지금은 항상 걸려있는 느낌? 그러다 보니까는 더부룩한 느낌도 있고…먹는 게 너무 힘들고 먹으면 부대끼니까.(중략) 솔직히 좀 쉽게 생각한 경향이 있어가지고 막상 경험해보니까 너무 힘들어요… (참여자 1)
요새는 생각한 것 보다 많이 먹었다 생각이 들면 무조건 울렁, 이렇게 토할 것 같고, 괜찮다가도 그런 생각 하면 속 안 좋더라구요.(중략) 갑자기 막 이게 (구토감이) 오면 (구토를) 안 하면 진짜 죽을 것 같은데, 길에 있다가도 빨리 가서 토를 해야 될 것 같아서 그 근처 화장실도 막 찾아야 되고 이러니까. (중략) 이제는 먹는 게 부담스럽고 생각만 해도 울렁하는 게 있어요. 많이 먹게 되면 토하고 속 쓰리고. 아직도 위염약 짜먹는 약 처방받아 먹어요. (참여자 6)
일부 참여자들은 막연히 말로만 듣던 ‘덤핑증후군’을 직접 몸으로 겪은 후 예기치 못한 충격을 경험하였다. ‘덤핑’은 ‘대량으로 쏟아붓는다’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로, 비만대사수술의 방법 중 위우회술을 받은 후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이다. 참여자들은 덤핑증후군을 겪으면서 식은땀으로 온몸을 적시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어지러워지는 괴로움을 토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후유증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하염없이 누워서 괜찮아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에 막막함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평생 떠나지 않을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끝없는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는 마치 공포감에 가까운 충격이었다.
덤핑이라는 게 얘기만 들었지 직접 겪으니까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거든요. 한순간에 밥 먹다가 갑자기 식은땀 나고, 급체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그걸 겪어보니까 배 이상 힘들더라고요. 막연히 ‘그냥 이렇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겪으니까 이렇게 평생 가야 하나 하고. 아시다시피 덤핑은 뭐 다른 치료 방법이 없잖아요. 멈출 때까지 30분이든 한 시간이든 가만히 누워 있어야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 어떻게 치료가 안 되는가…어떻게 할 수 없다는 그게… (참여자 1)
난 아파서 떼굴떼굴 굴렀어요. 이거는 복원술을 하지 않으면 못 고치는 거니까 평생 달고 가야 되는 거거든. 식사하고 1시간인가? 있었는데 갑자기 손 떨리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식은땀 나서 온 등이 다 젖고. 허리를 굽혔다가 딱 폈는데 갑자기 어지럽고 호흡곤란이 와서 서 있지도 못 하겠는 거에요. 당장 누워야 되는데 눕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겨우겨우 어디 앉아서 회복하는데 무슨 문제 생겼나 수술 잘못됐나 싶고. 내가 미쳤지 하고 별의별 생각을 다했어. (참여자 2)
이 주제 모음은 수술 과정의 힘겨움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참여자들의 경험에 관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가족, 친구들, 의료진 등 주변의 모든 이들로부터 받은 진심 어린 응원과 배려에 힘입어 건강 회복의 의지를 다졌고,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정보가 크게 없는 특성상 익명의 인터넷 환우들과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고 정보 부족에 대한 갈급함을 해소하려 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하여, 숙련된 선수라는 뜻의 ‘베테랑’이 되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비만대사수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가족들이 막상 수술 후 참여자들을 향해 베푸는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은 회복의 원동력이 되었고, 참여자들은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하루종일 마주하는 의료진들의 따뜻한 배려와 말 한마디에서 큰 힘을 느끼었다. 20~30대 청년의 나이에 다이어트의 방법으로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하여 위를 잘라냈다는 것은 친구들에게 말하기 힘든 사실이었으나 이를 솔직하게 알리고 난 뒤 받게 된 응원과 배려는 오히려 든든함으로 돌아와 회복의 자양분이 되었고, 참여자들은 이에 힘입어 회복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었다.
엄마가 새벽까지 1시간마다 자다 일어나서 소변 체크해주고 심호흡 하라고 깨우고 정신 체크하고…잠도 못 자고 같이 깨어있는데 그게 미안하면서도 정말 고마웠어요.(중략) 수술 끝나고 처음에는 한 바퀴 도는데 별이 보이고 정신이 핑핑 돌고 이랬는데 간호사쌤들도 ‘OO님이 제일 열심히 운동하시네요.’ 말해 주시고, 퇴원하고 외래 올 때도 의사쌤들도, 간호사쌤들도 ‘아직 젊으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 예뻐질 시간이 더 길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거다’이런 말씀 들으면서 힘도 나고. (참여자 8)
친구들이 생각보다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수술 결심했을 때도 제가 상처받을까 봐 말을 못 했던 것 같은데 잘 생각했다고 해주더라구요. 걱정되는지 엄청 카톡 오고 그랬어요. 요즘 만날 때도 저 생각해서 어디가 좋대 괜찮대 하면서 다이어트 식단 위주로 밥 먹으러 가자 해주고 엄청 고맙고 의지가 되더라구요. 친구들이 푸시해준 것 같아요. 좋다 잘하고 있다 계속 말해주고. (참여자 3)
참여자들은 비만대사수술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궁금증을 공식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전무하다고 느꼈으며, 이러한 정보 부재의 해결책으로 20~30대 청년의 특성에 맞게 인터넷과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인터넷상으로 카페를 개설하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블로그에 후기를 공유하기도 하였고 다양한 채널의 SNS를 통해 질문을 주고받았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생한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서로 동지애를 느끼고 소통과 공감의 갈급함을 채워나갔다.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수술 전후 지침이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며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비만대사수술 전후 매뉴얼이나 교육 자료가 필요함을 호소하였다.
저는 생리불순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수술하고 한 달 뒤에 생리가 예정일대로 안 나와서 너무 무서운 거예요. 외래에도 전화해보다가 카페에 글을 올려서 물어보니까 두, 세달 뒤에 했다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고요. 먼저 수술했던 사람들이 조언이나 그런 것 많이 해주셨어요. 그때 답답한 마음이 좀 해소가 되긴 했는데 사실 어디 속 시원히 물어볼 데가 제대로 없고 정보들이 너무 없다 보니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만 생기면 엄청 좋을 것 같아요. 또 (비만대사수술) 매뉴얼은 없어서 있으면 참 좋겠다… (참여자 5)
여기 (인터넷)카페에서 저도 수술 할꺼라고 하니까 자기가 8월에 수술했는데 이만큼 빠졌다면서 용기 내고 하라고 했어요. 수술하고 궁금한 거 있어서 카페에 글 올려놓으면 여기저기 연락와요. 솔직히 병원에서 다 알려주지는 않잖아요. (중략) 카카오 단톡방 이런 것도 몇 개 있고 인스타 디엠도 오고. 블로그 같은데도 후기 많아요. 다들 엄청 자세하게 알려주고. 사실 정보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알음알음 인터넷으로 서로 정보 공유도 하고 의지도 되고요. (참여자 8)
참여자들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터득해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숙련된 베테랑이 되어갔다. 식단을 스스로 구성해나가며 부족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보충하였다. 기름기 많은 식단과 밀가루 등의 식사는 불편감을 유발한다는 것을 깨닫고 대체식품들을 찾아가며 시행착오를 거친 후 마침내 자신의 몸 상태에 알맞은 식단을 찾아내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영양소는 영양제를 통해 보충하였다. 또한 수술 후 체중이 감량되면서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지만 식사량이 줄어감에 따라 무리한 운동은 어지럼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깨닫고 운동 역시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조절하게 되었다.
처음에 신경을 크게 안 썼더니 영양이 부족하다 보니까 탈모가 와서 머리가 생각보다 많이 빠지더라구요. 영양 부족으로 인한 그런 변화들이 조금 있어서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했고. 하루 세 끼를 먹으려고 하는데 아침에는 솔직히 밥은 아예 못 먹고요. 부드러운 유동식이라 해가지고 연두부하고 견과류, 그 다음에 계란 정도, 점심 저녁은 밥을 먹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거든요. (중략) 요즘은 어떻게 유지를 잘 해야할까? 생각에 단백질 섭취량 생각하면서 건강식으로 조금씩 자주 챙겨먹는 습관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중략) 예전보다는 확실히 몸이 가벼우니까 운동 강도를 높여도 그렇게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앉았다가 일어났을 때 순간적으로 이제 빈혈이 오는 거? 어지러움증. 그런 게 가끔씩 있더라고요. 운동할 때도 루틴을 정해놓고 힘들지 않게 조절해서 하고 있어요. (참여자 1)
이 주제 모음은 평생 옥죄어왔던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게 되면서 느끼는 참여자들의 경험에 관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불어난 체형을 숨기기 위하여 최대한 크고 어두운 옷에 자신을 가두고 감추려 애쓰던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밝은 옷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하였고 원하는 옷과 스타일을 마음껏 고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지워지지 않는 수술 흉터와 늘어진 피부를 바라볼 때 당혹감을 느끼고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로 수술에 대한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이내 수술 이후 체중 문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면서 20~30대 초반의 평범한 또래의 삶을 되찾아가며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 노력하였다.
참여자들은 수술 후 달라진 몸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외형의 변화에 대한 칭찬을 듣기도 하고, 외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고도비만으로 겪던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사라지고 실제적으로 건강해지고 있음을 체감하면서 만족감과 뿌듯함을 함께 고취시켰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수술 부위의 지워지지 않는 흉터와 급격한 체중감량 탓에 볼품없이 늘어난 피부는 참여자들에게 당혹감을 주었고, 영양 부족으로 인한 탈모는 거울을 통해 휑하니 비어있는 머리카락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참여자들은 이를 또 다른 고민이라 부르며 비만대사수술이 마냥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보는 사람들마다 어떻게 (살)뺐냐, 예뻐졌다 소리 들어요. 아…고생한 보람있다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중략) 그런데 저는 흉터가 이렇게 안 없어지는지 몰랐단 말이에요? 이제 여름이잖아요. 친구들이랑 워터파크도 가고 싶고 해외 가서 비키니도 입고 싶은데 흉터는 어떻게 가린다고 해도 살은 빠졌는데 근육만 빠지니까 탄력도 없고 쭈글쭈글…. 할머니 피부처럼 다 쳐져서 요즘 제일 고민이고 예민한 부분이에요. 마냥 다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게 맞는 말이에요. (참여자 7)
체감하기에도 예전에는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치면 지금은 걷는 것도 매우 가벼워지고 숨도 안 차고, 비만에 따른 합병증, 그런 위험한 당뇨 고혈압 이런 게 다 살이 빠짐으로써 정상으로 돌아오니까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경험하다보니 사람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중략) 아무래도 영양이 부족하다 보니까 탈모가 와서 머리가 생각보다 많이 빠지더라고요.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자꾸 거울 볼 때마다, 특히 빈 정수리 쪽 볼 때마다 아주 고역이에요. 그러니까 전혀 몰랐던 건 아닌데, 막상 이게 생각보다 더 많이 빠지니까 좀 스트레스가 되네요. (참여자 1)
몸이 가벼워지면서 참여자들은 플러스 사이즈 옷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닌, 내가 입고 싶었던 스타일의 옷을 직접 골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기도 하였고 남들이 손가락질하지 않을까, 옷이 몸에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결국 포기하였던 예전과는 달리 용기를 내어 여러 스타일을 시도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 속으로 나아가 가치 있는 스스로가 되어 제대로 된 구성원으로서 일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자 하면서 또래들처럼 취업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나가고 싶어 하였고,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꿈을 향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하였다. 마침내 참여자들은 스스로의 가장 큰 단점이라 여겨왔던 ‘비만’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감을 얻어 평범한 삶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집에 옷장에 올 블랙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회색, 아이보리, 흰색, 밝은 색깔이나 패턴 옷이 생기고 나니까 옷장 열어서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고르는 재미도 생겼어요. 플러스 사이즈 옷 말고 내가 입고 싶은 옷 입는 기쁜 감정이 최곤 것 같아요. 또 간만에 보는 사람들이 살 어떻게 뺐냐, 되게 예뻐졌다고, 되게 친한 사람들끼리는 마스크 벗고 얘기도 하잖아요. 표정이 되게 밝아졌다, 그런 얘기 들을 때 되게 좋아요(웃음). (참여자 5)
살을 빼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제일 큰 단점이 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거를 해결하고 나니까 좀 더 자신감 있는 삶을 가지는 것 같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까 다른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25살인데 곧 졸업하고 취업도 해야 되니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요즘은 알바도 구해지고 하니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에요. (알바)합격했다 얘기 들었을 때 너무 행복했었거든요. 솔직히 살을 빼려고 하는 목적이 건강도 되게 큰 것 같지만 아직 젊으니까 남들처럼 취업도 하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것도 커요. (참여자 3)
도출된 주제와 주제 모음들을 통합한 총체적인 최종 기술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 결과 고도비만 청년들은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상황에 다르게 차별받아 위축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하였으나 반복되는 요요에 지쳐 지긋지긋함을 느낀다. 게다가 젊은 나이에 진단받게 된 비만 합병증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을 호소하며 이러한 고리를 끊어내고자 최후의 결심으로 비만대사수술을 택하게 된다. 부작용에 대해 감수하고 받아들이며 수술을 선택하였지만 상상을 초월하여 이들을 위협하는 고통, 괴로움, 후유증 등을 맞닥뜨리며 예기치 못한 충격감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 앞에서 무너져 내리지 않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가족, 의료진, 친구, 인터넷 환우들을 통하여 회복의 원동력을 얻고 갖은 방법으로 분투하며 이를 바탕으로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가며 숙련된 베테랑이 되어간다. 마침내 이들은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스스로를 마주하며 기쁨과 보람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본 연구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의 경험을 이해하고 심층적으로 기술하고자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제 모음 및 주제를 중심으로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첫 번째 주제 모음인 ‘견디기 힘든 비만인의 비애’은 고도비만을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으로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한 참여자들의 과정과 결심에 대한 것으로 ‘상처가 되는 주변의 편견’, ‘벗어나고픈 다이어트의 족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합병증의 공포’라는 세 가지 주제로부터 도출되었다. 먼저 ‘상처가 되는 주변의 편견’은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과 수근거림을 견딜 수 없어 하며 상처를 내면화하던 참여자들의 경험을 드러내고 있다. Phul 등[26]은 비만인은 게으르고 무능하며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만은 개인의 과오라는 편견이 널리 퍼져있어 이들에게 가차 없는 상처가 된다고 하였고, Medvedyuk 등[27]은 부정적인 고정 관념이 사회적인 낙인 스트레스가 된다고 한 점에서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국내의 비만 관련 보건정책은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으며, Medvedyuk 등[27]의 연구에서도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부정적인 건강을 야기하는 것은 비만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이며 비만을 심각한 건강 위험으로 간주하는 것은 비만에 대한 과도한 사회 집중을 낳아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된다고 하였다. 이는 고도비만 청년들이 경험하는 사회적 낙인과 편견의 시선이 또 다른 건강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비만을 질병 그 자체로만 인식하고 비만한 개인에게까지 부정적인 낙인을 찍고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책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나타난 ‘벗어나고픈 다이어트의 족쇄’ 역시 고도비만 청년들이 시도하였던 무수히 많은 체중감량 경험들을 드러내고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안 해본 방법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끝내는 요요 현상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느껴 지쳐갔다. Lee 등[18]은 반복되는 무리한 조절을 통한 체중감량 과정은 지속하기 어려운 불행하고 힘든 과정으로 인식된다고 하였고, Jun과 Ha [28]는 이러한 과정을 폭식과 후회, 절식의 악순환이라고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청년의 나이에 진단받은 여러 성인병 질환들의 원인이 비만임을 깨닫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합병증의 공포’를 느껴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하게 되었다. 비만대사수술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고지질혈증, 지방간, 우울증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주요 합병증 대부분을 경감 또는 완치시키고 각종 암의 발생을 예방한다고 보고되었다[4]. 이는 참여자들의 수술적 치료 방법이 단순히 미용이나 자기만족을 위한 수단이 아닌 스스로를 살리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시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비만대사수술은 대중들에게 미용적인 절차로 인식되며 심지어 많은 의료진들도 비만대사수술 권유를 꺼려하는 실정이다[12]. 따라서 의료진에게 고도비만으로 인한 신체적 합병증과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으로 겪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이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며, 이와 같은 교육을 예비 의료인인 대학교 과정에서 선행될 수 있도록 하여 비만대사수술을 결심한 대상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두 번째 주제 모음인 ‘상상을 초월한 비만대사수술의 고통’은 수술 후 맞닥뜨리는 변화를 통해 겪는 고통, 괴로움, 후유증에 관한 것이며 ‘밀려드는 통증에 시달리는 비대한 몸’, ‘생각지도 못했던 섭식의 괴로움’, ‘덤핑증후군의 충격 앞에 위축되는 몸과 마음’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부터 도출되었다. 먼저 ‘밀려드는 통증에 시달리는 비대한 몸’에서 비만대사수술 후 참여자들은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을 경험하였는데, 이는 비만대사수술을 한 이스라엘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술 직후의 통증이 죽을 만큼 힘들고 아팠던 경험이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통증 중재로 통증이 크게 완화되었다고 하였던 Tashlizky 등[29]의 연구와는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자가 청년이기 때문에 건강하고 회복이 빠를 것이라는 의료진들의 편견에 자칫하면 대상자들의 통증 호소가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도비만 환자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및 기타 형태의 수면 장애 호흡과 같은 동반 질환을 상당수 앓고 있어 수술 초기에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 후 통증 관리는 전략적이며 적극적이어야 하고, 이러한 적절한 통증 중재는 진통제 사용의 합병증 위험을 완화하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17]. 그러므로 의료진들은 고도비만이라는 참여자의 질환적 특성을 고려하여 수술 전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대상군의 통증 호소를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수술 직후 진통제로 인한 호흡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통증 평가를 통해 전문적인 간호중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과식과 폭식, 그리고 초절식과 단식을 반복하며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섭취하는 것을 하나의 행복으로 느꼈던 이전과는 다르게 비만대사수술 이후에는 식사시간 자체가 고역으로 느껴져 ‘생각지도 못했던 섭식의 괴로움’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이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정신적 욕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양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신체적 반응에 심각한 괴리를 호소하여 이것이 오히려 음식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켜 신체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괴롭게 한다는 Li 등[30]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수술 전 충분하고 체계적인 영양교육을 시행하여 수술 후 대상자들이 부작용 없이 식단을 구성하고 식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힘쓸 필요가 있겠다. 한편, 메스꺼움이나 식후 복통이나 어지럼증 등을 동반하는 덤핑증후군 증상에 대해서는 ‘덤핑증후군의 충격 앞에 위축되는 몸과 마음’이라는 본 연구의 결과와는 달리 캐나다의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16세에서 20세 연령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Li 등[30]의 연구에서는 덤핑증후군의 증상은 수술 후 6개월까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참여자가 일상생활에 적응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상이하게 강조되는 점은 2019년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으면서 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나 수술과 관련된 체계적인 관리나 지침이 전무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캐나다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 부터 표준 가이드라인과 전문적인 의료팀의 조언이 마련되어 있었고, 이것이 덤핑증후군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와 예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의 비만대사수술에 대해서도 통합적인 정보 제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술 전후 관리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세 번째 주제 모음인 ‘건강한 나를 위한 재건의 노력’은 힘겨웠던 수술과정을 이겨내고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참여자들의 경험으로 ‘주변의 응원과 배려로 다지는 회복의 의지’, ‘인터넷 환우들과 나누는 소통의 동지애’, ‘나만의 노하우로 베테랑이 되어감’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부터 도출되었다. 먼저 ‘주변의 응원과 배려로 다지는 회복의 의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참여자들이 겪은 의미있는 경험을 나타낸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가족들의 무한한 격려와 응원, 친구들의 배려, 의료진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등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하였으며 이는 가족, 친구, 그리고 의료팀에서 받은 다양한 지원이 수술 후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한 Li 등[30]의 연구와 일치하였다. 특히 비만대사수술 후 정기적인 외래 방문율이 높을수록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소율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는 Nijland 등[31]의 연구 결과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중감량을 위해서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므로 비만대사수술 후 적극적인 의료진의 관심과 추적 관찰이 중요하겠다. 또한 참여자는 20~30대의 청년으로 인터넷과 SNS를 활용하는 것이 익숙하며 익명의 대상자들과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어 비만대사수술과 관련된 체계적이고 다양한 정보의 부족함을 ‘인터넷 환우들과 나누는 소통의 동지애’를 통해 채워가고 있었다. 이는 과체중 및 비만한 청년의 체중 감소를 위해 소셜 모바일 도구를 사용하여 개별적으로 맞춤화되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일으킨 Godino 등[16]의 연구와 유사한 양상이었다. 이렇듯 청년층에서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보의 접근이 쉽고 활발해진 반면, 이러한 정보들이 대부분 비공식적이며, 비전문가들의 경험에만 의존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가 맞는지 분별하는 능력인 인터넷 건강정보 이해능력(E-health literacy) 수준 향상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32]. 다른 분야보다 건강 분야에서 잘못된 건강 지식이 널리 퍼지게 되면 참여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이 양질의 올바른 정보를 찾고 이해하여 자신의 건강문제에 적용시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병원 자체에서 수술 전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의 창구로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SNS 단체방 또는 카페 등의 형태로 개설하여 비전문가인 환자집단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전문가인 의료인을 포함하여 함께 소통하고 전문적이고 양질의 의료적 조언과 지지를 얻도록 활성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나만의 노하우로 베테랑이 되어감’은 참여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에게 ‘안성맞춤’인 관리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기존의 전통적인 체중 감소 프로그램들은 체중 감소의 효과가 1년 미만이었고 건강 개선의 효과 역시 단기에 머물렀으며 오히려 건강관리 시스템에 대한 참여 및 사회적 지원이 건강 개선에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왔다[33]. Robinson 등[34]은 의료팀, 영양사, 심리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개입된 비만대사수술 후 개별화된 피드백 및 전문 정보가 더해진 웹 기반 건강 프로그램이 시간적·공간적 제약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비만대사수술 후 참여자들의 행동 변화와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청년들의 수술 전·후 과정에서 의료진, 영양사, 심리상담가,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적 접근을 토대로 체중감량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비만관리 프로그램이 아닌 즐거운 신체활동 증가, 심리적 마음챙김 등 다양한 맞춤형 스마트폰 앱 기반 건강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고도비만 청년들이 수술 후 겪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줄여줄 수 있는 동시에 일상으로의 복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앱 기반 프로그램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에 접속 가능한 청년 대상자에게 알맞은 전략이 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치료의 연속성을 향상시키고 적절한 행동 변화를 일으켜 손쉽게 수술 후 노하우를 터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네 번째 주제 모음은 ‘비만의 굴레를 벗고 마주하는 삶’이며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새로이 시작하는 삶을 보여주며 ‘달라진 내 모습을 향한 양가감정’과 ‘평범한 삶으로 자신감을 가짐’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부터 도출되었다. 먼저 ‘달라진 내모습을 향한 양가감정’에서 참여자들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수술 흉터와 급격한 체중감량으로 인해 쳐진 살에 대한 고민도 있었던 반면, 어두운 색, 플러스 사이즈에 감추었던 큰 몸에서 벗어나 입고 싶은 스타일, 밝고 산뜻한 색깔의 옷을 마음껏 선택하며 스스로의 삶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화되어감을 느꼈다. 이는 비만대사수술 후 외형의 변화와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할 수 있는 행복함을 느꼈지만 비만대사수술 후 광범위한 흉터와 체중감량으로 인해 과도하게 늘어진 피부에 노출이 있는 특정한 옷을 입을 수 없게 됨에 실망하고 놀라움을 겪었다는 Poulsen 등[35]의 연구와 일맥상통하였다. 그러므로 의료진들은 수술 전후 전반적인 회복과정과 관리 방법뿐만 아니라 수술 후 남게 될 장기적인 흉터와 늘어지는 피부 등 외모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들도 미리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청년기는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발돋움하는 인생의 전환기이며 성인으로서의 구체적인 삶이 시작되는 시기로서 비만대사수술 후 겪게 될 긍정적인 측면만 강조하다 보면 자칫 수술만이 치료의 끝이자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그릇된 가치관과 오해를 방지하지 위한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삶으로 자신감을 가짐’은 참여자들이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다이어트 경험을 계기로 평범한 또래의 삶을 되찾아가며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여정이 시작됨을 나타낸다. 이 여정에서 참여자들은 또래들처럼 평범해짐과 동시에 특별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였다. 각자 인생의 구체적 목표는 달랐지만 학업, 결혼, 취업 등 청년기의 발달과업을 달성하고자 노력하였고, 이는 비만대사수술 후 자신감과 자존감이 향상되며 자기혐오감이 줄어들고 스스로의 삶이 주체적으로 변화되어감을 느낀다는 Poulsen 등[35]의 연구와 유사하였다. 청년 고도비만 참여자들은 비만대사수술을 통하여 스스로를 옥죄고 가두었던 비만의 굴레를 벗고 성장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하였다. 청년기는 청소년기를 벗어나 독립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이자 첫 단계로, 이 기간의 생애주기적 발달 결과에 따라 중장년기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시기의 성공적인 발달과업 달성을 도와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11]. 따라서 비만대사수술 이후 일상으로 복귀하여 청년기의 다양한 과업을 달성할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고도비만 청년들에 대한 부정적인 대중의 시선이 이들의 사회적 진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되므로[18] 이러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한 정부 주도의 캠페인도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고도비만 청년들의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얻기 위해 귀납적 연구 방식인 현상학적 접근을 통해 진행되었다. 고도비만 청년들은 셀 수 없이 반복되는 다이어트 시도에도 불구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반복되는 요요에 지쳐가며 ‘견디기 힘든 비만인의 비애’에 못 이겨 비만대사수술을 받게 되었으나 상상을 벗어난 변화들을 맞닥뜨리며 ‘상상을 초월한 비만대사수술의 고통’에 직면하여 힘겨워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수술과정의 힘겨움을 이겨내기 위해 주변의 지지체계를 이용한 ‘건강한 나를 향한 재건의 노력’을 반복하여 스스로에게 알맞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게 되었고, 마침내 ‘비만의 굴레를 벗고 마주하는 삶’을 오롯이 시작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였다.
본 연구는 개별 심층면담의 형식으로만 자료를 수집하여 다양한 자료 수집 방법이 활용되지 못했으며, 일개 지역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료수집이 이루어졌으므로 자료의 편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제한점을 가진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이제껏 국내에서 연구된 바 없는 고도비만 청년들의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감량 경험을 심층 분석한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의와 활용도가 클 것이라 기대되며 임상실무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여 맞춤형 간호중재와 같은 후속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토대로 다음을 제언하고자 한다. 고도비만 환자에 특성화된 체계화된 비만대사수술 전후 지침 및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수술 후 체중변화, 동반질환 개선 등의 객관적인 지표뿐만 아니라 삶의 질 등의 주관적인 효과를 함께 검증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수술 후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수술 후 노하우를 터득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맞춤형 스마트폰 앱 기반 비만대사수술 교육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고도비만을 가진 개인을 향한 사회적 낙인 및 부정적인 대중의 편견을 방지하고, 청년기의 다양한 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인식 전환 캠페인과 정책개발을 제언한다.
이 논문은 2022년 한국간호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음(e poster).
This work was presented at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Conference, October, 2022, Seoul, Korea.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that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Lee H & Kwon S.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Lee H & Kwon S & Jeong H.
Funding acquisition: None.
Investigation: Lee H.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Kwon S.
Resources or/and Software: Lee H & Jeong H.
Validation: Lee H & Jeong H & Kwon S.
Visualization: Lee H & Jeong H.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Lee H & Kwon S & Jeong H.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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