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85년 이후부터 최근 2016년까지 실시된 암생존자를 위한 심리교육중재의 심리사회적 효과에 대한 무작위대조군실험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메타분석을 하여 심리교육중재의 효과를 규명한 연구이다.
1. 체계적 고찰에 포함된 심리교육중재 연구의 일반적 특성과 질 평가
본 연구의 체계적 고찰에 포함된 35편의 연구 중 60.0% (21편)가 2011년 이후에 실시된 연구로 나타났으며, 88.6% (31편)가 국외에서 실시된 연구로 국내 연구는 11.4% (4편)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최근 암생존자가 증가함에 따라 암생존자의 삶의 질이나 적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나 국외에서 2000년대부터 암생존자의 건강문제와 적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재연구들이 꾸준히 실시되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암생존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자는 대부분의 논문이 유방암 생존자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11.4% (4편)는 대상자를 특정 암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은 것은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다른 암환자에 비해 높기 때문일 것이다[1, 2]. 하지만 최근 치료요법의 다양화와 고도화에 따라 유방암 외 다른 암에서도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2], 다양한 암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교육중재가 암생존자의 회복과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들이 계속적으로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 포함된 심리교육중재를 교육 및 정보제공, 상담 및 심리요법, 행동요법 또는 사회적 지지로 구분하여 살펴보았을 때, 교육 및 정보제공과 행동요법을 활용한 연구가 각 68.6% (24편)와 60.0% (21편)로 가장 많았다. 이는 치료중인 암환자[8]와 피부암 생존자[18]를 대상으로 한 심리교육중재 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한 선행연구에서 교육 및 정보제공과 행동요법이 가장 빈번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심리교육중재는 자가관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적절한 정보와 기술을 제공하고, 자가관리를 위한 자신감과 동기의 부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11, 12] 상담 및 심리요법이나 사회적 지지보다는 문제해결 및 대처를 위한 중재요소인 교육과 인지적 행동요법이 더 빈번하게 중재구성요소로 활용된다.
한편 개인을 대상으로 중재를 제공한 논문은 34.3% (12편)인 반면 집단을 대상으로 한 논문은 65.7% (23편)나 되었다. 집단 대상의 중재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에 따라 다수의 생존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용효과적이고 임상현장의 적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암생존자가 치료종료 후 경험하게 되는 건강문제 및 스트레스상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생존자는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스스로 확인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중재를 선택하여 적용하는 자가관리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암생존자 집단에게 획일적으로 제공하는 중재보다는 개인맞춤형 중재가 활발히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심리교육중재의 결과변수는 삶의 질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심리적 디스트레스, 우울, 불안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양한 치료와 중재에 따른 환자의 예후개선을 평가하는 최종결과변수로 삶의 질이 주요하게 고려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10]. 한편 심리사회적 결과를 측정한 도구의 사용빈도를 분석한 결과, 다른 심리사회적 결과변수와 달리 삶의 질의 경우 일반적인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보다 질병특이성 속성이 반영된 도구들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이는 암생존자의 치료과정에 따른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적인 삶의 질뿐만 아니라 특정암과 관련된 증상관련 삶의 질까지 측정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특히 FACIT (functional assessment of chronic illness therapy) 단체에서 개발한 도구의 경우 암환자의 기능상태 변화를 확인하는데 민감성이 높고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EORTC-QLQ-C30 (European organization for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 quality-of-life questionnaire)의 경우 다양한 암환자에 사용가능하며 타당도와 신뢰도가 입증된 도구로[8] 두 도구의 사용빈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계적 고찰에 포함된 논문의 방법론적 질 평가에서 비뚤림 위험이 높거나 혹은 불확실한 항목을 살펴보면, 약 50% 정도의 논문에서 무작위 배정 순서 생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고, 상당수의 논문에서 배정 순서 은폐나 연구 참여자와 연구자에 대한 눈가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심리교육중재 특성상 참여자와 연구자의 눈가림을 철저히 수행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심리교육중재의 순수한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중재 제공자의 눈가림이나 참여자의 눈가림을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기타 비뚤림을 중재매뉴얼이나 전문가에 의한 중재수행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비뚤림의 위험이 낮은 연구는 24편(68.6%)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11편(31.4%)의 논문에서는 중재 충실성(treatment fidelity)에서 중요한 요소인 프로토콜의 사용이나 중재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이 부족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구설계 시점부터 중재내용 및 시기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중재의 용량 및 충실성을 높인 연구가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2. 심리교육중재의 심리사회적 효과크기
본 연구에서 총 25편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삶의 질, 대처 및 자기효능감과 같은 긍정적 결과변수 및 우울, 불안, 심리적 디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결과변수 모두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결과변수 중 삶의 질을 보면 심리교육을 받은 중재군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효과크기는 작은 효과크기이었다. 비록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논문이 없어 본 연구 결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10]에서 심리교육중재는 전반적 삶의 질의 향상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작은 효과크기를 가진다고 보고한 결과와 유사하다. 암생존자는 일차치료가 종료된 후에도 치료로 인한 신체적 후유증, 피로, 기능적 저하, 인지기능 손상, 신체상 변화로 인한 상실감, 의료진으로부터 버려진 느낌과 재발에 대한 공포와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계속 경험하며 이렇게 계속되는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증상들은 삶의 질과 적응에 악영향을 미친다[3, 4, 5, 6, 7]. 그러므로 심리교육중재가 암생존자의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가진다는 본 연구결과를 통해 암생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암환자에서 암생존자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돕기 위하여, 심리교육중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일부 선행 메타분석연구에서는 심리교육중재는 대상자가 경험하는 심리적인 증상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정서적 증상을 완화하여 정신적 영역에서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거나[10, 17] 혹은 치료관련 부작용에 따른 신체적 기능적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기여하여 오히려 신체적 영역에서만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는 등[16] 삶의 질의 하위영역별 효과에 대해서는 일관되지 않는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가 다양하였고, 다수의 연구에서 메타분석에 필요한 통계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삶의 질의 하부영역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지 못하였다. 추후에는 반복적인 실험연구의 수행을 통해 축적된 근거를 토대로 심리교육중재가 전반적인 삶의 질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적 및 증상관련 삶의 질 등 하위영역별로 미치는 효과 크기를 파악하는 메타분석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심리교육중재는 대처 및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며 중간효과크기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리교육중재가 건강 교육, 행동요법, 그리고 다양한 인지행동요법을 활용한 대처전략기법을 제공하여[26] 암생존자의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며 환자가 암과 관련된 문제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양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본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 수가 4편으로 적고, 이 중 2편은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임을 고려할 때 본 연구결과에 대한 타당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후 다양한 암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교육중재의 대처 및 자기효능감 증진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는 실험연구가 시도될 필요가 있다.
부정적 결과변수에 대한 심리교육중재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심리교육중재는 우울, 불안,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각 작은 효과크기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암환자를 대상으로 심리교육중재 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하여 질적으로 평가한 선행연구에서[8, 12, 18] 심리교육중재는 우울, 불안 및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보고한 것과 유사하다. 암진단 이후 환자들은 질병과 치료요법의 부작용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우울증상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일부는 주요 우울증으로 진행된다[27].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 예후에 대한 불확실성, 치료종료 후 늦게 발현되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 등으로 불안감을 경험하게 되고[28, 29], 이로 인해 치료종료 후에도 계속적으로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29, 30]. 이와 같은 부정적인 심리적 문제는 암환자와 생존자의 자존감과 자아상을 저하시키고[8], 자가관리능력 함양을 저해하여 치료종료 후 일상생활로의 복귀와 적응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심리교육중재를 활용하여 암생존자가 치료 종료 후 경험하는 불안이나 재발에 대한 불확실성과 같은 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에 대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암생존자가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높임으로써 암생존자의 우울, 불안,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과 적응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한 출판비뚤림 검증에서 Egger의 회귀분석결과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제외하고 비대칭 정도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본 연구결과를 기각하기 위해 필요한 논문의 수(Nfs)는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제외하고 100편 이하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에 필요한 통계치가 적절하지 못하여 본 연구에서 제외된 연구가 있었음을 고려할 때 추후 누적된 연구를 통해 반복적인 메타분석을 실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본 연구 결과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체계적 고찰 과정에서 한정적인 시간내에 발표한 연구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검색하였기 때문에 미발표 연구가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체계적 고찰에 영어와 한국어로 출간된 논문만을 포함하였기 때문에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의 정보가 과다하게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체계적 문헌고찰에는 35편의 논문이 포함되었으나 이 중 10편에서 효과크기 분석에 필요한 통계치가 제시되지 않아 25편만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러므로 심리교육중재의 효과크기가 과대 혹은 과소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석시 주의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심리교육중재의 효과검정을 위해 중재 직후 측정한 통계치를 사용하여 메타분석하였기 때문에 심리교육중재의 장기적인 효과를 살펴보지 못하였고, 자가보고형 결과변수의 통계치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심리교육중재를 통해 자가관리 기술의 획득이나 생리적 지표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메타분석에 포함된 논문들의 상당수에서 심리교육중재가 몇 회기(session)으로 구성되었는가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각 회기의 시간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미비하였기 때문에 중재의 정확한 강도별 효과크기의 차이를 메타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므로 추후 중재연구의 강도와 관련된 회기에 대한 표준화된 정의가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무작위대조군 연구만을 포함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리교육중재의 효과크기의 이질성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들마다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결과변수를 측정하였고, 심리교육중재로 교육 및 정보제공, 상담 및 심리요법, 행동요법, 사회적 지지 중 하나만 제공하거나 혹은 2개 이상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등 중재 유형이 다양하였기 때문에 메타회귀분석을 통해 효과크기의 차이를 보이는 중재요소를 규명해내는 것에 제한이 있었다. 또한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는 4편에 불과하여 연구결과를 적용하는데 제한적이므로 추후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암생존자의 유형에 맞는 중재요소, 중재기간 및 회차를 선택하는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암생존자를 위한 다양한 심리교육중재의 개발 및 적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