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qualitative study aimed to explore the experience of incivility among nursing students.
Sixteen nursing students who had experienced incivility during their clinical placement were invited for one-on-one interviews until the point of theoretical saturation. The grounded theory approach of Corbin and Strauss was adopted to analyze transcribed interview contents.
Incivility occurred in the context of a hierarchical organizational culture, due to nursing students’ position as outsiders, non-systematic clinical education, and poor nursing work environment. The experience of incivility was identified as “being mistreated as a marginal person,” and nursing students responded to this phenomenon in the following three steps: reality shock, passive action, and submissive acceptance. This process caused students to lose self-esteem and undergo role conflict. Furthermore, nursing students’ experience of incivility could eventually lead to workplace bullying in nurses.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nursing students’ experience of incivility can be a process that threatens their identity. It is necessary to develop educational programs and provide appropriate counseling services so that nursing students can actively cope with the incivility. In addition, institutional plans are needed to ensure safe and supportive clinical learning environments.
This qualitative study aimed to explore the experience of incivility among nursing students.
Sixteen nursing students who had experienced incivility during their clinical placement were invited for one-on-one interviews until the point of theoretical saturation. The grounded theory approach of Corbin and Strauss was adopted to analyze transcribed interview contents.
Incivility occurred in the context of a hierarchical organizational culture, due to nursing students' position as outsiders, non-systematic clinical education, and poor nursing work environment. The experience of incivility was identified as “being mistreated as a marginal person,” and nursing students responded to this phenomenon in the following three steps: reality shock, passive action, and submissive acceptance. This process caused students to lose self-esteem and undergo role conflict. Furthermore, nursing students' experience of incivility could eventually lead to workplace bullying in nurses.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nursing students' experience of incivility can be a process that threatens their identity. It is necessary to develop educational programs and provide appropriate counseling services so that nursing students can actively cope with the incivility. In addition, institutional plans are needed to ensure safe and supportive clinical learning environments.
최근 간호학과 증원정책으로 인하여 2007년 128개였던 국내 간호학과(대학) 수가 2017년 현재 204개로 10년 사이에 약 60% 증가하였다[1]. 실습지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격한 간호학과(대학)의 증가는 실습교육 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간호대학생에게 임상실습은 간호지식과 술기의 적용과정을 배울 뿐 아니라,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대부분의 임상실습교육이 간호사 업무에 대한 역할 학습에 의존하기 때문에 간호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간호대학생이 간호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면 학습이 강화될 수 있지만, 부정적인 관계는 학습을 방해할 뿐 아니라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2, 3]. 실습교육 환경이 복잡해지고 간호사의 교육관련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간호대학생이 실습지에서 경험하는 부정적인 대인관계인 무례함(incivility)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4, 5, 6, 7].
무례함은 일반적으로 예의가 없음을 의미하지만[8], 간호학에서는 상대에게 해를 입히려는 의도된 행동은 아닐지라도 신체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낮은 정도의 폭력성을 지닌 행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9, 10]. 간호대학생은 이론교육 혹은 임상실습 중 교수, 동료학생, 간호사 등으로부터 무례함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 간호대학생이 무례함을 행하기도 한다[6].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이 경험하는 무례함은 간호대학생의 스트레스와 소진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실습교육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특히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4, 5]. 무례함은 언어폭력, 따돌림과 같은 직접적인 표현 외에도 무시하는 말이나 표정, 노려보기, 성가신 존재로 여기는 등의 간접적인 표현들을 포함하는데, 임상실습 현장에서는 간접적인 무례함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11]. 무례함은 괴롭힘(bullying), 집단 폭력(mobbing), 해코지(harassment), 수평적 폭력(horizontal violence) 등과 같은 용어와 혼용되고 있다[12]. 이중 괴롭힘은 특정 개인에 대한 부정적 행동이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며, 반복성을 가진다는 특성이 있어서 무례함보다 높은 정도의 폭력으로 간주된다. 일부 학자들[13, 14]은 무례함이 괴롭힘의 전 단계이고, 시간이 흐르면 괴롭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약 50~100%의 간호대학생들은 임상실습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무례함 혹은 괴롭힘을 경험하고 있으며, 주제공자는 간호사이다[5, 9, 15]. Anthony와 Yastik [9]이 보고한 질적연구에 의하면 간호사들은 학생들을 교육대상으로 보기 보다는 방해자로 인식하여 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혹은 공격적이고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 간호대학생들이 무례함을 경험하게 되면 임상실습관련 스트레스가 더욱 심각해지며, 학습동기, 수행과정, 전문직관 확립에 방해를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간호사로의 진로 선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5, 9, 11, 16].
따라서 임상실습 현장에서 무례함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고, 무례함 경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국외에서는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임상실습 중의 무례함과 관련된 근거이론 연구[17], 무례한 행동 측정도구 개발[4], 무례함 관리를 위한 전략 탐구는 물론 간호대학생들이 행하는 무례함에 대한 연구[18, 19]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무례함”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연구가 드물다. 최근 국내 간호대학생의 다양한 학습 환경에서의 무례함 경험에 대한 질적 내용분석 연구[20]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임상현장을 여러 간호학습 환경의 일부로 포함시켜 분석하였고, 간호대학생들이 행한 무례함 행동과 이들을 향한 무례함을 동시에 다루고 있어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이 경험한 무례함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Jo와 Oh [21]가 미국에서 개발된 무례함 측정도구[4]를 번역하여 한국어판 도구로 타당화하였으나 질적 면담 과정을 거치지 않아 국내의 사회·문화적 차이가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들에게 가해지는 무례함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포괄적인 질적 연구가 필요하다.
간호대학생들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임상실습 환경에서 독특한 사회화를 경험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례함은 그들이 다루어야하는 기본적 사회 문제이다[17]. 무례함은 여러 상황에서 발생하고, 간호대학생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무례함에 대처하는 과정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무례함 경험의 사회·심리적 과정, 즉 어떤 맥락적 조건에서 무례함이 발생하고, 간호대학생이 무례함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대처과정은 어떠하며, 대처에 도움이 되는 요소 및 결과를 탐색하는 것은 무례함을 이해하고 예방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 근거이론은 인간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다는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바탕으로, 어떤 현상을 경험하는 구성원들이 공유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 사회·심리적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구하여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방법론이다[2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 중 경험하는 무례함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적응하는지 그 과정과 의미를 근거이론적 접근을 통하여 살펴봄으로써 무례함 경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를 줄일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 및 정책 개발에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을 상황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된 전략과 관련 조건 및 결과와의 연관성을 탐색하여 무례함 경험에 관한 근거이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 질문은 ‘간호대학생들이 임상 실습 중 경험하는 무례함의 사회·심리적 과정은 어떠한가?’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는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의 무례함 경험 과정을 근거이론방법을 적용하여 탐구한 질적 연구이다.
초기 연구 참여자는 D대학교의 간호학과 사무실 앞에 설치된 학생게시판에 연구 참여자 모집공고문을 부착하여 공개모집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임상실습 중의 무례함 경험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으며, 1개 학기 이상의 임상실습 경험이 있는 학생이다. 참여자는 일 도시 인근의 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3, 4학년으로 하였으며,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이해하고 서면으로 참여에 동의한 자이다.
참여자는 이론적 표집방법으로 선정하였는데, 임상실습 중 무례함을 경험하였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표집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면담과 분석을 동시에 순환적으로 진행하였고, 분석한 면담 내용을 고려하여 다음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최초 참여자는 모집공고를 보고 참여한 3학년 학생 3명이었고, 이후 눈덩이 표집법을 이용하여 비슷한 경험이 있는 학생 3명을 소개 받았다. 이 때 참여자들이 가능한 여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고려하였고 소속 대학병원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모두 포함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들 6명은 주로 첫 학기 실습 중 경험한 무례함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여, 초기 실습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무례함의 상황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좀 더 다양한 무례함 현상과 대처과정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실습기간이 3학기 이상인 4학년 학생들을 추가 선정하였다. 이들과의 면담 내용이 무례함에 대한 다양한 대처과정을 보여주었으나 무례함 현상과 관련된 인과적, 중재적, 맥락적 상황을 보완하기 위하여 스스로 임상 실습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한 3, 4학년 학생 5명을 추가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참여자는 총 5개 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16명으로, 3학년 9명, 4학년 7명이었으며, 남학생 3명, 여학생 13명이었다. 실습기간으로 나누어보면 16주 이상의 임상실습을 시행한 경우가 7명, 8주~15주의 임상실습을 시행한 경우가 9명이었다. 대학병원이 있는 학교의 학생이 8명, 대학병원이 없는 학교 학생은 8명이었다. 간호대학 4년 학제 일원화 이전의 3년제 대학의 학생이 7명이었고, 4년제 대학의 학생이 9명이었다. 학생들이 실습한 병원의 수는 2~4개였다.
자료수집은 2016년 2월 1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일대일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참여자별로 면담의 횟수는 1~3회까지 다양하였으며, 1회의 면담시간은 30분~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모든 면담은 연구자 중 1인이 진행하였으며, 면담 진행자는 참여자들과 알지 못하는 관계였다. 면담장소는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 대학교 세미나실 혹은 대학교 주변의 조용한 커피숍으로 선정하였다.
면담 시작 단계에 진행자와 참여자는 서로를 간단히 소개하였고,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임상실습 경험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면서 심층면담을 이어나갔다. 면담은 반구조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주요 질문은 ‘임상실습 중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무례함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였다. 이 때 ‘무례함’의 정의가 필요한 참여자들에게는 설명을 제공하였다. 면담이 진행됨에 따라 질문이 점점 구체화되었는데, 부가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무례함을 경험하였나요?’, ‘실습 중 무례함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실습에서 무례함을 경험하였을 때 어떻게 대처하였습니까?’, ‘실습 중에 무례함을 경험하면서 당신의 대처 과정에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등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모든 면담내용은 음성 녹음기 2대를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면담 중 참여자의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단서, 면담 상황, 연구자의 느낌 등을 면담 직후 간략하게 현장노트로 작성하였다.
각 면담 종료 1주일 이내에 녹음된 내용을 필사하였다. 필사 과정에서 불명확한 부분이나 추가할 내용이 있는 경우 2차 혹은 3차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은 자료가 포화되는 시점까지 진행하였는데, 15번째 참여자와의 면담에서 대부분의 내용이 반복됨을 확인하였고, 이후 16번째 면담에서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아 면담을 종료하였다.
분석은 자료수집과 동시에 순환적으로 실시하였다. 우선 면담을 진행한 연구자 1인과 연구 보조원 1인이 녹음된 내용을 필사하였다. 녹음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재생하여 참여자가 말한 언어대로 필사하였고, 참여자의 웃음이나 침묵 등이 녹음된 경우에 이를 그대로 기록하였다. 필사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자 1인이 녹음 파일의 일부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필사된 내용과 대조하여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필사한 면담 내용은 Corbin과 Strauss [22]의 근거이론방법인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의 단계를 거쳐 분석하였다. 이 분석과정은 모든 연구자가 참여한 10회 이상의 모임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개방코딩에서는 필사된 자료를 줄 단위로 읽으면서 대상자들이 경험한 현상들을 이해하고, 이름을 붙이고 개념화하였으며, 자료들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범주화하였다. 축코딩에서는 개방코딩에서 도출된 개념들을 연결하여 원인/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를 포함하는 패러다임 모형을 구성하였다. 선택코딩에서는 모든 범주들 사이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포괄적인 핵심범주를 도출하였다.
연구결과의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Guba와 Lincoln [23]이 제시한 평가기준인 사실적 가치, 적용가능성, 일관성, 중립성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먼저 사실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임상실습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간호대학생을 목적적으로 선정하였으며, 참여자가 무례함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진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면담 직후 면담 내용을 요약, 설명하여 참여자에게 자신의 경험과 동일한지를 확인하였고 최종 분석 자료를 연구 참여자 3인에게 보여주어 참여자의 의도를 잘 반영하였는지를 확인하였다. 적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양한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참여자의 진술에 더 이상 새로운 진술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참여자가 아닌 임상실습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학생 3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어 자신의 경험에 적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주질문을 계속 생각하면서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근거이론 연구 수행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교수 2인에게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에 관해 지속적으로 자문을 구하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 유지를 위해서 본 연구주제와 관련된 연구자의 편견을 배제하고자 연구에 대한 선이해, 가정, 편견 등을 개인일지에 기술하는 과정을 연구시작부터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연구자들은 간호사로 5년 이상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2~15년 동안 간호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병원과 학교에서의 경험을 통해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 중 겪는 무례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질적연구 학회 및 워크숍 등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근거이론 연구방법을 포함하여 다수의 질적 연구를 수행하고 발표한 적이 있다.
본 연구는 D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었다(IRB No. 2-104709-AB-N-01-201512-HR-039-02). 교수와 학생이 위계적 관계로 인식되어 연구 참여 및 면담 내용에 영향을 줄 것을 고려하여 참여자와 무관한 연구자(대학원생)가 면담을 진행하였다. 참여자들은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면담의 목적, 과정 그리고 녹음기를 사용하는 진행방법까지 제시되어 있는 설명문을 제공 받고, 연구 참여 동의서에 자필로 서명하였다. 면담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과 필사본은 익명성 보장을 위하여 연구 참여자 정보를 코드화하여 저장하였으며, 책임 연구자의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타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하였다. 모든 연구 자료와 녹음 내용은 연구결과 보고 및 발표 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약속하였다.
총 16명의 참여자들과 실시한 21회의 면담 내용에 대한 개방코딩을 통하여 115개의 개념, 42개의 하위범주 및 1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들을 바탕으로 각 범주들 간의 관계를 연결하는 축코딩을 수행하여 패러다임 모형을 구성하였다(Table 1).
Table 1
Relationships among Categories in the Paradigm Model
본 연구에서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중 경험하는 무례함의 핵심범주는 ‘정체성 위협’으로 도출되었다.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은 간호대학생 그리고 미래 간호사로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확립하지 못하고 정체성을 위협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무례함은 위계질서가 엄격한 병원에서 외부인으로 간주되는 간호대학생의 위치, 간호사에게 의존하는 비체계적인 실습교육, 과중한 간호업무와 괴롭힘 문화로 인해 비교육적이 되어버린 간호사와 같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맥락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실습 현장에서 간호대학생은 환영받지 못하는 성가신 존재로 간호사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보조인력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호대학생은 현실충격, 수동적 대처, 체념적 수용의 단계를 거치는데 동료학생과의 교류 및 간호사 혹은 대상자의 배려와 격려는 힘든 과정을 견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무례함 경험을 통하여 간호대학생들은 자존감 저하와 간호대학생 혹은 미래 간호사로서의 역할 갈등을 겪게 된다.
무례함의 중심현상은 ‘주변인으로서 겪는 부당함’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간호대학생들은 임상실습 현장에서 학습자로서 환영받지 못하고 성가신 존재 취급을 당하였다. 이들은 실습교육 중이었으나 실질적으로 심부름하기, 청소하기, 물건 옮기기 등의 보조인력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었으며, 간호사들에게 언어적·정서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간호사 뿐 아니라 기타 이해관계자 즉, 다른 의료 인력 혹은 환자와 보호자들도 학생들을 불신하고 무시하였다.
네, 병원에 가면 그렇죠. 도대체 어디에 서 있어야해? 최대한 어디에 서 있어야지 안 걸리적 거릴까? 생각을 하면서 찾아봐도 저희가 서 있을 곳은 없죠.(참여자 2)
제가 모 병원에서 실습할 때 간호사선생님들은 학생을 가르쳐줘야하는 대상보다는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좀 귀찮은 심부름꾼으로 대했습니다. 예를 들면 실습을 한 하루동안 제가 한 일은 병실 청소와 바닥 닦기, 들어오는 약품 개수 세기, 바이탈사인 측정, 각종 심부름 심지어는 그날 저녁 식당 메뉴 알아오기도 시켰어요. 그리고 환자 옮기기, 환자분 목욕 도와드리기 등 기사님이나 간병인 분들이 할 일을 같이 했습니다.(참여자 15)
2인실에서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보호자가 저보고 석션을 해 달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해 주려고 하는데 옆자리에 있던 간병인이 아 얘네는 학생이라고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얘네들한테 뭐 해달라고 얘기하지 말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기가 석션을 했어요.(참여자 2)
실습 현장이 처한 다양한 상황은 ‘주변인으로서 겪는 부당함’ 현상에 영향을 주었다. 구체적으로 간호대학생은 위계질서가 분명한 병원 환경에서 외부인으로서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하고 양보를 강요당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비교육적인 경우가 많았고, 담당 간호사가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르쳐 주기도 하였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들 써야하니 밖에 있는 컴퓨터 쓰고 여기는 쓰지 말라고 했던 적이 많았어요. 놀고 계시면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깐 처음 갔을 때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돼요.(참여자 5)
화장실 가는 거는 정말 기본적인 생리적 현상인데 갈 시간이 없는 것이 눈에 보여요. 실습하면서 단 한 번도 선생님들이 화장실 가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여기는 바쁘니까, 바빠서 일에 쫓겨서 실수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일에 치인다는 느낌이 들어요.(참여자10)
아~ 학교에서 이렇게 배우진 않았는데, 워낙 병원이 바쁘니까 이렇게 해야 될 수밖에 없구나, 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 학생들한테도 가르쳐 줄 여유가 없을 것 같아요.(참여자 9)
이러한 부당함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참여자들은 다양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우선 실습병동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억울해도 참고, 눈치를 보면서 대처하였으며, 한편으로는 간호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병동의 문화에 순응하려고 노력함으로써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었다.
그래 일주일만 참자. 다음 주는 다른 병동에 간다고 생각하면서 참아요. 여기만 일단 피하자. 저희들끼리 그런 거는 꼭 공유해요.어느 병동 누구 선생님을 피해라.(참여자 10)
이게 암묵적으로 위에서부터 계속 내려왔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저 개인 하나가 어떻게 바꿀 수 없으니깐 적응을 하는 것 같아요.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참여자7)
동료 학생과의 교류, 간호사의 지지 및 대상자의 위로는 무례함에 대처하는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특히 서로 힘들 때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다독여주는 동기들이 있어 실습과정 중의 어려움을 극복해 갈 수 있었고, 서로 간의 정보 교류로 인해 다음 실습에 대한 두려움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진짜 동기들의 힘이 큰 거 같아요. 서로 혼나는 일이 있어도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고 같이 하자고 힘을 내면서 견디는데... ○○대 애들이 매 듀티 혼자 나와서 그 힘든 실습 현장에 혼자 있는 걸 보면 정말 힘들겠다. 난 저렇게 혼자하면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참여자 14)
무례함 경험은 참여자들의 ‘자존감의 저하’와 ‘역할 갈등’을 초래하였다. 학생들은 간호사와 다른 의료인력 심지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억울하고 서러웠으나 대부분 그러한 감정을 억누르고 체념해야만 하였다. 그 결과 간호대학생으로서의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실망과 회의감을 갖게 되었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었다. 심지어 자신이 학생인지 또는 보조 인력인지 혼란스러워지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하였다. 또한 자신이 상상했던 간호사와는 다른 간호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졸업 후 간호직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실습 중) 남는 시간에 뭘 해야 하지? 오히려 선생님들이 남는 시간에 심부름이라도 시켜주시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다 약국 심부름이라도 시켜주시면 진짜 감사했어요. 왜 이런 걸(심부름) 해야 하지? 왜 이게 중요하지? 이게 중요한가? 이런 생각은 안하고, 그냥 시키니까 해야지. 이거라도 시켜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참여자 11)
우리는 물건을 치우고, 잡일 하는 사람? 저희는 간호학과 학생이 아니라 뭐 치우러 온 사람? 뒤치다꺼리 하러 온 사람? 이런 식으로 취급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간호사가 되어서도 정말 이런 일들까지 내가 다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참여자 10)
본 연구 참여자들의 무례함에 대한 대처과정은 현실 충격기, 수동적 대처기, 체념적 수용기로 구분되었다(Figure 1). 이 과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인 면이 있었으나, 참여자들이 단기간의 병동 실습을 마치고 또 다른 병동에서 무례함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 1단계와 2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3단계로 이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다른 병동에서 새로운 무례함을 경험하는 경우 다시 1단계부터 시작하기도 하였다.
Figure 1
The process of nursing students' experience of incivility during clinical placement.
임상실습 현장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간호대학생들은 충격을 받았다. 선배들로부터 실습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고 마음속으로 준비를 하였지만 간호대학생들은 자신들을 배제하고 무시하는 실습 현실에 놀랐고, 실망과 회의감을 갖게 되었다. 억울하거나 부당한 상황들을 경험할 때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첫 실습 첫 인계 때, 한 선생님께서 실습 나온 저희 4명 학생한테 실습 나오니깐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셨어요. 근데 저희가 처음 나와서 뭘 알겠어요? 그래서 아무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으니깐 다른 선생님께서 에이 저것들이 지금 뭐 말할 수 있겠나 신규 되가지고 환자, 보호자 앞에서 눈물 빼보고, 한번 털려봐야지 소감을 말 할 수 있을 거라면서... 와! 저는 (간호사의 거친 말투에 대하여) 정말 충격적이었어요.(참여자9)
간호사가 되기 싫었어요. 실습하기 싫다는 거 보다는 학교를 그만둘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전에도 실습을 했는데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아주 회의감이... 음 미리 알았다면 안 왔을 것 같아요.(참여자 2)
학생들은 실습 현장에서의 무례함에 대처하기 위하여 순종, 회피, 눈치보기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였으나 대부분 상황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수동적 전략들이었다. 부당한 대우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경우 혹시라도 성적이나 취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학생들은 무조건적으로 순종하고 있었다. 또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거나 상대하기 힘든 상대를 피하는 것이 무례함의 경험을 줄이고 자신들이 덜 상처받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다른 동기들에게도 먼저 경험한 것들을 알려주어 가능한 피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선책으로 여기고 있었다.
혹시 성적에 반영될까, 취업에 지장이 생길까. 이런 저런 걱정에 그냥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하면서 참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눈치를 봐요. 병동에 가면, 선생님들 눈치도 보고, 환자들 눈치도 조금 보고 사소한 것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주위에 혼나는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되니까 우리에게도 충분히 혼낼 수 있겠다. 그래서 눈치를 보게 돼요. 시키는 것만 하게 되고 시켜달라고 말도 못하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거죠.(참여자 11)
학생들은 무례함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나중에 자신들이 간호사가 되면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현재의 무례함에 대해서는 간호사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였으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었다. 즉 무례함이 일어나는 상황이나 무례함의 행동들을 당연시하며 오랜 세월동안에 바꾸지 못한 것이니 바뀌지 않을 꺼라 여기며 체념하고 현실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좀 몸에 배이는 것 같아요. 약간 각오를 하고 가는 것 같아요. 네 애들이 그 정도 까지는 참아야한다고 다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네, 교수님한테 조차도 잘 얘기 안해요. 그 정도는 뭐 다른 애들도 다 겪으니깐. 너무 익숙해진 것 같아요. 선배들의 경험담이 막 쌓이잖아요. 그걸 들으면, 저 정도는 당하는구나. 저 정도는 늘 일어나는 일이구나. 이게 쌓이는 것 같아요.(참여자8)
본 연구는 근거이론 방법론을 사용하여 임상실습에서 간호대학생의 무례함 경험의 사회·심리적 과정을 심층적, 통합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시도된 질적 연구이다. 근거이론적 접근을 통하여 도출한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의 핵심범주는 ‘정체성 위협’이었다. 간호대학생들은 무례함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체념적으로 수용하는데 이러한 소극적 대처는 그들의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현재의 간호사를 역할모델로 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즉 간호대학생들은 자신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간호사와는 다른 간호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자신들이 간호사가 되어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의 무례함 경험은 간호대학생 그리고 미래 간호사로서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점은 본 연구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의 중심현상은 ‘주변인으로서 겪는 부당함’이었다. 참여자들은 실습현장에서 자신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고 표현하였고 연구자들은 이를 ‘주변인’으로 기술하였다. 주변인으로서의 간호대학생의 입장은 선행연구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Vallent와 Neville [2]은 실습현장에서 간호대학생은 보이지 않는 혹은 하찮은 존재로 간주된다고 하였다. Anthony와 Yastik [9]은 간호대학생의 무례함 경험에 관한 질적연구에서 첫 번째 주제를 배제(exclusion)로 도출하였는데, 배제는 간호사가 학생을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간주하고 귀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상실습 중 간호대학생이 간호사로부터 경험한 수직적 폭력에 대한 연구[24]에서도 학생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서 무시와 거절을 자주 경험한다고 하였다. 관련 선행연구들[4, 24]에서 제시한 무례함의 구체적인 내용은 거부, 무시, 불신, 의심, 불공정한 비난, 공개적 망신, 공격, 비열한 행동, 배제 등으로 본 참여자들이 진술한 내용과 유사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중심현상 내 4가지 범주 중 3가지의 제공자는 간호사였다. 이러한 간호사들의 무례함은 자신들이 병원 조직 내에서 겪은 좌절과 분노를 억압하고 있다가 약자인 간호대학생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며, 이를 흔히 “후배 잡 아먹기, nurses eat their young”라고 표현한다[12]. Randle [25] 역시 간호사들이 전문직으로서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들보다 약자이고 힘이 부족한 환자와 학생을 향하여 억압된 힘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 무례함은 구체적인 인과적 조건보다는 전반적인 맥락적 조건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되었다. 근거이론에서 인과적 조건은 현상을 일어나게 하거나 발전하도록 하는 사건을 말하고, 맥락적 조건은 현상이 놓여있는 일련의 속성을 의미하지만, 자료를 이 구조에 형식적으로 끼워 맞추기 보다는 자료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22]. 참여자들과의 면담 결과 병원의 위계질서, 실습교육의 비체계성, 간호사의 과중한 업무 혹은 괴롭힘 문화 등이 맥락적 조건으로 작용하여 무례함이 발생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들 중 무례함을 촉발하는 인과적 조건이 있는지 면담 자료를 반복하여 분석하였지만 확실한 관련성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특히 ‘과도한 업무’의 경우 참여자들은 간호사들이 바쁠 때 무례한 행동을 한다고 진술한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이 늘 바쁜 상황에 처해 있다 보니 무례한 행동을 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므로 인과보다는 맥락적 조건으로 분류하였다. 간호대학생의 무례함 경험에서 인과적 조건의 부재는 간호사 간의 괴롭힘이 반복되는 실수와 어긋난 의사소통과 같은 인과적 조건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26]와 달랐다. 간호사 간의 괴롭힘은 보통 정해진 대상이 있고 반복적인 특성이 있어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경험하곤 하는데[13], 본 연구에서 분석한 간호대학생에 대한 무례함은 이러한 특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는 간호사는 해당 병동에 지속적으로 같이 근무해야 하는 동료이지만, 간호대학생의 경우 1~2주 동안만 한시적으로 같이 지내게 되는 외부인으로 무례함의 경험 기간이 짧기 때문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무례함에 대하여 소극적 전략들을 사용하였고 한 병동에서의 실습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이 전략들은 시간적 흐름 보다는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선택되고 있었다. 특히 무례함이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일상적인 현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대처 방식의 사용은 국외 선행연구에서도 유사하였다. Thomas 등[17]은 무례함을 다루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간호사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어질어짐(being benevolent)’이 중요함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소극적 대처와 체념적 수용은 무례함이나 괴롭힘 같은 부정적 행동이 하나의 문화로 고착되게 만들 수 있다. 캐나다에서 실시한 조사연구[6]에 의하면 대부분의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 중 괴롭힘을 경험하였는데 학년이 높을수록 더 많이 경험하였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괴롭힘에 대하여 불편해 하지만 그들은 곧 간호사 집단의 일부가 되고 결과적으로 괴롭힘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됨을 지적하였다. Luparell[27]은 간호대학생이 무례한 행동에 익숙해지면 결국 간호사 간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환자간호의 수준을 낮추게 된다고 하였다. Tecza 등[10] 역시 간호대학생들이 간호사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를 학습하여 간호사가 된 이후 무례한 행동을 하는 학교와 임상현장 간의 영구적인 순환고리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국내에서 실시된 Kang과 Yun [26]의 연구에서도 간호사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대물림의 악순환’이라고 표현하였다.
본 연구에서 주변인으로서 부당함을 겪은 간호대학생들은 자존감 저하와 역할 갈등을 경험하였다. 선행연구[2]에서도 간호대학생이 경험한 무례함은 학생의 자아존중감을 낮추고 하찮은 존재로 느껴지게 만든다고 하였다. 심리학적으로 무례함이나 괴롭힘과 같은 부정적 행동을 경험하면 수치심과 함께 자신을 공격하는 현상이 나타난다[14]. 즉 자신을 탓하는 방어기전이 가장 먼저 나타나 건강한 자아 개념 확립을 방해한다고 할 수 있다. 수치심에 대처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변에 이 감정을 해소할 수 없어 무력감을 느끼는 약자는 자신에 대해 공격하기 시작한다. 호주의 간호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28]에서도 간호사들로부터 괴롭힘을 경험한 학생들이 무력감과 무존재감을 느낀다고 보고하였다. 국제간호사협회(International Council of Nurses) [29]에서는 의료기관 내에서의 폭력과 가혹한 대우는 돌봄의 수준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건강관리 제공자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낮춘다고 경고하였다.
Thomas 등[17]은 첫 임상실습에서의 전문직 사회화에 대한 근거 이론연구를 보고하였는데, 전문직 사회화 경험의 핵심범주는 ‘무례함을 다루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간호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학습자’인지 혹은 ‘근로자’인지 혼란스러워한다고 하였다. 이 결과는 본 연구에서 도출한 역할 갈등의 범주와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간호는 돌봄을 수행하는 직업이고 윤리의식에 근간을 두고 있다.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이 경험하는 무례함은 이러한 도덕성과 윤리의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18] 역할 갈등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정체성 위협’에서 정체성은 Thomas 등[17]이 언급한 역할 정체성보다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간호대학생과 보조인력 사이에서 역할과 관련된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였지만 동시에 ‘학생이 병원의 인력 중 가장 낮은 위치에 있다’ 혹은 ‘병원은 갑이고 학교는 을이기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한다’라고 진술하여 조직 내 수직적 권력관계에 의한 역할 정체성 혼란을 드러냈다. 이처럼 조직 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낮게 인식하고 주변의 억압을 당연시 하는 것은 간호직 내에 만연한 직장 내 괴롭힘의 심리적 기전이 될 수 있다[25]. 역할 갈등은 또한 자존감 저하와 무력감을 초래하고 나아가 건강한 자아개념 확립을 위협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14].
이상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임상실습 중의 무례함 경험은 간호대학생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추후 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Clarke 등[6]은 간호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무례함이나 괴롭힘의 악순환 고리가 파괴된다면 학생들은 보다 지지적이고 수용적인 환경에서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간호대학의 교육적 측면, 간호대학과 임상실습 기관의 협력적 측면 그리고 구조적, 제도적 측면에서의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첫째, 간호대학에서는 체계적인 실습교육 지침을 마련하고, 내부에 무례함 행동에 대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즉 허용할 수 없는 행동의 목록과 수준을 정하고 이를 공표한 후 무관용(zero tolerance) 전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14]. 둘째, 무례함 상황에서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병동에서의 실습기간이 짧아 학생들이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참기, 피하기와 같은 소극적 대처를 하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대물림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임상실습 이전부터 무례함에 관한 교육을 해야한다. 동시에 적극적 대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기술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Rad 등[30]은 자기주장이 자칫 학생의 무례함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이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하였다. Luparell [27]은 간호 교육과정에 전문적 의사소통, 위기관리, 효율적인 갈등해결 등에 대한 내용이 강화되면 결국 건강한 간호업무환경이 조성되고 무례함과 같은 부정적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였다. 셋째, 학생들이 임상실습 중 경험하는 무례함에 대해 상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자와 임상 행정가의 협조적 노력이 필요하다. Tecza 등[10]은 간호학 교수들이 학생들의 무례함 경험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데 소극적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무례함의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이 문제를 간호부서의 지도자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실습 중 학생이 부당한 행동을 경험해도 이를 전문적으로 해결해줄 만한 자원이 없다면 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들의 전문직 사회화 과정에서 규범이 되고 가치가 되고 규율이 될 수 있다[25]. 따라서 무례함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시도하여 임상실습 시기부터 시작되는 간호전문직의 부정적 문화 형성을 차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정 간호인력 배치, 실습교육 책임간호사 제도 도입 및 주기적 교육, 의료기관 평가 시 학생 실습 가산점 부여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학생교육이 간호 업무 과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장치는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뿐 아니라 안전하고 지지적인 실습교육을 보장해줄 수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중 무례함 경험이 예비 간호사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과정이고 추후 간호사, 환자, 의료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첫째, 일 지역 간호대학생의 주관적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이므로 연구의 결과를 확대 적용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 둘째, 간호대학생의 입장에서 무례함 경험을 분석하였으므로 원인이나 맥락과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수시간이 정해져 있고, 한 장소에서의 실습기간이 비교적 짧은 실습교육의 특성 상 학생들이 무례함을 경험할 때 자신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근거이론 연구로서의 제한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작용/상호작용 전략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상을 바탕으로 간호사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포함된 확대된 참여자들의 경험에 관한 후속 연구를 제안하다. 또한 교육적 측면에서 무례함에 대한 규정이 포함된 체계적 실습교육 지침을 마련하고, 간호교육과정에 적극적 의사소통, 위기관리, 갈등해결에 관한 내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실무의 협력적 측면에서는 무례함에 대한 상담과 관리를 담당할 수 있는 공동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무 측면에서는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하고 지지적인 실습교육을 보장해줄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본 연구에서는 간호대학생들이 임상실습 중에 겪는 무례함 경험 과정에 대하여 근거이론 방법으로 접근하여 ‘정체성 위협’이라는 핵심범주를 도출하였다. 무례함은 병원의 위계질서, 간호대학생의 위치, 비체계적인 실습교육, 간호사의 과중한 간호업무 및 괴롭힘 문화 등과 같은 복잡한 맥락적 조건에서 발생한다. 임상실습 중 무례함의 중심현상은 ‘주변인으로서 겪는 부당함’이었고, 이를 경험한 간호대학생들은 현실충격, 수동적 대처, 체념적 수용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은 학생들의 자존감 저하와 역할 갈등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짧은 실습기간으로 인하여 간호대학생들은 자신들을 향한 무례함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결국 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하였다. 따라서 간호대학생들이 무례함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 프로그램 및 상담 중재에 대한 연구와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임상실습을 통하여 간호대학생이 보다 긍정적인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지지적인 실습교육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은 동아대학교 교내 연구비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This study was supported by the research fund from Dong-A University.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