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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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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Nurs > Volume 54(1); 2024 > Article
Research Paper Lived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Hwang, Younghui , Min, Kyoungok , Son, Haeng-Mi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2024;54(1):93-105.
DOI: https://doi.org/10.4040/jkan.23113
Published online: February 29, 2024
1Department of Nursing Science, College of Medicine,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heongju, Korea
2Department of Transplant Center,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Korea
3Department of Nursing, College of Medicine, University of Ulsan, Uls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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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e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semantic structure and nature of the disease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by applying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s.
Methods
Data were collected between February and September 2021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12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Colaizzi’s phenomenological analysis was used to analyze the meaning of the participants’ illness experiences.
Results
5 theme clusters and 15 themes were derived. The five theme clusters are as follows: (1) First transplant giving me a second life; (2) Body and mind becoming sick again; (3) Waiting for a re-transplant with hope and worry; (4) Life supported by gratefulness; (5) Having control over my own life.
Conclusion
This study shows that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experience physical and psychological difficulties during the long disease period and require help from many people, including family members, friends, colleagues, and health care providers, to overcome their difficulties.


J Korean Acad Nurs. 2024 Feb;54(1):93-105. Korean.
Published online Feb 28, 2024.
© 2024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Original Article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의 질병체험
황영희,1 민경옥,2 손행미3
Lived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Younghui Hwang,1 Kyoungok Min,2 and Haeng-Mi Son3
    • 1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 2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 3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 1Department of Nursing Science, College of Medicine,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heongju, Korea.
    • 2Department of Transplant Center,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Korea.
    • 3Department of Nursing, College of Medicine, University of Ulsan, Ulsan, Korea.
Received September 04, 2023; Revised November 20, 2023; Accepted January 30, 2024.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Derivs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d/4.0) If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retained without any modification or reproduction, it can be used and re-distributed in any format and medium.

Abstract

Purpose

The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semantic structure and nature of the disease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by applying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s.

Methods

Data were collected between February and September 2021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12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Colaizzi’s phenomenological analysis was used to analyze the meaning of the participants’ illness experiences.

Results

5 theme clusters and 15 themes were derived. The five theme clusters are as follows: (1) First transplant giving me a second life; (2) Body and mind becoming sick again; (3) Waiting for a re-transplant with hope and worry; (4) Life supported by gratefulness; (5) Having control over my own life.

Conclusion

This study shows that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experience physical and psychological difficulties during the long disease period and require help from many people, including family members, friends, colleagues, and health care providers, to overcome their difficulties.

Keywords
Kidney Transplantation; Graft Rejection; Qualitative Research
신장이식; 이식거부반응; 질적연구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고혈압, 당뇨 등 신장기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말기신부전 환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1]. 말기신부전은 신장기능의 비가역적인 손상으로 신대체요법에 의지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다. 신대체요법으로 투석과 신장이식이 있는데, 투석환자는 피로, 호흡곤란, 오심 등의 신체적 증상과 불안, 우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에 비하여[2] 신장이식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건강상태와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3].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투석보다는 신장이식을 받기를 희망하여 뇌사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4]. 하지만, 신장기증에 적합한 생체기증자를 찾기가 어렵고, 신장이식을 원하는 환자수에 비하여 뇌사신장기증자 수는 턱없이 부족하여 말기신부전 환자가 신장이식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4]. 한편, 어렵게 이식을 받은 신장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급성 및 만성거부반응, 감염, 치료지시불이행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5]. 신장이식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식신장의 생존율은 점차 감소하게 되고[4], 기능이 소실되면 신장이식 환자는 다시 투석을 시행하거나 재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재이식을 준비하는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이식 후 환자의 혈청에 존재하는 공여자 특이 사람핵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 항체 때문에 재이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6], 재이식을 받기 위해서 탈감작치료 등 면역억제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는 신기능감소, 투석, 신장이식, 이식거부반응치료, 재투석 등 다양한 질병치료과정 속에서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식을 받은 신장의 기능이 감소하였을 때의 상실감, 스트레스, 불안 그리고 우울 등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나[7, 8],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의 상실감,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에 대한 국내·외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환자들의 심리·사회적 문제는 객관적인 측정으로 확인되거나 설명되지 않을 수 있고, 환자들의 심리·사회적 문제의 깊이와 정도가 다양하므로 질적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생생한 주관적 경험을 드러내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현상학적 질적연구를 적용하여 이식신장의 기능부전 환자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확인함으로써 질병체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적연구 방법으로서 현상학은 ‘내적 의식’을 기술하는 것으로 참여자 체험의 내적 의미를 해석하여 체험된 현상의 본질 구조를 체계적으로 찾아내어 기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탐구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자의 편견과 선이해에 대한 연구자의 중립적인 태도가 중요하다[9].

따라서, 본 연구는 현상학적 질적연구방법을 통하여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가 인식하고 있는 질병체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기술하고 이해함으로써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의 질병체험의 의미구조와 본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의 질병체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추후 재이식을 준비하는 환자가 신체의 통합적 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중재프로그램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하여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의 질병체험의 의미구조와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는 어떤 경험을 하고 있고 경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들의 체험(lived experience)의 본질과 구조를 이해하고 기술하기 위해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현상학적 연구방법은 생활세계에서 일상의 경험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10], 본 연구의 질문은 현상학적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설계되었다.

2. 연구 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는 일 대학병원의 장기이식센터의 외래 또는 입원환자로 신장이식 후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이다. 연구 참여자의 구체적인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만 18세 이상의 성인환자로 자신의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이다. 둘째, 신장이식 후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진단받고, 투석 또는 재이식을 준비하고 있거나 시행한 자이다. 이식신장의 기능 소실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투석 또는 재이식을 시행해야 할 정도로 이식신장의 기능이 대부분 소실된 환자를 대상자로 선정하여 이식신장의 기능부전 경험을 풍부하게 진술할 수 있는 자로 한정하였다. 셋째,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자이다. 연구 참여자는 성별, 연령, 결혼유무, 직업유무 등의 인구학적 특성과 이식 후 경과기간, 기증유형 등 이식관련 특성이 다양하게 고려될 수 있도록 목적적으로 표집을 하였다. 장기이식센터 외래 또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병원관계자인 연구자 중 1인이 연구에 대한 안내 후 구두로 연구참여에 동의한 자에 한하여 연구자들이 연구의 목적과 과정 등을 설명하고 서면동의를 받았다. 참여자 면담에서 면담내용이 반복되고, 자료분석에서 더 이상 새로운 주제가 도출되지 않는 자료 포화시점까지 면담을 진행한 결과 최종 분석에 포함된 참여자 수는 총 12명이었다(Table 1).

Table 1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3. 자료수집

자료는 일대일 심층면담으로 수집하였다. 주요 면담질문은 ‘이식 후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식 받은 신장의 기능이 나빠졌을 때 환자분이 경험하신 것을 말씀해 주세요’, ‘질병과정 중에서 가장 힘들었거나 의지가 되었던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등이었다. 면담은 참여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자와 라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일상의 대화에서 시작하여 구체적인 면담으로 진행하였다. 면담장소는 참여자들이 가장 편안해하는 장소로 병원 근처 카페에서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참여자별 면담시간은 1~2시간 정도이었다. 연구자는 면담 도중에 참여자의 비언어적 행동 또는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의미 있는 비언어적 행위, 연구자의 생각과 느낌 등을 면담 직후 메모하였다. 이 자료는 필사 및 자료분석과정에서 참여자의 진술과 경험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하였다. 면담내용은 녹음되어 연구 참여자가 말한 그대로 필사하였고, 자료수집과 분석은 동시에 이루어졌다.

참여자별 대면면담은 1회 진행되었고 면담내용의 정확성 확인이 필요한 경우 추후 전화면담을 통해 확인하였다. 자료분석에서 참여자의 면담내용과 생성된 주제를 비교했을 때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나 주제가 도출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료가 포화되었다고 판단하고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21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이었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Colaizzi [11]의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면담자료는 참여자가 말한 그대로 필사되었고, 연구자들은 녹음된 내용을 들으면서 필사자료를 재확인하였다. 연구자들은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의 질병체험과정을 심층적이고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이후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으로 재투석 또는 재이식을 준비하는 동안의 연구 참여자들의 질병체험에 집중하였다. 연구자들은 자료로부터 참여자 경험의 느낌을 얻기 위해 모든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었다. 참여자별로 필사된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의미 있는 문장이나 구에 밑줄을 그어 표시를 하고, 의미를 구체적으로 명명하여 의미단위를 추출하였다. 그런 다음 명명된 의미단위와 의미 있는 진술을 유사한 것은 모으고, 중복된 것은 삭제하였다. 모아진 의미단위는 연구자의 언어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진술로 의미를 구성하여 주제를 도출하였다. 진술문 내용이 주제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여 연구자의 언어를 수정하고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을 여러 번 진행하였다. 도출된 주제를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의 질병경험의 구조가 잘 나타나도록 주제묶음으로 정리하였다. 연구자들은 도출된 주제와 주제모음들의 관련성과 모순성을 확인하기 위해 원자료로 돌아가 원자료와의 부합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자료분석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를 간호할 때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분석의 전 과정에서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연구자들은 회의를 통해 현상학적 환원과 의견수렴의 시간을 가졌고, 최종적으로 체험의 근본 구조를 확인하였다. 도출된 주제모음을 중심으로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들의 경험을 포괄적으로 기술하였다. 자료분석의 마지막 단계인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 2명에게 기술된 연구결과가 자신들의 경험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연구자로부터 연구수행과정과 연구결과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5. 연구자 성찰

연구자 중 간호학 교수인 2명의 연구자는 질적연구학회 회원으로 질적연구를 다수 수행하였다. 연구자 중 1명은 신장이식 코디네이터로 근무하였으며, 2명의 연구자는 내과병동과 이식환자를 간호한 경험을 갖고 있다. 연구자들은 신장이식의 경우 이식장기의 기능부전을 피할 수 없으며, 이 상황에서 질병과 함께 하는 이식환자들의 질병체험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구를 시작하였다. 연구자들의 임상경험이 연구 참여자의 경험에 선입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연구의 전 과정에서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참여자 체험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현상에 대한 가정과 전제, 편견 등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거리두기를 하고자 하였다. 연구자들의 가정과 선이해는 ‘이식신장 기능부전 환자는 투석보다 이식을 받고 싶어한다’, ‘이식신장 기능부전 환자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다’, ‘이식신장 기능부전 환자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다’ 등이었다.

6. 연구의 진실적 가치

연구의 진실적 가치확보를 위해 Guba와 Lincoln [12]이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였다. 신뢰성(credibility)을 위해서 연구 참여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이식관련 특성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목적적 표본추출하였으며, 녹음된 면담자료는 참여자가 말한 그대로 필사하였고 연구자가 녹음 내용을 들으면서 필사자료를 재확인함으로써 필사의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참여자의 체험적 자료에 근거하여 의미 있는 진술, 주제, 주제모음을 도출하였고 관련성 있는 진술문을 인용하였다. 참여자 2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어 자신들의 경험을 왜곡 없이 기술하였는지를 확인받았다. 전이성(transferability)을 위해 성별, 연령, 결혼유무, 직업유무 등의 인구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이식 후 경과기간, 기증유형 등 연구참여자의 이식관련 특성을 다양하게 고려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의 특성과 자료수집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연구결과물에 관련성 있는 진술문을 인용하여 독자들이 유사한 맥락과 상황에서 연구결과의 적용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의존성(dependability)은 Colaizzi [11]가 제시한 자료분석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였다. 연구자들은 필사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의미있는 진술을 추출한 후 의미 있는 진술들을 그룹화하여 추상성이 증가한 주제로 명명하였다. 그런 다음 주제들을 그룹화하여 추상성이 증가한 주제모음으로 도출하였다. 의미 있는 진술, 주제, 주제모음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원자료를 검토함으로써 적절성을 확인하였으며 이식장기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의 경험구조를 포괄적으로 기술한 후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분석의 모든 과정은 독자들이 추적 가능하도록 자세히 기술하였다.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위해 면담 동안 연구자들은 무비판적인 태도로 참여자의 이야기를 경청하였고 연구자들의 전문적 견해에 따른 가정과 선입견을 괄호치기(bracketing)하고 성찰하였다. 연구의 전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면담자료를 공유하였고 자료분석과정에서는 합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술, 주제, 주제모음을 도출하였다.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연구자로부터 연구수행과정과 연구결과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연구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13]로 연구과정을 점검하였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기관윤리심의위원회(IRB No. 2001-137-1096)의 심의를 받았다. 연구설명문을 통해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연구과정, 기대되는 이익과 위험성, 개인정보 보호, 면담내용의 녹음, 자발적 연구참여와 철회 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 후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를 받았다. 녹음파일과 필사된 면담내용은 연구자 개인 컴퓨터에 잠금장치하여 보관하고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한 후 폐기할 것을 알려주었다. 참여자에게 연구참여에 대한 소정의 사례를 제공하였다.

연구 결과

본 연구 참여자는 12명으로 여자가 7명, 남자가 5명이었다. 30대가 2명, 40대가 4명, 50대가 3명, 60대가 3명이었고, 미혼이 5명, 이혼 1명, 기혼이 6명이었다. 직업이 있는 경우가 7명이었다. 신장이식 전 투석을 시행한 참여자는 9명이었고, 첫 번째 신장이식 후 경과기간은 평균 20년(6~31년)이었다. 기증자가 뇌사자인 경우는 4명, 생체기증자인 경우는 8명이었다(Table 1).

본 연구 결과 15개의 주제가 도출되었고, 이 주제들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5개의 주제모음으로 통합되었다(Table 2).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경험의 의미와 본질 구조는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으로 낙심되고 재이식에 대한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재이식을 다시 결심하게 되면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Table 2
Theme Clusters and Themes on the Illness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Graft Failure

1. 제2의 인생을 찾아 준 첫 번째 이식

연구 참여자들은 신부전을 진단받고 치료의 일차적인 대안으로 투석을 시작하였으나 투석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정상생활을 하기에는 투석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어 이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첫 번째 이식은 정상인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가슴 벅찬 희망이었기에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식을 주저함 없이 결정하였다. 참여자들은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이행 등의 치료지시이행을 해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였으나 새 삶을 지키기 위해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노력하였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들은 이식에 대한 과신으로 몸관리에 소홀해지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된 주제는 ‘투석과 함께 했던 힘든 일상’, ‘신장이식이 가져다 준 새 삶’, ‘새 삶을 지키려는 노력과 과신의 외줄타기’였다.

1) 투석과 함께 했던 힘든 일상

참여자들은 부종, 감기, 방광염, 소화불량, 체력저하 등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여 신부전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전신부종, 호흡곤란, 어지러움, 구토 등의 증상이 진행되고,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건강상태는 점점 악화되었다. 이식 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투석치료를 꼭 받아야 했던 대다수의 참여자들은 투석치료를 받는 동안 신체적으로 힘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투석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투석을 할 때 혈압이 저하되고, 호흡곤란, 구토, 구역, 피로감, 이유 없는 근육통 등 투석 부작용으로 힘든 나날을 견뎌내야 했다.

그냥 투석하고 온 날은 그냥 막 아파요. 또 요만큼만 와도 막 숨 못 쉬니까 나 혼자 밤에 겪어야 되니까. 거기 이렇게 앉아서 자고. 그렇게 버텼는데 그 다음 날은 죽어도 못 버티겠더라고. 숨이 안 쉬어지고 죽을 거 같아서 119를 불렀거든요. (참여자 11)

투석할 때 혈압이 낮아서 쥐가 많이 났어요. 빈혈이 심했어. (참여자 10)

2) 신장이식이 가져다 준 새 삶

신장이식이라는 희망이 참여자들에게 다가왔고 희망을 붙잡은 참여자들은 신장이식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이식 후 참여자들의 삶은 이식 전과 확연히 달랐다. 참여자들은 질병증상이 없는 정상에 가까운 몸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투석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활동의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되는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면서 건강인의 일상이 자신들의 일상이 된 정상의 삶을 영위할 수 있어 행복했다. 특히 참여자들은 투석을 할 때 할 수 없었던 해외여행과 같은 일상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되어 다시 태어난 느낌, 새 삶을 얻은 느낌이었다.

(여행가기 전에)그 지역에 복막 투석하는 병원이 있는지. 그러면 내가 그 시간에 가서 복막 투석해도 되냐고 물어보고. 내가 그 약을 들고 다니는 거잖아요. 2 L 정도 되는 약을… (이식을 하고) 우선은 여행을 다닐 수 있었어요.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일부러. (참여자 1)

이제 정상에 가까운 몸이 됐구나. 그런 거. 그런 마음. 그런 게 느껴질 때가 최고 좋죠. 어떤 제약도 없고 내 마음대로 다니고, 누리면서 살 수 있구나. (참여자 6)

3) 새 삶을 지키려는 노력과 과신의 외줄타기

참여자들은 이식 받은 신장이 오래오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약물복용, 식이조절, 운동 등 이식 후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였다. 참여자들은 면역억제제를 용법과 용량에 맞추어 복용하고,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과일은 섭취하지 않았다. 또한,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해 감염에 취약해지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식이요법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이식하기 전에 회 같은 거나 뭐 이런 거를 먹었는데, 이제 수술하고 난 다음에는 그런 거 먹지 말아야 되고. 또 이제 그거 있잖아요. 귤. 그 뭐죠 그거? 오렌지 말고. 자몽! 자몽을 먹지 말아야 되는 게 뭐 안 먹어야 된다는 게 있다든가. 뭐 이런 게 있으니까. (참여자 5)

약 같은 거는 약 먹는 게 중요하잖아요. 약 먹는 걸 제때 놓치지 않고 먹고… (약을) 공복에 먹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시간 제때 먹는 거가 사실은 그 당시 중요했어요… 음주라든가 이런 거 할 일이 많은데 그런 거 조금 자제하려고 하고. 아니면 음식 같은 경우도 조금 자극적이거나 짠 거는 피하려고 했는데… 그게 좀 마음대로 되진 않잖아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식당이나 이런 데 가서 밥을 먹으면 제가 음식 짜다고 안먹고. 그런 게 조금 직장생활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죠. (참여자 2)

일부 참여자들은 탈모, 장염, 골다공증, 손떨림 등 다양한 면역억제제 부작용을 경험하였고, 증상이 심해서 직업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상 신체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면역억제제 부작용을 의심하였다.

처음 약 먹었을 때는 잇몸이 많이 부었고 이빨이 많이 시리다고 해야 하나?… 그 다음에 자주 아팠던 거 같아요. 자주 열나고 설사하고 그래서. (참여자 9)

한편, 일부 참여자들은 정상에 가까운 건강상태가 유지되어 학업에 복귀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건강관리를 위한 절제된 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병원 방문 시 신장기능 감소를 알려주는 혈액수치가 상승하는데도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신체적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은 경우 상황의 심각성 인지가 부족하여 건강관리에 소홀하였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 참여자들은 이식을 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는 이식에 대한 과신으로 면역억제제 복용불이행, 흡연, 과음, 부주의한 식이와 폭식의 횟수가 증가하였다. 운동부족, 야근으로 인한 누적된 피로, 스트레스 등의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도 약은 엄청 잘 챙겨 먹었는데. 술은 먹어도 약은 먹는다! 그렇게 했었는데, 회사 다니기 시작하니까 제가 엄청 바쁜 직종에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약을 12시간마다 먹어야 하는데 약을 잘 안 먹고 맨날 야근하고, 이제 몸은 힘들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또 술 먹고 좀 이제 이러면서 수치가 안 좋아졌어요. (참여자 3)

2. 다시 병들어가는 몸과 마음

참여자들은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라는 재발로 좌절하였고 앞으로 전개될 부정적인 질병예후로 삶의 의미를 상실하기까지 하였다. 질병 재발의 원인이 참여자 자신의 치료지시 불이행과 부주의한 건강관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된 주제는 ‘깊은 좌절을 가져다 준 재발’, ‘사그라지는 삶의 의미’, ‘재발의 원인은 바로 나’이었다.

1) 깊은 좌절을 가져다 준 재발

참여자들은 이식 받은 신장을 평생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이식거부반응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래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기에 이식신장의 기능이 점점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한 순간 끝이 보이지 않는 투병을 해야 하는 상황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 일부 참여자들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재발을 막기 위해 부작용을 무릅쓰고, 고용량의 면역억제제의 사용과 혈장교환술 등의 치료도 받았지만, 재발을 막을 수 없었다. 참여자들은 재이식을 받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식 받은 신장을 평생 잘 쓰려고 노력했지만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참여자들은 다시 부종, 설사, 무기력, 피로감 등의 증상을 경험하였고,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었다.

(재발하고)맨 처음에는 내가 1~2년이면 죽겠구나. 참. 그래도 인생을 열심히 살려고 많이 했는데. 아직 50대에 죽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다 놓고 가야 되는데… 그리고 또 제 아들은 장가도 안 간 상태고 그래서 마음이 너무 슬퍼서 보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었어요. (참여자 5)

(이식할 때)고생을 배로 했기 때문에 그(재발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에는 진짜 모든 게 다 그냥 포기하고 싶고. 좀 그랬었어요. 그때 그 심정은… (참여자 12)

2) 사그라지는 삶의 의미

이식신장의 기능이 점차 감소하면서 참여자들은 투석 또는 재이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였다. 참여자들에게 직면한 두 번째 투석은 처음 투석을 할 때와 사뭇 달랐다. 투석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과 투석이 근본 치료가 아니라는 점을 참여자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일부 참여자들은 차라리 죽음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 투석을 시작한 대부분의 참여들에게 투석기간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자포자기의 기간이었고, 자신들의 삶에서 무의미한 기간이었다. 생명은 붙어있고,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그 이외에는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는 나날이었고, 일부 참여자는 삶의 목표가 사라지고, 우울증을 경험하면서 죽음만 생각하기도 하였다.

(첫 번째 투석할 때는)몸이 안 좋아서 한 번 피를 걸러주나 보다. 근데 이렇게 하더니 계속 해야 하는구나. 근데 그거를 이식하면 되지. 그때는 이식하면 되지. 그러니까 얼떨결에 받아들였던 거 같고… 그런데 이번에는 이제 아 또 투석. 또 투석. 내가 그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내가. 그냥 의미 없는 거 같아요. 이게 치료가 아니니까. 치료가 아니잖아요. (참여자 1)

아는 동생과 맨날 새벽같이 카페 투어하고, 돌아다니고. 둘이 앉아서 하는 것도 없이 말도 없이 각자 휴대폰 보고 새벽에 들어가고 그래야 잠을 자니까… 진짜 무의미하게 사는 거죠. 목표도 잃어버리고, 삶의 삶을 계속 살아야 된다는 그 목적도 잃어버리고, 그냥 뭐 목숨 붙어있으니까 사는 거. (참여자 7)

3) 재발의 원인은 바로 ‘나’

이식 후 재발이 발생하는 기간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참여자들 중에는 질병의 원인 또는 재발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고, 자신의 건강관리에 해로운 행동들을 절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자신의 강박적이고 예민한 성격 때문에 또는 자기관리를 잘 하지 못해서 이식 후 재발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식을 받은 후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시점에서 건강관리에 부주의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잘 관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식받은 신장을) 잘 써야지, 잘 써야지 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음식 조절도 엄청 하고. 약 먹는 시간 딱딱 맞추고 금식하라고 하는 대로 다 하고… 그러니까 그때 관리를 더 잘했으면… 이런 시기가 오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나한테. 막 그런 생각도 들고. (참여자 3)

3. 기대감과 불안으로 뒤엉킨 재이식 대기

참여자들은 또 다시 이식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였는데 첫 번째 이식을 결정할 때와 상당히 다른 심리적 갈등 속에서 재이식을 고려하였다. 참여자들은 재이식이 필요함을 알고 있었지만 이식에 대한 양가감정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재이식을 기대하면서도 첫 번째 이식 후 질병과정이 재이식후의 질병과정에 투영되면서 불안을 경험하였고 재이식을 쉽게 결심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재이식을 위한 일상의 준비를 하면서 재이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다시 붙잡았다. 이와 관련된 하위요소는 ‘실낱 같은 희망(재이식)을 기다림’, ‘망설여지는 재이식’, ‘재이식에 대비해야 하는 일상’이었다.

1) 실날 같은 희망(재이식)을 기다림

재이식을 하면 이전처럼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지만, 뇌사자 이식의 경우 대기기간이 길고, 생체이식은 기증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 참여자들은 재이식을 희망고문이라고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인공신장 또는 돼지의 장기를 이식 받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였다. 참여자들 중에는 뇌사재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뇌사 기증자와의 항원항체반응 검사결과가 양성이어서 재이식을 받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 재이식은 참여자들에게 주어지는 또 한 번의 기회였고, 참여자들은 이 기회를 붙잡아서 건강하게 다시 살아보고 싶은 소망을 다시 가졌다. 그래서 참여자들은 투석이 힘들기는 하지만, 재이식이라는 희망을 붙잡기 위해 투석과 함께 하는 힘든 일상을 버티고 있었다.

문제는 이식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언제가 될까? 희망 고문? (참여자 7)

근데 제가 항체가 많았거든요. 재이식이어서. 그래서 (항원항체반응) 양성이 계속 나오는 거예요… (참여자 11)

기회가 돼서, 받아서 그냥 내 생활. 사는 날까지라도 잠깐이라도 좀 내 생활 좀 가져봤으면… 그냥 다시 재이식을 하겠다는 그 희망으로… 한 번 더 받아보고 싶으니까. (참여자 12)

2) 망설여지는 재이식

참여자들은 재이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지만, 가족이 생체기증을 하겠다고 했을 때 또는 뇌사자 이식의 순서가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는 재이식에 대한 양가감정을 갖고 있었다. 첫번째 이식은 망설임 없이 당연히 했지만, 두 번째 이식은 첫 번째 이식과는 다른 복잡한 감정들로 재이식이 최선의 선택인지 의사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였다. 재발의 경험을 한 참여자들은 재이식 받는 신장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컸다. 재이식이 실패했을 때 다시 재이식을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재발했을 때 받았던 이식거부반응 치료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들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재이식을 망설이게 하고 신중하게 선택하게 하였다.

아빠 신장을 받아도 내가 또, 재발하고 또, 단백이 나올 건데 받아야 하나. (참여자 1)

처음 (뇌사자 이식) 전화왔을 때는 별로 (고민) 그런 거 없었는데 두 번째(뇌사자 이식) 전화 왔을 때는 제가 왜 고민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고민을 막 했어요… 100% 일치여 가지고 저는 이제 무조건(이식을 받을 수 있다)이라는 거예요… 당연히 해야 되는 거라고 그렇게 하셔서 아 그러면 저 지금 갈게요 이렇게 해서 바로 가고 약간 이렇게 판단력이 없어져요. 머리가 그냥 하얘져요. 아예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이게 진짜 옳은 건가? 옳지 않은 건가? 이것도 되게 막 헷갈리고. (참여자 4)

젊은 참여자들은 살아가야 할 날이 많기 때문에 재이식을 받을 때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신장을 기증받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참여자들 중에는 첫 번째 이식 후 알게 된 이식관련 정보들로 재이식의 장단점을 심사숙고하면서 (뇌사자)기증자와의 조직적합성과 기증자의 조건(나이, 건강상태, 기저질환, 사망원인 등) 등 이식신장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증자의 조건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3년째에 한 번 (뇌사자 이식 연락이) 왔었는데 그때는 제가 거절했고. 이제 그 기저질환이 있는 분인지, 없는 분인지. 모르겠다 그러셔 가지고. 당이 좀 높게 나왔다. 그러시더라고요. 근데 가족들이 (당뇨인지) 모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거를. 그래서 그러면 안 받겠다… 당이랑. 이제 기존에 갖고 있던 기저질환이나 이런 거. 당뇨나 고혈압이 신장에 안 좋잖아요. (참여자 4)

3) 재이식에 대비해야 하는 일상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뇌사자 이식을 받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뇌사자 이식은 순서가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그 순간이 언제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뇌사자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전화가 오면 바로 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평소에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이 또한 참여자들의 일상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자들은 업무분담과 휴직 등 직장 문제와 수술비와 같은 경제적 준비가 가장 힘든 문제라고 하였다

(뇌사자 기증) 연락이 오긴 했는데 집안 사정이 안 좋으니까 저는 그냥 거절을 했어요. 어린 마음에. 원래 HLA 6개 다 일치하는 그것도 나왔었는데… 저는 그걸 고민할 여유가 없는 거예요. 가정 사정이 너무 힘드니까 계속 거절을 했었죠. (참여자 6)

아무래도 이제 연차가 있고, 있다 보니까 직급은 올라가 더 맡아주길 원하는데 저도 이제 딜레마가 있는 거죠. 또, 팀을 맡을래? 대답을 못 했어요. 여러 가지… 만약에 내가 팀을 맡고 있다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운 좋으면 1~2년 이내, 운 나쁘면 한 10년 뒤? 갑자기 (뇌사자 기증) 연락 오면은 (신장이식) 수술 받고,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쉬어야 되는 상황이고… 잠시 잊고 있다 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계속 내 속에는 있는 거죠. 이제 계속 뭔가를 결정할 때 이거(재이식)를 고려해서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 (참여자 7)

4. 감사함이 버팀목이 되는 삶

이런 상황에서 참여자들은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첫 번째 이식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기증자에 대한 고마움과 이식 받은 신장을 잘 지켜내지 못함에 대한 미안함, 평생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참여자 자신에 대한 가족의 헌신, 주변 사람들의 지지 등을 되돌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와 관련된 주제는 ‘기증자에 대한 미안함’, ‘평생 짐인 나를 품은 가족’, ‘힘이 되는 지원군’이었다.

1) 기증자에 대한 미안함

참여자들에게 건강한 신장을 나눠준 기증자는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였고,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기증받은 신장을 오래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기증자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기증자가 뇌사자인 경우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분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감사함을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했고, 신장을 주신 부모의 고마움을 나이가 들어서야 뒤늦게 깨닫기도 하였다. 한편, 가족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참여자들의 경우 고마움, 감사함, 미안함과 서운함 등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도 함께 경험하고 있어서, 참여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증자의 말과 행동이 참여자에게 때때로 상처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였다.

일단 남편 거 받아서 계속 좀 잘 유지했으면 좋은데 못 했으니까. 그것도 그렇고 모든 게 다 미안하죠. (참여자 12)

어쨌든 모르시는 분이지만 저에게 기증해 주신 분이 돌아가셨고, 제가 모르는 분이고 하지만 제가 너무 감사하잖아요. 지금 수치가 낮든 높든 좋든 제가 받은 건 너무 감사한 거잖아요. 그런데 ‘나 이거 받아서 잘 써야 하는데…’ (오래 사용하지 못해서) 막 이런 속상함도 있고… (참여자 3)

2) 평생 짐인 나를 품은 가족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투석과 이식 그리고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라는 긴 투병기간 동안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정상생활을 할 수 없었던 것이 미안했고, 가족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자신을 품어주는 가족이 고마웠다. 참여자들은 의료비와 간병을 감당하면서 본인의 삶을 희생한 부모와 불편함과 희생을 감수했을 형제·자매 그리고 자녀에게 한없이 미안해 했다. 가족들의 돌봄과 지지는 참여자들이 힘든 치료를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삶의 책임감을 다짐하는 원천이었다. 더구나 선뜻 자신에게 신장기증을 해주겠다고 하는 가족들에 대한 빚진 마음과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항상 병원에 엄마가 와 계시니까 (동생이) 아빠랑 있으면서 아무래도 힘들었겠죠. 그런 게 있고. 네. 집안 분위기가 항상 좀 우울하고 그러니까 그런 것도 있을 거고. 또 가족들한테 미안한 게 약간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산 거 같아서. (참여자 6)

어렸을 때부터 내가 아파가지고. 우리 딸은 중학교 때 내가 이식을 했나? 그래 가지고 걔가 옆에서 간호도 하고… 맨날 아프니까 애들한테 짜증이나 내고 제대로 못 해줘서… 그냥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맨날. 맨날 아파서 누워있고 엄마가. (참여자 11)

3) 힘이 되는 지원군

오랜 투병기간 동안 참여자가 만나왔던 의료인, 친구, 직장동료, 환우의 격려와 지지는 큰 위로가 되었다. 참여자는 진료와 상담 그리고 정서까지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의료인이 감사하다고 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건강상황을 숙지하고 회식자리에서 술을 권하지 않고, 병원진료를 배려해주는 직장 동료들도 고마웠다. 비슷한 처치에 있는 환우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서로 나누고, 위로할 수 있는 좋은 지지자였다.

(의사)선생님이 저 거부반응 오고 이제 방(입원실)에 있는데 오셔 가지고 울면서 기도해주시는 거예요. 다시 눈물 날라 해. 그때 진짜 감동 받았어요. (참여자 4)

아픈 친구를 만나니까 이해도 되고 서로 마음을 이제 나누니까 많이 위로가 됐던 거 같아요. (참여자 9)

5.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할 내 삶의 몫

참여자들은 타인 의존적인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껴안고자 노력하였고, 미혼인 경우 결혼이라는 또 다른 삶의 희망을 찾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된 주제는 ‘가족의 짐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 ‘내가 품어야 하는 나의 삶’, ‘또 다른 희망인 결혼’이었다.

1) 가족의 짐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

참여자들은 본인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 마음의 상처가 될까 봐 가족에게 표현하지 않고, 혼자 감내하였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투병생활을 한 참여자의 경우, 본인 때문에 힘들었을 부모와 형제·자매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일부 참여자는 아픈 와중에도 직장생활을 지속하였고, 직장을 다닐 수 없는 상황이면 용돈이라도 자신의 힘으로 벌려고 노력하였다.

신장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맨 처음에 자살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는 그걸 남편이나 자식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까 봐 이렇게 표현을 안 했는데. 혼자 속으로 혼자 울었는데. (참여자 5)

혹시라도 내가 직장을 못 가지고 있으면 내 남동생이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 동생이 어디 나가서 얘기할 때 동생한테는 짐 되지 말아야지. (참여자 1)

성인이니까. 그래서 저는 일을 쉬어본 적 거의 없고. 그렇게 계속 투석 다니고. 일도 계속해서 했고, 수술할 때도 일 계속하고 있었거든요. (참여자 3)

2) 내가 품어야 하는 나의 삶

재이식을 기다려야 하는 참여자들의 삶은 녹녹하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신체적인 힘듦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만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참여자들은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현재의 상황을 수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하였다. 사람의 노력으로 치료될 수 없는 질병이기에 질병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잘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였다.

병이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내 안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좀 긍정적이고. (참여자 5)

이식을 하고 나면 내가 편안한 삶이 좀 삶의 질이 좀 높아지고, 근데 투석을 하면 딱 내가 매여야 되잖아요. 뭔 요일 날 해야 되고, 인자 고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세상이 참 안 되겠네 싶고… 뭐 그래. 뭐… 옛날보다는 조금 마음의 준비는 조금 되더라고… 그때는(이식 전에는 투석을) 모르고 하니까 너무 고통스럽고 그렇더먼. 지금은 인자 아. 어느 정도 조금은 알잖아요. 예. 하니까 나는 나 자신이 조금씩 위로가 되더라고요. 지금은 좀 그래도 내 처음보다는 내가 아니까 그나마 조금 관리하기가 조금 막 수월타 생각도 합니더. (참여자 8)

참여자들은 다시 이식을 받을 때까지 버티어야 하기 때문에 투석을 스케줄에 맞추어서 하고, 식이관리를 철저히 하며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제 ‘인’ 관리 이런 거. 약 잘 챙겨 먹고, 칼륨은 저는 야채 같은 거 많이 안 먹어 가지고, 과일 같은 거 많이 먹고. (참여자 4)

3) 또 다른 희망인 결혼

본인이 아프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결혼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젊은 참여자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어 본인의 건강상태를 개의치 않는 이성을 만나면서 결혼을 고민하였다. 일부 젊은 참여자들은 자녀 출산과 양육의 책임감은 부담스럽지만, 삶이 힘들 때 서로를 의지해줄 배우자의 존재는 또 다른 삶의 희망이기에 결혼을 생각하며 이성교제를 하였다.

(투석할 때) 남자친구는 있었는데 결혼하자고 한 적도 있었는데 제가 다 싫다고 그랬거든요… 작년 한 중반부터 약간 생각이 많이 바뀌면서 딩크 정도로는 괜찮겠다. 생각을 했죠… 임신 때문에 내가 나빠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이는) 별로 낳고 싶지 않다… 엄마 아빠가 나이 드는 거 보니까 아 보호자가 필요할 건데 나도. 약간 그러면서 그냥 결혼할 수도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는 것도 괜찮겠다. (참여자 4)

지금까지 버틴 거 같아요. 사귀면서. 안 그랬으면 눈빛도 더 퀭해지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솔직히 (결혼)말을 꺼내기가 근데 이제 나이가 저도 있다 보니까. 자녀는 힘들고요… 3년 돼서 (결혼)이야기는 해보려고 해요. (참여자 7)

논의

본 연구는 신장이식 후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이후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으로 재투석 또는 재이식을 준비하는 연구 참여자들의 질병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이해하고자 시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제2의 인생을 찾아 준 첫 번째 이식’, ‘다시 병들어가는 몸과 마음’, ‘기대감과 불안으로 뒤엉킨 재이식 대기’, ‘감사함이 버팀목이 되는 삶’,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할 내 삶의 몫’ 5가지의 함축된 주제모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로 ‘제2의 인생을 찾아 준 첫 번째 이식’이라는 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에게 첫 번째 신장이식은 ‘투석과 함께 했던 힘든 일상’을 벗어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참여자들은 투석 시 혈압저하, 근육통, 피로감, 구토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투석 스케줄에 따라 병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이나 다른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투석환자들이 관절통, 소양증, 피로감, 불안 등의 신체적, 정서적 증상과 사회적 관계에서 관계단절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한다는 선행연구[14, 15]와 일치하였다. 신장이식은 참여자들에게는 천재일우와 같은 기회였고, 다시 태어나 새 삶을 살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신장이식 후 더 젊어지고, 활력을 되찾았다는 선행연구[16]와 일치하였다. 한편, 참여자들은 이식신장의 기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하여 약물, 식이, 일상생활, 운동 등에 대한 치료지시이행을 잘 지키려는 노력을 하였으나, 일부 젊은 참여자들은 학업, 취업, 직장생활 때문에 치료지시이행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노출되었고, 이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 신장이식 환자에서 약물복용이행이 어렵다는 연구결과[17]와 유사하였다. 젊은 성인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대학입학과 졸업, 취업, 결혼, 임신 등 반복되는 일상보다는 변화가 많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기이나, 치료지시이행은 변화가 많은 생활 속에서 잘 지켜지는 것이 어렵다[17, 18]. 따라서, 젊은 성인 신장이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애과업별 맞춤형 치료지시이행 증진 프로그램과 관련 연구가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주제는 ‘다시 병들어가는 몸과 마음’이었다. 이식신장의 기능이 감소하고, 재발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참여자들은 깊은 좌절을 경험하였다. 재발을 막기 위한 자신과 의료진의 모든 노력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투병생활에 좌절을 느끼게 되고, 삶의 의미조차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연구결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이식실패 경험이 상대적 우울, 상실감이나 무력감을 더 커지게 하여 자살충동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결과[7, 8]로 설명될 수 있다. 만성신부전 환자, 신장이식환자의 우울 발병률이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보다 월등히 높으며, 신장기능 감소와 신장이식을 시행하는 전·후 과정에서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환자들이 불안, 실망, 우울과 같은 정서적인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19, 20, 21]들이 나오고 있다. 참여자가 이 모든 질병과정을 겪어내면서 경험했을 불안, 실망, 좌절, 무기력, 우울 등이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라는 상황속에서 더 깊고 강하게 참여자에게 다가왔을 것이다. 우울이 병원재원기간, 치료지시불이행 그리고 자살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면서[7, 20],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한 환자들의 우울과 좌절감 등의 심리적 문제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보건의료인이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하는 환자의 심리적 문제를 주기적으로 사정하고,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을 선별하여, 적절한 조치를 미리 취할 수 있는 환자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 주제는 ‘기대감과 불안으로 뒤엉킨 재이식 대기’였다. 참여자에게 재이식은 일상의 삶을 다시 누리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고, 이는 재이식이 삶의 희망이라는 선행연구결과[8]와 유사하다. 참여자들은 이식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언제라도 뇌사자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나 직위를 선택하는 등 재이식에 대비해야 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간절히 재이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재이식 여부는 이식신장 소실원인, 합병증 동반 유무, 감작(allosensitization)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22] 참여자가 재이식을 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 참여자에게 재이식을 기다리는 하루하루는 희망이자 고문이기도 하였다. 참여자는 실패하지 않는 재이식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신장을 기증받을 수 있도록 뇌사 기증자의 조건과 나의 건강상태 등의 조건들을 저울질하며 재이식을 받을 수 있는 순간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식수술요법의 향상과 면역억제제의 개발으로 신장이식의 장기생존 기간은 점차 길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식 받은 신장을 평생 사용하기는 어렵고[23], 이식신장의 장기적인 예후는 수혜자 연령, HLA 적합성과 항체형성유무, 사회경제적 요인 등 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미리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18, 24, 25]. 참여자들이 재이식 후 언젠가는 닥칠 제2의 이식부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재이식에 대한 망설임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일 수 있다. 보건의료인은 재이식대기자의 망설임 속에 숨어있는 심리적 상태, 이식에 대한 태도와 요구도에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재이식대기자가 불안과 두려움을 낮추고 자기주도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네 번째 주제는 ‘감사함이 버팀목이 되는 삶’이었다. 참여자들은 가족의 짐일 수 있는 자기를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지원해주고, 희생하는 부모, 남편, 자녀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참여자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절망의 늪에서 가족을 생각하며 벗어날 수 있었다는 선행연구결과[8]와 일치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긴 투병기간 동안 기증자, 의료진, 환우, 친구, 동료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가 위로가 되었다고 하였으므로 환자의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건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가족, 돌봄제공자 그리고 보건의료인의 지지는 환자들의 자가건강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24, 26]. 한편,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을 경험하는 환자의 돌봄제공자 역시 우울, 소진, 외로움 등의 심리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27]. 따라서, 환자의 긴 투병기간 동안 직면하게 될 다양한 상황 속에서 환자와 돌봄제공자가 지원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주제는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할 내 삶의 몫’이었다. 참여자들은 가족의 짐이 되지 않으려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며, 고통과 어려움을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이것은 선행연구[28]에서 이식부전의 삶을 ‘비정상적인 정상(abnormal normalcy)’이라고 표현한 것과 유사하다. 참여자들은 투석을 해야 하는 그들의 삶이 일반인의 삶과 같을 수는 없지만 비정상적인 것이 아닌 정상적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었다. 따라서, 이식부전의 삶을 살아가는 환자들이 질병과 함께 자신만의 방법을 모색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27]. 특히, 본 연구의 참여자 중 소아 때부터 말기신부전을 진단받았던 젊은 성인의 경우 처음에는 연애와 결혼에 대해 스스로 움츠려 들어 피했지만, 그들의 질병을 이해해 주는 이성을 만나게 되면서, 결혼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소아 때부터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경우 결혼과 출산율이 높지는 않다[29]. 신장수혜자에게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30], 본 연구 참여자 역시 임신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신장기능이 감소하여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상황에서 기혼인 경우가 미혼인 경우보다 상황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으므로[30] 결혼은 환자의 자가관리측면에서도 긍정적일 수 있다.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나는 것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이식신장 기능부전환자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적 예후뿐만 아니라 이식부전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의 결혼, 출산, 고용과 같은 사회적 예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면 그들이 일상의 삶을 잘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본 연구 참여자는 신장기능부전, 신장이식,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라는 긴 투병과정 속에서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행복, 기쁨, 불안, 우울, 좌절 등 다양한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은 그들의 삶을 다시 움츠러들게 하였지만, 재이식, 결혼, 가족 등 삶의 의미를 찾을 원동력을 찾아가며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사람은 참여자 자신임을 깨닫고 있었다. 보건의료인은 이식신장 기능부전 환자들의 신체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심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그들이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의 경험에 대한 연구가 희소한 상황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질병체험을 총체적이고 심도 있게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18세 미만 소아 또는 청소년기의 이식신장 기능부전의 경험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가 많은 시기로 치료지시불이행으로 이식신장의 기능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애주기에 따른 이식신장 기능부전의 경험에 관한 연구는 대상자의 질병을 깊이 이해하고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이식신장 기능부전환자의 적응과정에 대한 심층적 탐색을 위한 근거이론방법을 적용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지기를 제언한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Hwang, Young Hui, Son, Haeng-Mi have been the editorial board member of JKAN since 2024 but have no role in the review process. Except for tha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UTHOR CONTRIBUTIONS:

  •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Hwang Y & Min K & Son H.

  •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Hwang Y & Son H.

  • Funding acquisition: None.

  • Investigation: Hwang Y & Min K.

  •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Hwang Y & Min K & Son H.

  • Resources or/and Software: Hwang Y & Min K.

  • Validation: Hwang Y & Son H.

  • Visualization: Hwang Y & Son H.

  •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Hwang Y & Min K & Son H.

ACKNOWLEDGEMENTS

None.

DATA SHARING STATEMENT

Please contact the corresponding author for data avail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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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ed Experience of Kidney Transplant Recipients with Kidney Graft Fai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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